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을 태양광 발전소로

[일본 간사이 지역을 찾아서14] 시가켄 오츠시 아오야마

등록 2009.03.11 08:51수정 2009.03.11 08:51
0
원고료로 응원
태양 햇빛이 지구를 향해 내리 쬐는 1시간 분량의 에너지는 세계 각국에서 일 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라고 합니다. 최근 화석 연료의 고갈, 원유가의 비등,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등으로 무공해 청정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그동안 청정에너지에 무관심했던 부시 정권이 끝나고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듯합니다. 이 글에서는 제 개인의 경험과 제가 살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일본의 태양광 발전 설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며칠 전 이윤기(ymcaman) 선생님이 쓰신 글('햇빛 전기' 팔아서 한 달에 2천만 원 번다 순천만, 동양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09.03.09 13:43)을 잘 보았습니다. 태양광 발전에 대하여 한국의 실정과 상황 그리고 필요성, 태양광 발전의 기본 지식까지 자세하게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선생님의 글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한국에는 여기 저기 대단위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서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나 봅니다.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은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최근 여러 모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기 저기 대단위 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하여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고 원자력 발전소나 화력 발전소를 짓는 일보다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은 초기 설치비가 많이 들고 생산된 전력을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송전하는 설비를 건설해야 합니다.

그래서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각 가정이나 마을 단위의 소규모 전력 생산을 장려하고 이들이 생산한 전력을 전력 회사가 구입해 주는 정책이 국가적인 규모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찍부터 태양광 발전 설비를 사용하고 있는 일본의 사정을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본에서도 대기업이나 공기업, 회사나 공장 등에서 자투리땅이나 창문, 건물 옥상 등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대학에도 건물의 일부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여 이공학부 환경학과 학생들의 견학 및 실습 시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러한 대규모 시설보다는 각 가정마다 올덴카(All 電化)라고 하여 각 가정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집안에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가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데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자기 집을 지을 때 설계단계에서부터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규모와 용량에 따라서 다르지만 평당 건축 단가가 10 ~ 20 퍼센트 이상 비싸진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설치하면 설계부터 계획적으로 지붕의 남쪽 면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집에 설치하는 부엌 취사도구나 온수기 등도 모두 초기 단계에서 전기 제품을 들여놓을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입니다.

다음은 지어져 있는 집 지붕 남쪽, 동쪽, 서쪽 면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고 시설을 가설하는 것입니다. 기존에 설치된 가스레인지나 가스 온수기 등을 모두 제거하고 전기로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약간 아까운 점도 있습니다. 저희 집은 이사한 뒤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였습니다.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면 집안에서 사용하는 취사도구나 온수기 등도 가능하면 가스에서 전기로 바꿉니다.


일본에서는 각 가정에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경우 1970 년대 보급을 시작할 때부터 설치 가정에 정부 보조금이 있었습니다. 2003 년 통계에 의하면 일본 안에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집은 40 만 가구라고 합니다. 그리고 매년 30 퍼센트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2 년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 생산된 전력량은 일본이 63.7 만 킬로와트로 세계 제 일 위 이며, 독일이 제 이 위로 30 만 킬로와트 정도입니다. 그리고 미국 호주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일 년 간 태양 햇빛 발전에 의해 전력 일 킬로와트를 생산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180 킬로그램을 줄일 수 있으며, 석유로 환산하면 연간 243 리터를 절약할 수 있답니다. 이윤기(ymcaman)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했던 것처럼 태양광 발전 설비는 태양광 판넬로 햇빛을 받아들여 이것을 반도체와 특정 금속의 화학적 전기 작용으로 전기를 생산합니다. 그런데 이때 태양광을 전기로 바꿀 효율은 아직 30 퍼센트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태양광 발전에 의한 전기의 생산 단가는 1 킬로와트 당 1970 년대 270엔 이었으나 지금은 49 엔 정도라고 합니다. 

