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환(幻) 혹은 징후

등록 2008.03.20 11:21수정 2008.03.2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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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다가오고 있다

저 멀리서

발자욱 소리도 없이

 

누군가

이곳을

기웃거리고 있다

저 멀리서

아직 아지랑이도 없는데

 

백악기 화석 속에서

색동저고리를 걸쳐입은

옛 소녀 하나가 걸어나와

흰 목마를 타고

자작나무 꼭대기에 올라

장대로

별을 따고 있다

 

발가락들 사이에서 슬슬

생살이 돋아나고 있다

어루만질 수 없는,

변명할 수 없는,  

미세한 아픔이 뚜벅뚜벅

다가오고 있다

2008.03.20 11:21 ⓒ 2008 OhmyNews
#봄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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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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