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게도 알고 먹을 권리 있다

점자메뉴판 없는 음식점 수두룩... 원산지 표시제와 더불어 메뉴판 바뀌었으면

등록 2008.08.14 15:34수정 2008.08.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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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식당의 메뉴판에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되었다. 축산물(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은 모든 음식점에 원산지 표시를, 그리고 쌀과 배추김치는 일반음식점(100㎡ 이상)에서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는 뉴스도 들려온다.

 

시각장애인 동료에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원산지 표시는 둘째 치고 메뉴판이나 점자로 제작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는 메뉴판도 없는 상황이니 원산지 점자표기는 기대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시각장애인 친구들끼리 패밀리 레스토랑에 자주 가는 편인데, 모임장소가 정해지면 미리 웹사이트를 검색해서 어떤 메뉴들이 있는지 미리 알아본다고 한다. 식당 종업원에게 메뉴를 일일이 읽어달라고 하는 게 불편하기 때문이다. 종업원에게 선택한 메뉴가 어떤 음식인지 다시 한번 확인한 뒤 주문한다.

 

한 스테이크 전문점에 갔을 때는 시각장애인들끼리 온 것을 알고 점자메뉴판을 내어 주기도 했단다. 그러나 점자메뉴판을 만든 후에 업데이트를 한 번도 안 했는지, 새로 생긴 메뉴는 찾아볼 수 없고 때로는 없어진 메뉴가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결국 종업원의 설명을 듣고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다른 시각장애인 동료는 한 유명 피자집에서만 점자 메뉴판을 접해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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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표시 의무화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식당의 메뉴판에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되었다. ⓒ 김수현(한국점자도서관)

가격도 다르고 메뉴도 달라진 오래된 점자메뉴판. 그나마도 일반 식당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서비스다. 그걸 알기에 작은 식당에 갈 때는 그냥 자주 먹는 보편적인 메뉴를 주문하곤 한다고. 식당 종업원에게 매번 물어보기도 힘들고 대형 음식점 말고는 홈페이지도 만들어 있지 않아 미리 알아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기왕 원산지 표시하면서 메뉴판을 새로 만들 거라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메뉴판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또는 테이블마다 메뉴를 읽어주는 장치를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시각장애인에게도 알고 먹는 권리는 있으므로.

덧붙이는 글 | 한국점자도서관 발행 <빛이 머문 자리> 8월호에도 실렸습니다.

2008.08.14 15:34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한국점자도서관 발행 <빛이 머문 자리> 8월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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