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OO가는 길이 어디야?"

대중 속 작은 에티켓은 서로간의 존중에서부터

등록 2008.06.02 09:43수정 2008.06.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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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1일) 아침 일찍 지하철을 이용하게 됐다. 개찰구를 막 통과해 급하게 플랫폼으로 내려가려니 에스컬레이트가 휴무(休務) 중이었다. 그래서 얼른 옆 계단을 이용해 내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들려오는 말 “학생! OO가는 길이 어디야?” 난데없이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친숙한 사람 부르듯이 물어본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 아는 길이라 그럭저럭 설명해 드렸다.

 

종종 누구나 길을 걷다 자신에게 길을 물어오는 사람들을 으레 만나게 된다. 그런데 종종 불편한 점은 그 길을 묻는 분들이 사용하는 호칭이다.

 

보통 “저 말씀 좀 물을게요” 내지는 “아저씨, OO가려면 어떻게 하죠?”가 일상적인 물음인데 때로 나이든 아저씨들에게 “학생, 길 좀 물어 보자”는 식의 반말체를 듣게 된다. 이것은 내가 대학생 시절이나 직장 생활을 하게 된 후로나 공통적으로 겪은 사실이다.

 

내 얼굴이 동안이라든지 어려 보여 편해서 물어 보는 거라면 그렇다손 치더라도 단지 편해서 아니면 그저 자신보다 어려보이고 자식뻘 쯤 돼 보여서라면 그건 당연히 실례가 되는 일이지 않을까?

 

보통 20세 성인이 된 이후로는 당사자에게 함부로 말을 놓지 않는 것이 상식이며 예의다. 이것은 나이가 적고 많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어린 사람은 윗사람에게 예의를 갖추고 윗분들은 어린 사람이더라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남성들에게는 ‘아저씨’, ‘삼촌’, 그리고 더 예의를 갖춰서는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며 여성들에게는 ‘아가씨’, ‘아줌마’가 통상적이다. 물론 여성에게 예의를 더 갖춰서 ‘사모님’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즈음 서비스 업종에서 손님이나 점주간에도 서로 존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이 대우받는 것은 기존의 에티켓이며 이제는 점주분들에게 과거 ‘이모’, ‘고모’, ‘아저씨’ 등에서 이제는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늘고 있는 거 같다. 이런 사실은 손님이나 점주분들 서로를 기분 좋게 만든다.

 

자신을 지칭하는 호칭으로 높임을 받아서 기분 나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은 친절이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듯 나이를 불문하고 기본적인 에티켓은 서로 지켜야 되지 아니할까?

 

마지막으로 최근에 겪은 에피소드 하나를 들자면 대중버스에서 ‘노약자석’ 문제로 젊은이들 특히 여성에게 소리치시는 아저씨들을 몇 번 봤다. 버스에 ‘노약자석’이 분명 존재하지만 이것은 그분들을 배려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든 것이지 그분들의 전유물로 만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무슨 뜻이냐 하면 노약자께서 버스에 타시면 당연 비켜드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소에 그 자리를 항상 비워놓을 필요도 없을뿐더러 설령 연세가 있으신 분들(객관적으로 노약자가 아닌)이라도-실제 노약자가 앞에 버젓이 계신데 모른채 그 자리를 지킬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여기서 뜻하는 노약자는 분명 누가 봐도 노약자, 그러니까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젊은 성인들에게 함부로 “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 젊은 사람이 당장 일어나라!”는 식의 말은 참으로 상대방을 수치스럽게 만들고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이다.

 

실제 내가 이런 일을 겪은 적도 과거 딱 한 번 있었다. 순간적으로 얼마나 당황스럽고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모른다. 최근 대중버스에서 그런 수모(?)를 당하는 성인들을 보니 내 마음이 답답했다. 그리고 그런 행위에 대한 반발심도 일었다. 에티켓이라는 것이 일방적인 것이 아니건만 자신의 편의를 위해 자신보다 어리다 하여 젊은 성인에게 “내 밥그릇 내놓으라”는 식의 발언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또 다른 불친절 아닐까?

 

복잡한 대중들 속에서 조금만 더 서로를 생각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나에겐 작은 친절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커다란 감사로 전해 질 수 있으니 말이다.

2008.06.02 09:43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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