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로 보면 재벌도 일종의 벌(罰)이다

등록 2008.05.20 15:47수정 2008.05.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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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무한욕심을 실용이라 여기는 자본주의가 불러온 대표적 질환이고, 자본주의의 당근한 결과인 빈부의 격차가 바로 통증과 사망으로 이르는 당뇨 합병증의 본질이다.

우리 몸은 다양한 세포들이 모여 이룩한 유기체 사회이며, 인간사회에 비해 구성원들이 좀 덜 이기적인 점 말고는 큰 차이가 없고, 역시 성장과 분배의 문제로 보수와 진보로 나뉜다.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대표적인데, 이 둘은 진보와 보수처럼 서로 대립하지만, 한국의 여야처럼 상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아니라, 부부처럼 반대이지만 ‘한 가족’을 완성할 상보적인 둘이다.

인슐린은 분배의 상징으로 ‘우리 몸에서 서민에 해당하는 일부 세포조직’에 그렇게 해서라도 당(糖)영양분을 공급하게 하는 일종의 ‘규제’이다. 인슐린은 ‘서민조직 생활 안정을 위한 인위적 규제’이므로 기업조직에 프랜들리한 마음에서는 ‘보이지 않는 공평한 손(신자유주의)’을 방해하는 전봇대로 보인다. 때문에 인슐린이라는 전봇대는 뽑아서 없애야 하지만, 이것이 바로 ‘당뇨병의 본질’임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아무튼 당뇨병의 치료는 뽑힌 인슐린 전봇대를 다시 세우는 일일 것이다. 즉 인슐린을 투여하든지, 간접적으로 인슐린 생산하게 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당(糖, glucose)은 일종의 현금이며, 근육조직과 지방조직은 당을 얻는데 진입장벽이 높아 서민조직에 해당하며, 신경, 망막, 콩팥조직은 혈액 속의 당을 그대로 빨아드리므로 재벌에 해당한다. 이러한 불평등 때문에 인슐린이라는 서민대책이 나온 것이며, 인슐린은 당(糖)의 서민조직내 진입장벽을 낮추어 주는 조치이다.

그러므로 기업프랜들리의 소신으로 규제철폐라는 인슐린 전봇대를 뽑아버리고 나니, 굶게 된 서민조직들의 항의가 높아지고, 서민 표도 한 표이므로 여당은 부랴부랴 당을 풀어 혈당을 높이게 되고, 피속의 당은 넘쳐 소변으로 나가게 되므로 당뇨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재벌조직에 해당하는 신경, 망막, 콩팥조직은 진입장벽이 없이 혈당의 농도에 의존하여 당을 유입하게 되므로, 가난한 조직의 항의로 당이 시중에 풀리면서 혈당이 높아지자 부익부로 이런 재벌조직내로 당분 유입이 과다하여 처분을 못할 지경이 된다.


사탕(당)이 목을 마르게 하듯이 당은 삼투압이 커서 물을 흡수하게 된다. 그러므로 재벌조직인, 신경, 망막, 콩팥세포내로 당은 과량의 물을 빨아드리고 세포가 부종을 일으키고 터져서 죽게 된 것으로 비유하자면 익사한 것이다.

당뇨의 대표적 합병증인 족부궤양은 족부신경세포내로 당이 과다 유입되어 삼투압으로 물에 익사하여 생기는 것이며, 실명은 이런 식으로 눈의 망막이 익사한 것이며, 신부전은 콩팥세포가 익사하여 발생한 것이다.

‘규제(=인슐린) 철폐’로 서민들의 배고프다는 아우성으로 여당이 돈을 풀고, 그 넘치는 돈이 몰려 재벌이 병들고 죽게 된 것이 바로 당뇨병이며 합병증이다. 그러므로 몸이나 국가나 규제철폐가 능사가 아니며, 경제 분야 노벨상은 20년 동안 성장이 아니라 분배 연구에만 주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은 천사의 손’은 무한경쟁과, 공리가 배제된 실용 환경에서는 ‘보이지 않는 주먹’이 되어 서민들을 집중적으로 구타하게 된다.

불과 몇 평의 건물이 있고, 아무리 놀아도, 무진장 열심히 일하는, 그러므로 근육조직에 해당하는 택시기사는가 영원히 그보다 가난한 이유이다. 그러므로 규제는 최소한의 공평을 기하기 위한 것이고, 신자유주의적 게걸스러움에 다이어트 처방인 것이지, 규제철페가 공평을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이란 다수가 오래도록 누릴 것을, 극소수가 파괴하고 변형시킨 결과로, 마치 그들이 독점하여 권리를 행사해도 되는 것처럼 다수를 착각시키기 위한 공사이거나, 황금알을 낳는 공공의 닭이 배를 갈라 몇 사람만이 가져가는 작업이다.

당뇨병의 본질은 배고파 죽는 것이 아니라, 배 터져 죽는 것이다. 질병이란 잘못 살고 있음에 대한 잔인하고 고통스런 복수가 아니라, 충고를 지닌 사랑의 매이다. 그 뜻을 알고 그렇게 반성하면 어떤 병도 사라지지만, 그 요체를 모르고 약이나 수술로 덤비니 왜 불치가 아니겠는가?

아깝다 진리가 드러났지만, 모두들 고통을 내려놓을 줄 모르는 구나. 벌겋게 달군 쇠(錢)를 쥐고 뜨거워 아파하면서도 놓을 줄을 모르는 구나.
#사회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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