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접대부 속옷차림 가슴 접촉 '음란' 아니다

대법 "유죄 깨고 무죄 선고... 성적 수치심 해할 정도 돼야"

등록 2009.03.09 16:28수정 2009.03.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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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점에서 여종업원이 브래지어만 입고 남자 손님이 가슴을 만진 정도라면 '음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노골적으로 성적부위를 노출하거나 성적행위를 표현해 성욕을 자극할 정도가 아니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2005년 4월 19일 밤 10시 30분께 이OO(62)씨가 운영하는 유흥주점에서 여종업원 황OO씨가 웃옷을 벗고 브래지어만 착용한 채 남자 손님이 가슴을 만지도록 했고 여종업원 임OO씨는 치마를 허벅지가 다 드러나도록 걷어 올리고 가슴이 보일 정도로 어깨끈을 내리는 등 음란행위를 했다.

이로 인해 이씨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1심인 대구지법 포항지원 박영호 판사는 2005년 11월 이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이씨는 "유흥접객원이 유흥주점에서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행위를 함에 있어 신체적 접촉이 어느 정도 용인될 수밖에 없어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쳐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인 대구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태천 부장판사)는 2006년 4월 이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종업원 황씨는 웃옷을 벗고 브래지어만 착용한 채 남자 손님에게 가슴을 만지도록 한 점, 여종업원 임씨는 허벅지가 다 드러나도록 걷어 올리고 가슴이 보일 정도로 민소매 티셔츠의 끈을 어깨 밑으로 내리고 있었던 점 기타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와 정도, 노출 동기와 경위 등 구체적 사정 등에 비춰 보면 여종업원들이 남자 손님들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풍속영업을 영위하는 장소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음란행위'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일반인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 사회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를 노출하거나 성적 행위를 표현한 것으로서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 사건에서 황씨 스스로 손님에게 가슴을 만지도록 한 것이 아니라 손님이 황씨의 상의를 벗긴 후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넣으려고 했고, 게다가 업소가 유흥주점영업 허가를 받은 곳이어서 여자 접대부에게 손님과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게 하는 것이 허용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종업원들의 행위와 노출 정도가 일반인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형법상 규제대상으로 삼을 만큼 사회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를 노출하거나 성적 행위를 표현한 것으로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렇다면 음란성을 다투고 있는 이 사건에서 원심은 음란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더 살펴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음란행위로 단정해 버린 것은 음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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