한국 교회는 범죄자 목사님들의 피난처?

[주장] 세금 안 내고, 교회 세습하고... 한국 개신교, 왜 이러나

등록 2008.02.18 12:25수정 2008.02.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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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후>가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자 한국 주류 보수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한기총(대표회장 엄신형 목사)과 한국교회언론회(대표 박봉상 목사)는 "MBC가 고의로 한국교회를 폄하하고 있기"에 "전국적인 MBC 시청 거부 운동을 벌이겠다"고 주요 일간지 신문에 광고를 실으며 온갖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들은 현재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판세와 그 흐름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한기총은 반성은커녕 한국 기독교의 이름을 더더욱 욕되게만 하고 있다.

교회 세습, 지금이 전제 군주 시대인가

내가 보기에 대형교회일수록 목사들은 시험에 빠지기 쉽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세습까지 벌이는 추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교회의 '치리'를 무슨 전제 군주 시절의 통치쯤으로 생각하는 것인가. 이들은 교회 세습이 좋다고 보는 이유로 지금의 목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교회 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며 설교의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든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우리나라 대통령도 세습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일 것이다. '세습'은 그 옛날 전제군주 시대에나 가능한 전근대적인 작태일 뿐이다. 또 세습은 고인 물을 더 썩게 하며, 한 번 손에 쥔 헤게모니는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신념의 발현일 뿐이다.

이렇게 세습을 비판하면 교회는 일반 사회와 달리 신성한 곳이며 교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세속'의 잣대로 재단하지 말라고 한다. 이 역시 어처구니없는 소리다. 교회도 엄연히 우리 사는 전체 사회와 관계적 맥락에 놓여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기에 결코 저 혼자서 독립적일 수 없다.

한국 교회는 범죄자 목사님들의 피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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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동부지청은 2003년 8월 30여억원의 교회 자금을 유용한 혐의(업무상 배임·횡령 등)로 서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를 구속 기소했다. 2006년 5월 대법원은 김 목사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벌금 7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작년이었던가. 고은광순씨의 "개판치는 목사가 왜 그리도 많은가"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거기에는 유명 목사들의 불륜과 죄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내가 더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해당 목사들이 당당하게 목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형교회 목사이자 수구우익 열혈반공목사로도 이름 높은 김홍도 목사는 사회에선 대법원 판결까지 갔고 분명하게 유죄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목사 행세를 하고 있다. 감리교단은 그의 목사직을 유지하도록 했다. 일반 사회법이 아니라 자신들의 감리교단법에만 따른다고 해도 목사직을 유지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한기총 역시 선처를 호소하는 진정서를 낸 바 있다. 이외에도 자기들끼리 눈감아주기, 암묵적 봐주기 등은 더 많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목사들의 잘못에 엄격하지 않다. 목회자의 윤리강령 같은 것들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 교인 수만 많이 불리면 그만인가? 대형교회 지도자만 되면 잘못을 저질러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이러한 개신교의 '기형적인 성공주의'를 자라나는 세대들이 보고 배울까 겁난다.

주께선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진다"고 하셨다. 아무리 털어서 먼지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해도 적어도 일반 사회의 눈으로 볼 때도 죄과가 분명한 사람까지 종교 지도자로 인정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오늘날 기독교계의 목회자들은 대체로 자각인이라기 보다는 그저 때 묻은 일반인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

종교(宗敎)는 말뜻 그대로 '으뜸 가르침'으로 세계 안에서 삶을 탁월하게 변화시키는 궁극적 의미들에 대한 가르침이다. 그렇기에 종교는 사회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의미 있는 궁극적인 답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방만해져만 가는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답변 노릇을 전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의 주류 개신교는 여전히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교리를 유지하고 있을 따름이다. 솔직히 한국 개신교만큼 이웃 종교에 대한 배타성을 강하게 보이는 종교도 없잖은가. 개신교만이 구원을 독점했다고 보는 것이다.

얼마 전 '웃기는 목사'로 유명한 장경동 목사가 CBS 기독방송에서 불교를 폄하한 발언을 해 불교 진영이 항의하자 결국 CBS가 사과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 주류 개신교계에는 이웃종교에 대한 폄하가 관행적 일상으로 녹아 있다. 그만큼 몰지각한 종교 지도자들이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게 오늘날 한국교회의 참담한 현실이다. 

종교인 비과세는 건국 이래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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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는 하루 빨리 자정 운동에 나서야 한다. 사진은 이명박 후보와 함께 고개 숙여 기도를 하고 있는 이용규 한기총 대표회장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2006년 5월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는 종교인 과세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세청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이에 법원은 "건국 이후 종교인의 소득에 대해서는 관행적으로 세금을 물리지 않아왔다"며 직무유기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국 개신교를 망치는 주범들이 궁색한 자기 방어를 위해 내뱉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돌로 쳐라"는 성경 구절이다. 즉, 그런 잘못과 죄과들은 해당 분야의 '관행'이라는 것이다.

이 관행이야말로 새롭고 건강한 기독교 수립을 위한 가장 높고 무서운 벽이다. 관행에 저항한다는 것은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기존 상식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좀처럼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다. 예수는 당시의 유대교 관행, 즉 그 사회의 율법에 대해 자신의 생명을 던져서 온몸으로 저항했다. 

오늘날의 한국 개신교계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결코 엄격한 잣대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국회의원들이 불체포특권을 오용하여 '방탄 국회'를 열 듯이 어쩌면 '방탄 개신교'라는 말도 곧 나올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에서 지탄받는 잘못을 저질러도 개신교 안에서는 얼마든지 용서되니 말이다.

개신교는 '적그리스도'는 결코 그리스도교 밖에 있지 않다는 사실부터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반성 없는 개신교는 결국 사탄의 개신교로 전락할 뿐이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야 할 기독교의 선교 대상은 저 먼 나라의 오지가 아니라 한국 개신교 안에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 주류 한국 개신교야말로 오히려 구원받고 치유받아야 할 대상이다.

덧붙이는 글 | 정강길 기자는 세계와기독교변혁연구소(http://freeview.org) 연구실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정강길 기자는 세계와기독교변혁연구소(http://freeview.org) 연구실장입니다.
#한국교회 #종교인 과세 #세습 #대형교회 #감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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