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무기' 있을 땐 절대 싸우지 마세요!

[붓 한 자루 17] 운전 중 생긴 '사고'에서 얻은 교훈

등록 2008.05.28 08:44수정 2008.05.2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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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는 재미가 쏠쏠한 식구 사이에서는 작은 일이 곧 큰 일이 되기 쉽습니다. 식구들간에는 '네 일이 내 일이요, 내 일이 네 일이다'라는 생각이 깃들어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식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에서 깨닫는 삶의 지혜가 참 깊습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식구는 작은 사회라고들 합니다. '작은 사회'에서 겪은 경험들이 큰 사회로 나아갈 때 큰 디딤돌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식구들 간에 겪는 일 중에는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그리고 화 나는 일도 있습니다.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을 식구 사이에서 겪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경험들을 잘 살펴보면 나쁜 경험에서 오히려 좋은 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제(5.27) 바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손에 '무기' 들고서 싸우지 맙시다

 

부모님을 모시고 차를 운전하는 중이었습니다. 도와드려야 할 집안 일이 있어서 여기저기 모셔다 드리는 중이었죠. 그럭저럭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중에 '사고'가 터졌습니다. 다행히, 차와 차가 부딛히는 실제 사고는 아니었고요. 다행입니다만, 다행스럽지 않은 '진짜 사고'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오던 길에 아버지를 먼저 내려드렸습니다. 어딜 잠시 다녀오겠다고 하시더군요.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고서 바로 세워드렸죠. 다른 차들이 꽁무니에 붙기 전에 아버지를 내려드리고 바로 출발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어머니께서 아버지에게 무언가를 말씀하신다고 차 밖에 오래 서 계셨습니다. 어느새 차들이 저희 차 뒤꽁무니에 다다랐고 저는 급히 어머니를 불렀죠. 저도 모르게 언성을 높혀서. 그렇게 '진짜 사고'는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에게 '차 오는데 뭐 하시느냐'고 따졌고, 어머니는 제게 '왜 자꾸 차를 빙빙 돌리냐'며 핀잔을 하셨습니다. 꼭 남자라서가 아니라, 말수에서 밀리기 시작한 저는 계속 핀잔을 듣기 시작했고 서서히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말다툼을 하는 사이, 제 행동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차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골목길에 들어서자 오히려 차 속도가 더 늘어나는 것만 같았습니다. 급기야 주차하는 차 코앞까지 속도를 내는 상황도 벌어졌죠.

 

저는 말싸움을 하다가 어느새 스스로 화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저도 모르게 몸짓이 조금 과격해집니다. 호리호리한 몸매을 지닌 사람답지 않게 '헐크'같은 행동을 하기도 하죠. 이 무슨 '황당 시츄에이션'인지...

 

그래도 평소 제 성격이나 행동 특징을 곰곰히 생각해 둔 덕인지, 다행히 저는 금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배울 점을 찾기 시작해서 결국 무언가를 찾아냈습니다.

 

'손에 든 것이 '무기'가 될 수 있다면, 그 때에는 절대 화를 내지 말자.'

 

화가 날 때는 자기 손에 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손에 든 것이 실제로 '무기'냐 아니냐는 상관이 없습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는 손에 든 것을 언제든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화난 사람 손에 든 것은 그 사람의 화를 드러내는 도구가 됩니다. 그럴 때 평범한 생활도구마저 '무기'가 될 수 있는 거죠.

 

너무 간단한 내용인가요? 하지만, 이 간단한 일화을 곱씹어보면 분명히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일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말하자면, 화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화를 낼 때 주변 정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운전 중에 다투게 되면 이렇게 해보세요.

 

<운전 중에 다투게 될 경우에 필요한 두 가지 행동>

1. 어느 쪽이든 먼저 '그만!' 하고 말하세요.

2. 다툼이 계속되면, 어느 한 쪽이 침묵하거나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대화하세요.

 

화 낼 일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화가 날 때는 '무기'가 될만한 것이 있는지를 재빨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 사이에, 머리 끝까지 다다를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던 화도 어느새 꼬리를 감추고 말 것입니다. 화는 빨리 달아오르고 또 빨리 식기도 하거든요. 화는 기다림이란 걸 모릅니다. 여러분이 화를 멀찍이 두면 둘수록 화는 제 스스로 풀이 죽어 사라질 겁니다. 행복을 만들어가는 지혜, 그것은 화를 다스리는 작은 행동에서도 피어납니다.

2008.05.28 08:44 ⓒ 2008 OhmyNews
#화 #식구 #지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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