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의원 지킴이 '반쥐원정대'를 만나다

등록 2008.12.30 20:35수정 2008.12.3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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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쥐원정대 회원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그만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다. ⓒ 김동수

반쥐원정대 회원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그만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다. ⓒ 김동수

2008년 12월 30일 오후 5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앞은 강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다. 일을 끝낸 사람들이 옷깃을 세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걱정이다. 함께 따라 나섰지만 바람이 이렇게 세찰 줄은 몰랐다. 엄마가 꽁꽁 싸맸지만 감기가 들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하지만 세찬 강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진주지원 앞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강기갑을 지키는 사람들인 '반쥐원정대'였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1심 선고 공판을 하루 앞둔 30일 이들은 강기갑 의원을 지키기 위해서 모였다. 사람은 네 다섯 명이었지만 강기갑을 사랑하는 열정은 누구보다 강했다. 사천과 진주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부산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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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을 지키는 반쥐원정대 펼침박과 쥐덫 ⓒ 김동수

강기갑을 지키는 반쥐원정대 펼침박과 쥐덫 ⓒ 김동수

"강바람이 세차고, 날씨가 춥습니다."
"강기갑 의원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진주 사세요?"
"부산에서 왔습니다. 다 부산 사람입니다."
"추운데 밤샘 할 것인지?"
"예 내일 선고 공판까지 할 것입니다."

 

이들은 강기갑 의원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지만 강바람을 맞으면서 밤을 새워 강기갑 의원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원도 아니면서 강기갑이라는 한 사람을 이토록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일 법원이 좋은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퍼포먼스를 했다. 진주지원을 향하여 강기갑 의원을 지켜달라고. 법원을 향한 간절한 바람일지도 모른다. 비록 검찰은 정권에 자유롭지 못하지만 사법부는 정치권력에 굴복하지 말라는 바람이었다.

 

이들은 '선택하라 2MB의 졸개냐, 국민의 논개냐'라는 펼침막과 '강기갑을 지키는 반쥐원정대'라는 펼침막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세찬 강바람을 맞으면서도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면서 격려하는 분들도 있었다.

 

추웠지만 아이들에게 이들을 만나게 해 준 것이 기뻤다. 강기갑 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어릴 때부터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많은 말보다는 눈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 만큼 좋은 교육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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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딸 아이와 막둥이가 반쥐원정대 만든 '선택하라 2mb의 졸개냐, 국민의 논개냐'라는 펼침막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김동수

둘째 딸 아이와 막둥이가 반쥐원정대 만든 '선택하라 2mb의 졸개냐, 국민의 논개냐'라는 펼침막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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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펼침막에서 사진을 찍다 ⓒ 김동수

아이들과 함께 펼침막에서 사진을 찍다 ⓒ 김동수

'반쥐원정대' 옆에서는 민주노동당에서 나온 분이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몇 번 뵌 분이라 반가웠다. 한 사람이 한 시간씩 돌아가면서 시위를 한다고 했다. 1인 시위를 끝나면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진주 MBC방송국 앞에서 열리는 촛불 시위에 참가한다는 말에 가슴이 찡했다.

 

이 추운 날씨에 왜 이들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아무 잘못 한 일도 없는데 세찬 강바람을 맞아가면서 밤샘과 1인 시위, 촛불 집회까지 해야 하는지 이명박 정권은 알고 나 있을까?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이들은 부산에서 왔고, 밤을 새워야 한다. 1인 시위를 해야 하고, 촛불 집회를 해야 한다. 강기갑 한 사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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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원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딸 아이와 막둥이가 함께 강기갑 의원 지지를 했다. ⓒ 김동수

민주노동당원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딸 아이와 막둥이가 함께 강기갑 의원 지지를 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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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쥐원정대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앞 강기갑 의원 지지모임인 반쥐원정대를 만나다. ⓒ 김동수

▲ 반쥐원정대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앞 강기갑 의원 지지모임인 반쥐원정대를 만나다. ⓒ 김동수

 

이들을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결코 민주주의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이 추위에 아이들을 데리고 간 이유는 민주주의 때문이었음을 다짐했다.

2008.12.30 20:35 ⓒ 2008 OhmyNews
#강기갑 #반쥐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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