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모자이크 호랑이 심리

등록 2008.05.02 19:41수정 2008.05.0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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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중국인들은 종이호랑이 증후군에 시달렸다. 중국이라는 대륙에 걸맞게 역할을 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제국주의에 침탈당하는 청나라를 빗댄 것이다. 청은 만주족이 세운 나라이니 한족의 중화주의와 별개일텐데 현재의 중국인들은 하나의 실체적 존재로 받아들인다.

 

중국은 실체적 존재라기보다는 중국대륙의 공간적 정체성이다. 중화주의도 마찬가지다. 공간적 존재를 모두 중화민족주의에 포용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종이호랑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른 심리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공산당이 중국 통일의 대업을 이루면서 형식적으로는 종이 호랑이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증후군이 생겼다. 그것이 바로 모자이크 호랑이 심리다. 현재의 중국이 대단한 호랑이 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불안정한 호랑이의 모습이다. 좀 더 풀어보면 종이 호랑이 해법을 위해 보편성은 물론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한 무리한 기계적 통치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부의 다층성을 무리하게 통합 유지하려 했다. 하나의 중국이란 작은 하나 하나의 모자이크가 만들어 낸 호랑이다. 모자이크 그림은 한 조각의 모자이크가 떨어지면 곧 다른 모자이크도 떨어지고 만다. 결국 전체의 모습은 무너지고 만다. 중국이 티베트에 결사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화 민족주의와 하나의 중국 체제를 강조할수록 그것은 중국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모자이크 호랑이라는 사실을 강조할 뿐이다. 더구나 중국의 방식이 강압적인 통치 방식으로

민주주의 원칙와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지 않을뿐만 아니라 각 민족적, 문화적 다양성의 불용, 정작 기층민들의 빈곤 문제에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은 더욱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단순히 중국의 모자이크는 민족주의적인 균열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층적 계급적 균열의 분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균열과 분화는 단순히 중화민족주의에 가려 균질적인 것으로 내부 평가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겉으로는 위대한 중국을 자랑스러워하지만 그내부에는 언제나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고 있다. 티베트자치와 독립을 위한 평화적 시위에 대한 발길질은 바로 그러한 불안과 두려움을 의미하며, 자신들이 모자이크 제국이라는 사실을 더욱 인정하는 것일 뿐이다.

 

진정한 호랑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을 더 해야 할 절체의 시점이다. 단순히 모자이크에 중화민족주의라는 풀을 붙인다고 해결될 문제는 근본적으로 아닌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글루스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2008.05.02 19:41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글루스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중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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