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의 밤

미서부 여행 첫 코스인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야경을 만나다

등록 2009.03.19 16:04수정 2009.03.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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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첫날. 공항에 도착하자 우리를 안내할 가이드 김성수님이 팻말을 들고 맞아 주었는데 마침 가이드가 미국 정복을 입은 경찰과 이야기 중이라서 무슨 문제라도 생겼는가 걱정하는데 그 미국 경찰이 우리가 나타나자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다가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이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친구의 사촌이 연락을 받고 비행기 도착시간에 맞추어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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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저녁 식사 후 멀리서 본 라스베이거스 야경 ⓒ 이연옥


잠시 오랫동안 사촌끼리 해후의 인사를 하고 우린 관광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서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인식당에 도착했다. 도대체 어느 때인지 몰랐는데 식사 후 밖에 나가니 어둠이 내리고 있어서 저녁시간임을 알 수 있었다. 식당 주차장에서 멀리 바라보니 화려한 야경이 수평선을 이룬다.


차를 타고 달려서 처음 우리가 만난 것은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이었다. 야경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호텔들의 화려한 조명과 인테리어다.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호텔 박람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한 호텔의 야경이 눈을 황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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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베네시안 호텔 ⓒ 이연옥


가이드는 우리들을 베네시안 호텔로 안내를 하였다. 99년 5월, 40년 전통의 유서 깊은 '더 샌드'(The Sands) 자리에 새롭게 등장한 사막의 베니스 베네시안 호텔은 스트립 중심 지역에 고전적 낭만과 현대적 건축미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호텔이다. 라스베이거스 및 세계 최고의 호텔이 되려는 야심찬 계획으로 25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했다고 한다. 2003년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올인'의 주 촬영호텔이기도 했다.

호텔을 들어서자 캄캄한 밤인데도 하늘은 파란 하늘을 그려놓은 조명으로 대낮같기만 하다. 베네시안에는 산마르코를 옮겨놓은 듯한 광장이 있었고 산마르코 광장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노천에 놓여진 탁자에서 차를 마시거나 음식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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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베네시안 호텔 안엔 밤인데도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떠다니는 연출을 하고 있다. ⓒ 이연옥


광장 안에는 인공으로 만든 운하를 따라 곤돌라를 타고 돌게 만들었고 낭만의 도시 베니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광장 운하는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tv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배경과 흡사했다.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 감미롭기까지 하다. 운하를 끼고 양 옆으로는 유명 브랜드의 의류나 보석, 액세서리, 구두 등 많은 상점들이 상품들을 예술적으로 진열해 놓아서 우리들은 눈요기 하기에 충분하였다.

광장 안을 두루 돌면서 운하를 따라 상점들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밤인 것도 까맣게 잊도록 파란색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둥실 떠 있었다. 이곳에 와서 하늘까지 막아서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것을 보며 '아차'싶게 감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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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들이 한국인들을 보자 아리랑과 애국가를 연주했다. ⓒ 이연옥


까만 밤하늘을 파란 하늘에 흰구름 둥실 뜬 낮하늘로 변신을 시키고 물을 끌어들여 운하를 만들면서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은 호텔에 묵어가는 손님을 불러들이기 위한 것보다 카지노를 이용하는 고객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광장 정면의 무대에는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음악을 연주 하다가 한국인이 눈에 뜨이자 '아리랑' 연주를 하더니 애국가까지 연주를 한다. 이것저것 구경하기에 바쁜 한국 사람들은 아리랑이 나오자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악사들이 있는 곳에는 한국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머나먼 이국에서 듣는 우리의 노래는 더욱 정겨웠다. 우리들은 음악이 끝나자 손바닥이 닳도록 박수를 쳤는데 거리의 악사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베네시안을 나와 라스베이거스에서 꼭 볼 만한 볼거리인 주빌리(Jubilee)쇼를 보러갔다. 이 쇼는 카메라 지참 절대 불가여서 카메라를 가져갈 수 없었고 핸드폰 또한 작동할 수 없었다. 무대에는 자주빛 장막이 드리워져있었고 장막이 열리며 하늘에서 화려한 의상의 여인이 내려오면서 쇼는 시작되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화려하면서 웅장했다. 누구든지 주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명화를 재현하는 쇼를 펼쳤는데 총 7막으로 이루어졌다. 약 80여명의 무희들과 20여명의 꽃남들이 춤, 노래, 그리고 뮤지컬을 연출하는 것이었다. '노예해방의 기쁨' '삼손과 데릴라', '타이타닉' 특히 음악에 맞춰 공으로 원맨쇼와 누드의 두 남성이 로봇처럼 움직이며 하는 묘기는 가히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무희들의 노출과 화려한 의상과 동작 율동들은 자칫 저속하거나 난해할 수 있는데 의외로 쇼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화려하면서 절대 저속하지 않았고 막마다 뚜렷한 주제를 나타내 주었으며 동남아 여행에서 보는 쇼와는 질적으로 달랐기 때문에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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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쇼 시간이 되자 다운타운 호텔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 이연옥


