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를 보면서 20대가 느낀 죄의식

등록 2008.05.26 11:48수정 2008.05.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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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은 광주의 피의 세례를 받고 태어났다고 들었다. 광주민중항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의식과, 정말 이 정부는 혁명이 아니면 안되겠다라는 굳은 신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또 다시 그러한 죄의식을 안겨줄 사건이 28년 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다. 10대 아이가 경찰의 곤봉에 맞고, 시민들의 카메라를 부셔버리고, 시민들을 방패로 쳐 실신시키고, 시민들을 구타한 뒤 연행해가고, 언론은 통제되었다. 이것이 2008년판 광주가 아니가 또 무엇이겠는가?

부산대에서 사회대학생회장으로 진보적활동을 하고 있다고 믿었던 나는, 오늘(26일) 새벽 인터넷에서 생중계되는 서울시민들의 시위를 보면서, 무력감과 죄의식, 그리고 정말 탄핵 밖에는 답이 없구나라는 확신을 느꼈다. 동영상을 보는 동안 나의 죄의식은 더욱 더 커져가고 있다. 부산에서 동조하는 가두시위를 벌여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없을까? KTX라도 끊어서 상경해야 할까? 386들이 광주를 보고 느꼈을 심정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그리고 날을 꼬박 새워가며 후배 동기와 함께 열심히 서울의 상황을 알리고, 함께 거리로나가자는 대자보를 제작하였다. 함께 한 사람들도 지칠줄 모르고 새벽 5시까지 대자보를 열심히 만들었다. 1시간 동안의 토막잠을 잔 뒤 오전6시부터 대자보를 부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부산대앞에서 어제의 만행을 알리는 선전전을 벌이고, 지금은 강의실에 들어가 함께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이정도일 뿐이다. 이것은 내개 죄책감으로 다가온다. 특히나 어린학생들의 참여는 이런 감정들을 더욱 더 자극을 준다. 생각해보면 지역뿐만 아니라 20대들은 지금 이러한 죄의식으르 느낄만한 조건들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소극적으로 참여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세대가 모두 이런죄의식을 가지고 치열하게 거리로 나올 수 있을지는 미래완료적인 시점의 문제다. 주말동안 벌어진 일들에 대학생들이 어떻게 반응할것인가? 386세대와 같이 새로운 죄의식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세대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올 것인가? 그것은 거리에서 확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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