각 가정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면 올덴카(All 電化)라고 하여 가정에서는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전기만 사용합니다. 이러한 가정에서는 전력 회사와 계약하여 심야전기를 사용합니다. 심야전기는 밤 11 시에서 아침 7 시까지 사용한 전력으로 낮 요금의 삼분의 일 가격입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서도 이 시간대에 전기밥솥, 세탁기, 제빵기 등을 예약해 둡니다. 물론 온수기도 심야 시간에 물을 데워 두었다가 하루 동안 사용합니다. 그 대신 낮에 지붕에서 생산된 전기 가운데 쓰고 남은 전력은 전력 회사에 판매합니다. 매년 조금씩 달라지지만 지금은 1 킬로와트 당 27엔 정도 합니다. 

2000 년 저희 집에 태양광 전력 생산 설비와 온수기, 부엌 취사용 전기 렌이지 등을 설치하는데 375 만 엔에 업자와 계약하였습니다. 다시 이 돈은 금융회사와 월리 0.308 퍼센트 15 년 할부로 계약하여 부대비용을 포함하여 현재 매달 2 만 7 천 엔 씩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설치 공사는 하루 낮 동안에 간단히 끝납니다.

저희 집에 태양광 전력 생산 설비를 설치하기 전에는 전기와 가스 비용으로 달마다 1 만 8 천 엔 정도를 지출했습니다. 태양광 전력 생산 설비를 설치한 뒤에는 먼저 낮에 생산된 전력 가운데 저희 집에서 사용하고 남은 전력은 전력 회사에 팝니다. 그리고 비나 눈 등으로 전력 생산이 되지 않는 때나 밤에는 전력 회사의 전력을 구입하여 사용합니다. 저희 통장에는 자동이체로 사용한 전기 요금을 지불하고, 자동이체로 저희가 판매한 전력량에 따라서 수급 전력량 요금을 받습니다.

설비를 처음 설치하였을 때, 사용한 전기 요금에서 판매하여 받은 돈을 뺀 돈으로 계산하여 달마다 평균 전기 요금으로 5 천 엔 정도를 지출했습니다. 그런데 8 년이 지난 지금은 달마다 7 천 7 백 엔 정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크면서 가전제품 사용이 늘어나 더불어 전력 소비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해 마다 저희 집 지붕에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되어 판매한 전력량은 년 평균 1,900 킬로와트 정도입니다. 2005년 저희 가족이 일 년 간 집을 비웠을 때에는 연간 2,733 킬로와트가 생산되었습니다.  

2000년 말 설치 당시 저희 가족의 전력 소비량을 중심으로 계산하면 태양광 전력생산 설비의 구입과 설치에 사용된 비용, 현재 생산되는 전력량 등을 계산하면 30 년 뒤부터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전기 요금이나 물가가 오르고, 정책적으로 생산된 태양광 전력에 대한 전력 회사의 구입비용이 많이 오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만큼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청정에너지를 사용하여 지구 환경에 공헌했다는 자부심은 돈으로 바꿀 수 없겠지요?   

  일본에서도 태양광 발전 설비로 생산된 전력에 대해서만 전력회사에서 구입해줍니다. 최근 일본 국회에서 민주당이 태양광 발전 설비 이외에 풍력, 소수력 발전에 의해 생산된 전력도 전력 회사에서 구입하고, 구입 단가도 50 엔으로 인상하자는 안이 발의(아사히신분 2009.3.5. 석간)되었다고 합니다. 기대해 봅니다.

참고문헌, 
이윤기(ymcaman), '햇빛 전기' 팔아서 한 달에 2천만원 번다 순천만, 동양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09.03.09
재단법인 신에네르기 재단(新エネルギ財團)홈피, http://www.nef.or.jp/
和田隆博,'21世紀の人類を支える太陽光發電', 大柳滿之編,『佛敎の共生思想と科學技術』, 丸善(株)出版事業部, 2009.1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 #청정에너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