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들, 청와대 가지 마세요

등록 2008.08.30 16:19수정 2008.08.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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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편향 논란 때문에 불교계가 지난 27일 '범불교도대회'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과와 재발방지 등 4가지 사안을 요구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수용은 없었다. 10여만 명 이상 되는 불교 신자들이 한 마음으로 요구했다면 수용하는 척이라도 해야했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

 

불교계의 진심어린 요구에는 수용하지 않으면서 지난 28일 저녁 김진홍 목사가 상임의장으로 있는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 25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가도 너무 나갔다. 이러면 안 된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해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여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게 당선되는 혁혁한 공헌을 했다. 혁혁한 공헌을 했던 단체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만찬이었음을 청와대도 숨기지 않았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김진홍 목사가 주축이 되어 결성한 단체로 보수기독교가 지향하는 이념과 신념에 가장 적합한 조직이다. 한국 기독교는 세계 어느 기독교보다 근본주의 신학, 반공주의, 친미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3년전 뉴라이트전국연합 탄생을 회상하면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이 완전히 확립될 때까지 역할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한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명박 대통령과 철학과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지향하는 가치체계가 일치함을 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자신을 지지했던 단체를 초청하여 대접하는 일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목사들이 초청에 응하여 고마움을 표시하는 일이 가장 목회자로서 온당한 일인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김진홍 목사는 인사말을 통하여 "이렇게 초청해주셔서 좋은 밥 대접해 주시니까 고맙다"며 "지난 3년간의 묵은 체증이 싹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고, "3년전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시작했을 때 2가지 목표를 정했었다"면서 "큰 목표는 선진한국건설이었고 작은 목표는 정권교체였는데 50%를 이뤘으니 이제 선진한국건설을 위해 매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목사는 원래 자기가 한 일을 가지고 대접받는 존재가 아니다. 자신이 목사라면 '당신이 나를 위하여 공헌을 했으니 청와대에 와서 저녁 한 번 먹읍시다'라고 초청해도 응하지 않는 것이 진짜 목사다.

 

목사 목표가 왜 '선진한국건설' 이고, '정권교체'인가. 목사는 하나님이 가난한 자와 소외된 이들을 위하여 보냄을 받았을 뿐이지, 특정 정치세력 정권 창출을 위하여 보냄을 받은 자가 아니다.

 

목사가 선진한국건설, 정권교체가 목표라고 운운하려면 '목사'라는 직임을 먼저 떼어버려야 한다. 목사 직임을 가지고 있으면서 선진한국 건설, 정권교체를 목표로 삼는다면 하나님 명령을 거부하는 일이다. 목사는 하나님과 진리를 위하여 '모가지'를 내 놓은 사람이지, 정치세력들의 정권교체를 위하여 '모가지'를 내 놓은 사람이 아니다.

 

목사는 '시드기야'가 되면 안 된다. 시드기야는 북이스라엘 왕 아합(B.C. 874-853 재위) 시절 예언자였다. '예언자'라는 이스라엘 왕과 백성이 하나님 말씀로대로 살지 못했을 때, 그들에게 공의로움과 의로움으로 살도록 경고했던 역할을 한 사람이다.

 

아합 왕은 북이스라엘 가장 악한 왕이었지만 시드기야는 항상 아합 왕에게 좋은 말만 했다. 거짓 예언자였다. 그는 진리와 공의보다는 가장 악한 아합에게 좋은 말만하여 아합이 파멸로 가도록 했으며, 자신도 결국 파멸로 갔다.

 

목사는 권력과 손을 잡으면 안 된다. 권력이 집권하는데 공헌을 했더라도 집권 순간부터 감시자가 되어야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항상 권력은 공의의보다는 불의한 일들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와 소외 된 이들을 돌보기 보다는 기득권을 위한 판단과 결정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권력 감시가가 되는 것이 목사가 할 일이다. 여기서 감시자란 정당 가입과 정치를 하라는 말이 아니라 설교를 통하여 권력이 공의보다는 불의, 가난한 자보다는 기득권을 위한 정책을 펼 때에 비판하는 것을 말한다.

 

청와대가 가서 밥 먹지 말아햐 하는 이유다. 권력 집권에 공헌을 했다는 이유로 초청받아 밥 먹는 일은 정치인들이 할 일이지 목사가 할 일이 아니다. 종교편향 논란 이전에 목사가 할 일을 하지 말아야 일을 했으니 비판받아야 한다.

 

목사가 정권 출범에 보답받는 자리에서 초청해주셔서 고맙다고 한 것은 이미 자신이 권력 중심부에 섰음을 선언하는 발언이다. 그러면 타락한다. 권력 중심에 섰던 종교는 항상 타락했으며, 부패하였다. 그 타락과 부패는 세속 정치를 망하게 하였고, 결국 교회도 망하게 하였다.

 

목사가 청와대를 바라보는 목적은 권력 심장부를 향한 한 없는 사랑이 아니라 감시자로서 바라보아야 하며, 청와대에 들어가는 이유는 권력 창출에 초청받아 밥 먹고, 서로 간에 노고를 치하하는 일이 되면 안 된다.

 

청와대에 들어가는 이유는 청와대가 잘못된 정책을 폈을 때 채찍을 드는 일 외에는 들어가면 안 된다.

 

목사님들 제발 청와대 가서 밥 먹고, 권력 심장부와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 가지 마세요. 예수님도 헤롯 왕이 있는 궁궐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권력자를 위하여 오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 말씀을 가르친다는 목사들이 왜 권력 심장부를 바라보고, 그들과 밥 먹습니까? 감시자와 채찍이 아니라면 가지 말아야 할 곳은 쳐다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청와대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2008.08.30 16:19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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