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일단 차는 많이 파는 게 중요"
홍준표 "한국은 현대·삼성이 먹여 살려"

[현장] 신형 '에쿠스' 발표회... 한나라당 대거 참석한 까닭은?

등록 2009.03.12 09:14수정 2009.03.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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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에쿠스(EQUUS) 신차 발표회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조석래 전경련 회장, 한승수 국무총리,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11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에쿠스(EQUUS) 신차 발표회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조석래 전경련 회장, 한승수 국무총리,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야~, 이게 뭐야? 아예, 잠실운동장에서 하지……."

 

11일 오후 현대자동차의 신형 '에쿠스(EQUUS)' 발표회가 열린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 로비에 들어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로비를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인파를 둘러보며 혀를 내둘렀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행사장 입구에서 손님을 맞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게 "고생하셨습니다"고 인사를 건넨 뒤, 뒤편에 서 있던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악수를 하면서도 "잠실운동장에서 하지 그랬어요"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급디너쇼' 연상케 한 신형 '에쿠스' 발표회... '국회 대빵'은 누구?

 

행사장 안에 들어가서도 홍 원내대표의 탄성은 멈추지 않았다. 행사장 절반을 뚝 떼어서 한쪽엔 수백 석의 좌석이 마련돼 있고, 반대편엔 널찍한 연단이 자리 잡고 있다. 연단 뒤쪽으로는 가로 45미터, 세로 15미터의 대형 스크린이 내걸렸다. 행사장 주변으로는 고급 뷔페가 차려져 있고, 곳곳에 미모의 여성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사실 홍 원내대표는 신차발표회에 처음 참석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이게 다 이번 행사 때문에 일부러 만든 거냐"며 "꼭 고급디너쇼를 보러 온 것 같다"고 감탄했다. 그는 또 "아마 저 연단 위로 차가 지나가겠지"라고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차발표회는 처음이지만 에쿠스(구형)와 맺은 인연은 벌써 5년째다. "신형 에쿠스가 나왔으니, 차를 바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예전 같지 않게 지금은 차를 잘 만들어서 아직 멀쩡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신 그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현대차하고 삼성이 먹여 살린다"고 말했다.

 

행사장 안에 마련된 좌석에는 내빈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홍 원내대표의 좌석은 한승수 국무총리의 오른쪽 옆자리였다. 한승수 총리의 왼쪽은 정몽구 회장의 좌석이다.

 

기자가 "좌석만 놓고 보면 국무총리와 거의 동급인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자, 홍 원내대표는 "당연히 내가 국회에서는 제일 대빵 아니냐"고 웃으며 말했다. 역시 농담이었지만 180석을 가진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진짜 '국회 대빵'은 따로 있었다. 정몽구 회장의 바로 왼쪽 좌석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자리였다.

 

이날 홍 원내대표나 한 총리가 모두 축사를 한 반면 이상득 의원은 축사 명단에 없었는데, 좌석은 최고 VIP 대우를 받은 것이다. 게다가 이날 행사가 당초 예정 시간보다 10여 분 늦게 시작된 것도 이상득 의원 때문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날 신차발표회는 저녁 7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정 시간이 지났지만 행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현대차측은 신차발표회 때문에 하얏트호텔 주변이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어, 내빈들의 참석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녁 7시경 내빈석은 대부분 채워져 있었고, 유독 이상득 의원의 빈 좌석만 눈에 띄었다. 공교롭게도 이 의원이 저녁 7시 13분경 도착하자마자, 행사가 곧바로 시작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홍 원내대표나 이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에서는 김영선·원희룡·안흥준·김충환·김정훈·김기현 의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만이 참석했다. 이날 신차발표회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규모로 참석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 출신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표 최고급 세단'의 탄생... MK "2~3년 후 큰 성과 거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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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이 11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에쿠스(EQUUS) 신차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이 11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에쿠스(EQUUS) 신차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정몽구 회장이 제품 발표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지난해 9월 기아차 크로스오버카(CUV) '쏘울' 발표회 이후 6개월 만이다. 10년 전 기존 에쿠스 신차발표회 때도 참석했다. 당시 에쿠스 역시 '국내 최고급 프리미어 세단'을 표방했다.

 

그러나 미쓰비시와의 합작에 기반을 둔 엔진을 사용하는 등 국내 자동차 기술력의 총체로 불리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정 회장이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 취임한 직후였기 때문에 기존 에쿠스는 진정한 의미에서 정 회장의 '적자'라고 볼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형 에쿠스에 대한 정 회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지난 3년간 52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은 이유다. 정 회장은 개발 단계부터 완성차의 차바퀴까지 세심하게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면에는 렉서스, 벤츠, BMW 등 세계 유수 브랜드와 경쟁해 이기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신차발표회에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오너 일가는 물론 현대차 이현순·설영흥·윤여철·이정대·최한영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들이 총출동해 '정몽구표 최고급 세단' 탄생을 자축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신형 에쿠스 출시가 장기적으로 현대차 브랜드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 회장은 신차발표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현재 시장 상황이 어려워 소비자 반응 예측은 힘들지만 2~3년 후에는 본격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는 등 에쿠스가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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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에쿠스(EQUUS) 신차 발표회에서 레이싱 모델이 신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11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에쿠스(EQUUS) 신차 발표회에서 레이싱 모델이 신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정 회장은 렉서스나 BMW 같은 기존 럭셔리 브랜드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차가 워낙 좋다 보니 손색도 없고,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잘 팔릴 것이다. 신형 에쿠스를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에쿠스 제작을 위해 협력업체들도 많이 애썼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 회장은 특히 "일단 차는 많이 파는 게 중요한 목표"라며 "중국, 미국, 중동을 시작으로 팔 수 있는 데는 다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춘 것도 주요 판매 전략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신형 에쿠스의 판매가격은 VS380 모델의 경우 ▲럭셔리 6370만원 ▲프라임 7240만원 ▲프레스티지 8300만원 ▲VS460 프레스티지 모델은 1억520만원이다.

 

정 회장은 최근 유럽과 미국의 생산 및 판매 법인을 둘러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어렵다는 것을 체감했으며 전체적으로 수요가 줄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준표 원내대표는 "현대차는 도요타 노동생산성의 52% 수준"이라며 "현대차가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노동생산성 강화를 위한 노사 상생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축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요청을 한 가지 하겠다"며 "해외 공관에 파견된 대사들의 모든 차량을 신형 에쿠스로 바꾸면 우리 경제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승수 총리는 "가격이 맞는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신차발표회는 방송인 송지헌씨가 진행을 맡았다. 현대차는 신형 에쿠스 홍보 동영상과 CF를 선보인 뒤, 세계적인 바리톤 김동규씨의 축가에 맞춰 신차의 모습을 공개했다. 또한 러시아, 이집트, 체코, 브라질, 프랑스, 칠레 대사 등 주한 외교 사절들도 신차발표회에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09.03.12 09:14 ⓒ 2009 OhmyNews
#신형 에쿠스 #정몽구 회장 #현대기아자동차 #신차발표회 #홍준표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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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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