다음으로 안내를 받은 곳은 다운타운에서 하는 조명 쇼다. 우리나라 LG전자에서 전구관련기술이 제공 되어 중간에 LG 마크가 붙어있어서 한국인들이 관람하면서 뿌듯해 한다고 했는데 나는 어쩌다가 그 마크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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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쇼 천정을 막고 그 공간에 조명을 이용하여 여러 영상쇼를 보여준다. ⓒ 이연옥


조명쇼는 넓은 광장에 하늘이 막혀 있고 천정에 조명을 이용하여 쇼를 하는데 쇼를 하는 시간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음악이 흐르고 천정엔 여러 가지 영상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때론 가수들이 노래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람들은 모두가 서서 하늘을 향하고 있었고 영상으로 벌어지는 화려한 쇼를 찍어대느라 카메라를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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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쇼 분수쇼를 보기 위해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쇼를 기다리고 있다. ⓒ 이연옥


시간이 되자 쇼는 끝나고 벨라지오 호텔(Bellagio Hotel)의 분수쇼를 보러갔다. 캄캄한 밤에 불빛에 비춰지는 물줄기가 자유자재로 흔들렸다. 주위엔 여러 호텔들이 화려한 조명으로 그곳에 있음을 알리고 있었는데 우리들이 위치한 바로 건너편에는 파리스 호텔의 에펠탑이 화려하게 호텔을 부각시키고 있어서 분수쇼의 배경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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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쇼 음악에 맞추어 물줄기가 율동을 한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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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쇼 아름다운 한 장면 ⓒ 이연옥


분수 쇼는 음악에 맞추어 움직였는데 음악은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히트만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와 영화 <싱잉 인 더 레인>(Singin' in the Rain) 중에서, 게네 캘리가 부른 싱잉 인 더 레인 두 곡이었다. 이 두 곡에 맞춰 화려한 분수쇼가 벌어졌다.

처음에는 고즈넉한 음악에 맞추어 여러 가지 형태의 잔잔한 춤을 추었고 나중에는 높낮이가 큰 영화 음악에 맞추어 힘차게 스케일이 큰 동작으로 춤을 추어서 관광객들의 환호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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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상 호텔 마다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도록 여러가지 연출을 하고 있다. ⓒ 이연옥


분수쇼가 끝나자 호텔을 향해서 차가 달리는데 차창으로 들어오는 야경에는 뉴욕뉴욕호텔의 '자유의 여신상'이 화려한 불빛을 비추고 있었고, 또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여러 호텔들의 조명이 화려한 야경을 비춰주었다. 이름은 모르지만 동화의 나라에 나옴 직한 아기자기한 호텔도 있어 지나오면서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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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호텔마다 화장실이건 식당이건 공간이 있는 곳마다 카지노가 설치되어 있어서 한번쯤 카지노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 이연옥


우리들이 쉬어갈 디오(dio) 호텔도 1층과 곳곳에 카지노가 설치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이곳에도 요즘은 불경기라서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도 넓은 공간의 카지노에는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 차 있었다. 우리들과는 딴 세계의 사람들을 보는 듯 하다.

밤 10시 각자 정해진 방으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서 모두들 고단하여 취침을 한다고 했지만 우리 다섯 명은 다시 함께 뭉쳐 라스베이거스의 밤을 만끽하기 위해서 거리로 나섰다. 밤거리에서 사진도 찍고 수다도 부리며 한 밤을 지치지도 않게 이국의 밤을 거닐며 미국에서의 첫날을 넘기고 있었다.
#라스베가스 #야경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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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민뉴스에 기사를 20 건 올리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오마이 뉴스에도 올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올렸던 기사는 사진과 함께 했던 아이들의 체험학습이야기와 사는 이야기. 문학란에 올리는 시 등입니다. 이런 것 외에도 올해는 농촌의 사계절 변화하는 이야기를 사진을 통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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