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도공은 녹청자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우리 지역문화재 찾아보기 2] 경서동 녹청자도요지 사료관 탐방

등록 2008.10.30 20:57수정 2008.10.3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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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도공은 녹청자 도자기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 이장연


사라진 조선왕실의 역사와 숨결을 살짝 느낄 수 있었던 영신군이이묘에 이어, 자전거로 <우리 지역문화재 찾아보기>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인천 서구 검암동 산438-21에 위치한 인천녹청자도요지(仁川綠靑磁陶窯址, 이하 녹청자도요지)입니다. 녹청자도요지는 사적 제211호로, 10~11세기에 걸쳐 청자를 만들었던 5~6기의 고려 가마터라고 합니다.

지난 28일(매주 화요일은 도서관 휴관) 녹청자도요지를 자전거로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집인 인천 서구 공촌동과 이웃한 동네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촌사거리에서 대헌고등학교 방향으로 가다, 횡단보도를 건너 경서동 국제C.C(골프장) 방향으로 나아가다보면 새로 자전거도로가 난 봉수대길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 길로 1km 정도 더 들어가면 경서택지지구 초입과 골프장 입구을 만나는데 그곳에 녹청자도요지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실 수 있습니다. 표지판 오른편의 골프장 쪽으로 들어가면 가마터를 보실 수 있고(출입통제가 되어 있지만 가능합니다. 다만 골프공이 휙휙 날아다녀서 위험합니다), 표지판 앞에 떡하니 자리한 아담한 경서동 녹청자도요지 사료관에서는 녹청자와 도자기의 변천과정 및 역사, 녹청자 제작과정을 전시(디오라마)한 것들과 녹청자도요를 실물로 복원한 전통가마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녹청자도요지사료관 찾아가는 방법 http://www.issi.or.kr/china/corp/map.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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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청자도요지를 알리는 표지판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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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경서동 녹청자도요지사료관 ⓒ 이장연


녹청자 제작과정 볼 수 있는 경서동 녹청자도요지 사료관

우선 녹청자도요지(가마터)를 찾아가기 전에, 자주 지나치곤 했지만 정작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녹청자도요지 사료관(이하 사료관)을 탐방했습니다. 늦은 시각 집에서 나와 사료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30분께였습니다. 다행히 사료관은 평일에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어 전시물을 맘편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평일이고 외진 곳에 있어 그런지 사료관 2층 공방에서 도자기 실습을 하는 분들 외에 관람객은 저 하나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여유롭게 작은 전시실의 도자기와 관련 전시물들을 꼼꼼히 둘러봤습니다.

사료관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에는 전시실과 안내데스크가 있고, 2층에는 실습공방과 사료관 사무실, 화장실이 있고 3층은 카페테리아와 아트숍(도자기물품 판매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층 전시실에는 시대별 도자기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빗살무늬토기, 민무늬토기 같은 모형물, 녹청자 실물과 파편, 시대별 토우와 와당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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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청자도요지출토 분포도에 따르면, 인천 서구 경서동뿐만 아니라 경기이남에 가마터가 총 8군데가 있다. ⓒ 이장연


특히 녹청자와 도자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마네킹을 이용해 실물처럼 재현해놓은 디오라마가 눈에 들어옵니다. 옛도공들은 도자기와 사기그릇을 만들기 위해, 우선 흙을 곱게 분쇄하여 물에다 풀고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흙물을 채에 거른 후 가라앉은 앙금을 채취해 그늘에 건조시킨 뒤, 건조된 흙을 적당한 물을 첨가해 발과 손 또는 떡메로 잘 반죽하면서 흙을 부드럽게 만들고 공기를 제거했습니다.

그 뒤 물레를 이용해 그릇 모양을 만들고(성형), 청자의 경우 조각도를 이용해 기물의 표면에 문양을 조각하여 상감처리를 하고, 약 850~900도의 불에서 초벌구이를 한 뒤 꺼낸 그릇에 유약을 입혀 다시 1200~1300도의 불에서 소성(재벌구이) 한 후 선별작업을 통해 배로 전국에 팔려 나갈 녹청자를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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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하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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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하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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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로 그릇빚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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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에 조각하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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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구이 한 청자와 그릇 유약 바르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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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하기(굽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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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하기 ⓒ 이장연


녹청자도요지 사료관 전통가마 소성시연회도 열어

그리고 그릇과 도자기를 굽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가마의 변천사도 눈에 띄였습니다. 가마는 한데가마에서 통가마 오름가마로 변천되어 왔는데, 한데가마는 빗살무늬토기나 민무늬토기를 굽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고, 통가마는 산의 경사를 이용해 가마의 절반부분을 땅 속에 묻고 윗부분은 벽돌로 지붕을 만들어 가마 형태를 갖추어 고온에서 굽기를 해 경질토기를 만들어냈다 합니다.

이후 나타난 오름가마는 산비탈에 기다란 구덩이를 만들고 그 좌우 위턱에서 점토로 벽과 천장을 둥글게 쌓아올린 '칸막이가마'라고 해서 청자나 분청사기, 백자를 구워냈다고 합니다. 사료관 바깥에 녹청자도요지의 실물을 재현한 가마가 바로 오름가마에 해당합니다.

옛날집 이웃에 축사가 하나 있었는데, 이웃집 사람이 소를 더 이상 키우지 않자 그 축사를 도자기 굽는 사람들이 빌려 도자기를 빚어 가스 가마에 구워내는 것을 종종 본 적이 있습니다. 그와 달리 옛방식대로 도자기를 굽는 모습이나 옛가마터의 모습을 사료관에서 처음 접하게 되어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패트릭스웨이지와 데미무어가 주연했던 아름다운 영화 <사랑과 영혼>의 한장면도 떠올랐습니다.

관련해 사료관에서는 오늘(30일)과 내일(31일) 이틀에 걸쳐 가마터를 복원해 놓은 전통가마에서 소성시연회를 연다고 합니다. 오늘 점화식이 있었다는데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내일 오후 5시까지 장장 32시간에 걸친 소성시연이 있으니 관심있는 지역주민분들은 들러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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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관 바깥에 재현해 놓은 녹청자도요지(가마터)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경서도 녹청자도요지 사료관에서는 도자기일일체험뿐만 아니라 정규교육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을 위한 도자기 무료체험 행사도 올해 12월 19일까지 벌이고 있다.

* 우리 지역문화재 찾아보기 2편. 경서동 녹청자도요지 사료관 탐방과 가마터 둘러보기는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경서도 녹청자도요지 사료관에서는 도자기일일체험뿐만 아니라 정규교육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을 위한 도자기 무료체험 행사도 올해 12월 19일까지 벌이고 있다.

* 우리 지역문화재 찾아보기 2편. 경서동 녹청자도요지 사료관 탐방과 가마터 둘러보기는 계속됩니다.
#경서동녹청자도요지 #문화재 #자전거 #가마터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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