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메기 '무말랭이' 예찬

겨울바람에 잘 말려진 영양덩어리

등록 2009.01.28 15:08수정 2009.01.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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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를 지고 밭에 일하러 가는 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가다 보면 길게 뻗어 있는
무우밭이 있었다. 무우를 뽑고 있는 동네 사람들을 향해서 아버지가 외친다.


 '어이 무시 하나 뽑아묵세'

무우청을 잡고 쑥 당기면 길다란 무우가 올라온다. 낫으로 껍질을 쳐내고 잘라준 무우는
시원하고 달았다. 늦가을에 수확한 무우는 김장철에 쓰고 나머지는 땅속에 굴을 파서
묻는다. 겨울내내 시원한 무우국에 달작지근한 무우나물은 밥상의 단골이였고
꼬들꼬들한 말랭이도 물에 말은 밥숟갈위에 올려서 오도독 씹었던 기억이 있다.
어머니는 무우채를 썰어서 실로 꿰어 마루에 걸어놓거나 대나무 소쿠리에 널어
지붕에 올려 놓으면 겨울바람에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꼬들꼬들한 '무말랭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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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창균

무우는 잘 먹으면 산삼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할 정도로 건강채소에 속한다.
알칼리성인 무우를 생선요리나 고기음식에 곁들이는것은 산성을 중화시키는 효과도
있으며 천연소화제라고 할만큼 소화력이 뛰어나고 항암,항균력도 높은것으로 알려져있다.
무우는 각종 요리에 맛을 살려주는 채소이며 다양하게 이용되기도 한다.

얼마전에 시골농부가 직접 재배하고 말린 '무말랭이'로 반찬을 만들었다.
매콤한 양념장으로 무침을 만들었는데 뜨거운 밥과 궁합이 딱 맞았다.
다른 재료들과도 잘 어울릴것 같아서 오징어와 골뱅이도 같이 버무려 무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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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씻은후 30여분 불려준다. ⓒ 오창균


먼저, 무말랭이는 찬불에 서너번 손으로 문질러 씻어 30여분간 물에 담근후에 체에
걸러서 자연스럽게 수분이 빠지도록 1시간정도 놔둔후에 고추가루와 간장으로 밑간을
해두고 양념장을 만든다. 양파와 마늘을 믹서로 갈아낸후에 고추가루,간장,물엿,매실즙
까나리액젓을 적당한 비율로 섞은후에 냄비에서 한번 끓여낸후에 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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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에 걸러 수분을 자연건조후에 고추가루와 간장으로 밑간을 한다. ⓒ 오창균


양념장이 완전히 식었으면 밑간이 되어 있는 말랭이와 함께 버무려주고 양념장은 맛을
보면서 조절하며 꺠소금, 참기름, 다진파를 넣어주면 된다. 하루정도 숙성해주면 말랭이   속까지 양념이 스며들어 맛이 더 좋아지고 오도독 씹히는 맛과 향이 입맛을 살려준다.
반건조오징어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말랭이와 같이 버무려주고 골뱅이도 같은
방법으로 버무려주면 술안주로도 괜찮다. 무우와 같은 뿌리채소는 겨울에 더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있고 수분을 건조하여 말리면 영양소도 더 높아진다고 한다.
보잘것 없어보이는 무말랭이 같지만 보양음식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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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무말랭이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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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건조 오징어로 버무린 무말랭이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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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 무말랭이 무침은 술안주로 좋다. ⓒ 오창균


#무우 #무말랭이 #오징어 #골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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