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로운 '빅 브라더' 계획에 시동거나

테러리스트. 중대 범죄자 추적 위한 것 vs 사생활 침해, 정보 집중 우려 크다

등록 2009.04.29 18:39수정 2009.04.29 18:39
0
원고료로 응원
a

영국 정부가 모든 인터넷 사용을 감시하는 계획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한 영국 공영방송 ⓒ 김혜미

영국 정부가 모든 인터넷 사용을 감시하는 계획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한 영국 공영방송 ⓒ 김혜미

 

한국 정부의 인터넷 실명제 도입과 한국인에 대한 구글의 서비스 제한이 인터넷 규제에 대한 논쟁에 불을 당긴 가운데 영국 정부가 인터넷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는 새로운 법안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영국 정부의 새 법안의 목적은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인터넷 사용자가 언제, 어느 사이트에서 누구와 접촉했는지 자취를 추적하는 데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영국 정부가 경찰 및 수사기관들이 범죄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통신회사들에 사용자들간의 인터넷을 통한 접촉을 기록할 것을 요구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자크 스미스 영국 내무장관은 통신 데이터를 기록하고 수사기관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장관회의 내용을 밝혔다. 영국 정부가 수사기관들이 테러와 범죄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에는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비롯한 모든 이메일, 전화통화 그리고 인터넷 사용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스미스 장관은 "통신 데이터는 법 집행 기관이 살인범, 소아애병자를 추적하고 생명을 살리고 범죄를 막는 데 핵심적인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이 새로운 계획은 이를 수행하게 될 통신 산업체들에 대한 보상금을 포함해 20억 파운드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서비스 제공업체(CSPs)들은 인터넷 콘텐츠가 아닌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누구와 접촉을 했는지를 기록하게 된다. 스미스 장관은 이에 대해 누군가 소셜네트워크사이트에 방문하는 것은 기록되지만 사진이나 메시지 등 개인적이고 사적인 정보는 기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장관은 정부가 기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관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분명히 그런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계획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로는 '수가권한 규제법'이 적용된다. 또한 데이터를 보기 위해서는 경찰과 같은 공공기관의 최고 수준의 권한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크리스 휸 자유 민주당 내무부 대변인은 "나는 정부가 모든 이메일과 전화통화를 중앙 집중화 시키는 '빅 브라더 계획'을 포기했다는 것이 기쁘다"면서 "수사권과 프라이버시권 사이의 조심스런 균형 맞추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과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림자 내각의 내무장관인 크리스 그레일링은 "큰 문제는 정부가 테러리즘이나 중대범죄에 대처하는 것 이상의 감시의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매우 많은 조직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캐며 돌아다닐 수 있는 너무 큰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서 "내무 장관이 빅 브라더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보수당의 경고를 들은 것은 좋은 일이다. 이제 내무장관이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이 그들의 사적인 정보가 국가의 손에 넘어가 어느 한 곳에 저장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사회단체인 '노투아이디(NO2ID )'의 가이 허버트는 정부의 새로운 계획은 역사상 어떤 경찰국가보다도 더 침략적인 권력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계획이 시행된다면 "수십 개의 정부 부서와 특수 법인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도 당신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읽었는지, 당신의 친구가 누구인지, 당신이 누구에게 이메일을 쓰는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내일신문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인터넷 감시 #프라이버시 #사생활침해 #영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2. 2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3. 3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4. 4 "남자들이 부러워할 몸이네요"... 헐, 난 여잔데
  5. 5 고립되는 이스라엘... 이란의 치밀한 '약속대련'에 당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