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봉 <디워>, 올림픽 영화와 맞붙는다

같은 시기 중국에서 개봉하는 <디워>와 <한 사람의 올림픽>

등록 2008.05.05 10:33수정 2008.05.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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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 두 편의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된다. <룽즈짠(龙之战)>으로 이름이 바뀐 심형래 감독의 <디워>와 중국 최초의 올림픽 참가자인 류창춘(刘长春)을 소재로 한 <나 홀로 올림픽(一个人的奥林匹克)>이다. 최근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으로 격화된 양국 관계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과 관련해 각각 5월 13일과 17일 개봉되는 두 영화의 흥행여부가 흥미를 끌고 있다.

 

신화사는 <디워>를 ‘한국 영화산업 한류(寒流)에 직면(遭遇)’이라는 기사에서 <화려한 휴가(华丽的休假)>, <미녀는 괴로워(丑女大翻身)와 함께 2007년 한국 영화 최고의 관객동원 작품이라 소개하고 있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개봉하는 <디워>, '용 소유 논쟁'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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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워>의 중국 상영 포스터, <룽즈짠> ⓒ 영구아트

이미 인터넷이나 DVD를 통해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은 네티즌들은 스크린 개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영화 사이트 스광왕(时光网)의 한 전문 블로거 천라이한(陈赖汉)은 '이 영화, 특수효과는 합격점을 줄 수 있다(这部电影,特效是合格的)'고 하고 '대사는 지루하고(对白是无聊的)', '내용은 별 게 없고(内涵是空白的)','줄거리는 수준이 떨어지고(剧情是弱智的)','표현은 공허하다(表演是空洞的)'고 평가했다.

 

100여 명이 넘는 블로거들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제기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작품성보다는 특수효과 또는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흥행을 주도했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영화적 평가로 들어줄 만 하다.

 

'볼 만한 특수효과', '미국에서도 상영'된 것이라는 내용을 빼면 바이두(白度)의 토론방인 티에바(贴吧)에 올라 있는 2천 개가 넘는 네티즌들의 글은 '용의 소유'에 대한 논쟁으로 변하고 말았다. 한국에서 영화가 개봉된 이래, DVD 등을 본 중국 네티즌들은 다소 이상한 방향으로 영화에 대해 비난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 90허우런(90后人)은 '그들은(한국사람들) 원래 중국 문화에 속하는 것을 한국 것이라고 바꾼 것(他们却把原本属于中国的文化却说成了是韩国的)'이라고 하며 '역사문화적 침해(历史文化的侵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물건을 훔쳐가서 한층 화려하게 빛을 내는(偷去发扬光大) 것을 보고는 눈물을 흘렸다는 네티즌도 있다. 영화가 개봉되면 작품성 논란과 함께 용을 둘러싼 논쟁, '문화 애국애족주의'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림픽 민족주의가 우려되는 <한 사람의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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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에 대한 영화 사이트의 전문블로거들의 평가, 대체로 특수효과를 빼면 썩 좋은 평가는 아니다. 더불어, 문화애국주의로 번질 조짐이 보인다. ⓒ 스광왕 캡처

 

한편, 베이징 올림픽을 80여일 앞두고 1년 전부터 화제가 됐던 허우융(侯咏) 감독의 <한 사람의 올림픽>가 상영된다. 일본 제국주의가 중국 대륙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에 육상 선수였던 류창춘(刘长春)의 올림픽 참가 스토리를 스크린에 담은 영화이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4월 30일 공식 홈페이지가 공개됐으며 중국 최고의 스타들인 청룽(成龙), 왕리홍(王力宏), 쑨옌즈(孙燕姿), 한홍(韩红)이 함께 부른 주제곡 <일어나(站起来)>이 이미 공개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4명의 가수가 함께 부른 것은 각각 중국 대륙, 홍콩, 대만 및 해외 화교를 대표(代表)하는 가수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중국 대륙을 대표하는 가수, 한홍은 바로 장족(藏族), 즉 티베트 출신인 것이 흥미롭다. 물론 중국을 대표하는 여가수로 손색이 없기는 하지만 그녀가 티베트 출신인 것은 분명 우리의 의미 이상인 것 또한 분명할 것이다.

 

'토끼 다리(兔腿)' 류창춘은 1932년 제10회 로스앤젤레스(洛杉矶)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최초의, 당시 단 한 명의 선수였다. 따렌(大连) 출신인 그는 타고난 단거리 능력 외에도 민족주의적인 삶과 행동으로 존경 받는 삶을 살았다. 일제의 회유를 극복하고 동북군벌 장쉐량(张学良)의 지원으로 힘겹게 참가한 올림픽에서 비록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중국민족의 자긍심을 높인 인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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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개봉하는 <한 사람의 올림픽>의 주인공 류창춘 역의 리짜오린 ⓒ 시나닷컴

 

공개된 예고편에서 육상(田径) 선수 출신으로 이 영화 주인공 역할로 데뷔한 리짜오린(李兆林)은 미국으로 가는 선상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는 설정은 꽤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키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스포츠를 소재로 한 독특한 영화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이 영화가 최근 올림픽과 관련된 '민족주의'를 마케팅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이다. 영화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중국 최대 포털 중 하나인 시나닷컴(新浪)은 다소 노골적으로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여론조사가 그것이다.

 

'이 영화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 하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85%가 감독의 역량(12.12%), 배우들의 연기(3.03%)에 비해 '멋진 드라마 줄거리'를 꼽았다. 이는 아직 영화가 개봉되지 않은 가운데 '애국'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하나의 설문 결과는 좀더 노골적이다. '가장 매료되는 부분(最吸引人)'은 무엇인가의 4개 답변 중 '열광적인 올림픽 소재(热门的奥运题材)'가 15% 정도인 반면, '애국 정신을 진작(奋发的爱国精神)'한다는 답변이 62%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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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올림픽> 마케팅을 위한 인터넷 설문조사 ⓒ 시나닷컴 화면캡처

 

'100년 올림픽, 100일 방영(百年奥运,百日放映)'을 주창하면서 올림픽 마케팅과 접목해 폐막식까지 전국 각 영화관에 상영된다고 한다. 감동적인 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좋은 소재라는 생각이 들지만 '애국애족'을 강조하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세계인들과 함께 올림픽 정신을 서로 나누는 한 편의 영화가 될 수 있을 지 우려되기도 한다.

 

더불어, 올림픽의 와중에 중국에서 그다지 좋지 않은 시기에 개봉되는 <디워>가 희생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두 편의 영화 모두 가능하다면 영화의 작품성 그 자체로 좋든 나쁘든 '평가'되었으면 한다.

2008.05.05 10:33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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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품취재를 통해 중국전문기자및 작가로 활동하며 중국 역사문화, 한류 및 중국대중문화 등 취재. 블로그 <13억과의 대화> 운영, 중국문화 입문서 『13억 인과의 대화』 (2014.7), 중국민중의 항쟁기록 『민,란』 (2015.11)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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