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에 모두를 바치는 내 삶

[사진은 삶이다 18] 사진찍는 매무새와 눈길 다스리기

등록 2009.05.04 14:32수정 2009.05.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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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에 세상을 떠난 연극하는 추송웅 님은 오로지 연극에 모든 삶을 바쳤던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아주건 적게 보아주건 언제나 외길로 연극밭을 일구던 추송웅 님은 1977년 8월에 올린 〈빠알간 피이터의 고백〉이 크게 사랑을 받으면서, 그때까지 열다섯 해에 걸쳐 '연극을 하며 거둔 벌이'를 훨씬 뛰어넘는 돈을 벌었고, 이때 처음으로 집식구한테 '조금은 넉넉한' 살림을 베풀게 되었습니다. 스물두 살부터 서른일곱 살까지 가난하고 벗삼으면서 연극을 하던 추송웅 님이었다면, 바야흐로 살림 걱정은 훌훌 털어내며 연극에 온마음을 바칠 수 있는 나날을 맞이했다고 할까요. 그러나 이렇게 느긋함을 맛보게 된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그만 저승사람이 되고 맙니다. 밀레처럼, 슈베르트처럼, 박수근처럼, 살아 있는 동안에 배불리 먹어 보지 못한 삶은 아니었습니다만 한창 꽃필 무렵에 봉우리가 꺾였습니다.

 

 추송웅 님이 하나 남긴 책, 《빠알간 피이터, 추송웅》(기린원,1981)이라는 책을 헌책방에서 찾아내어 읽으며, 이이가 걸었던 연극길이란 무엇인가를 헤아립니다. 이제 겨우 숨통을 트면서 당신 목소리를 사람들 앞에서 당차게 내놓으려 했던 그무렵 모습을 곱씹습니다.

 

 "전연 다른 일로 바쁘셨던 분이 그해 365일을 온통 연극하고 같이 딩굴며 살아온 사람마냥 속속들이 극계의 사정에 통달한 척할 수가 있단 말인가? 참으로 불행하게도 우리에겐 진정한 비평가는 몇 분이 안 된다고 할 수 있겠다. 평론 부재의 이 땅에 어찌 좋은 연극이 잉태될 수 있겠는가? 자칭 평론가라고 일컫는 평론가 아닌 평론가, 두 얼굴의 사나이들에게 어찌 민족예술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연극의 백년대계를 맡길 수 있겠는가?"(212∼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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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 내 사진은 내 눈이어야 하고 내 목소리여야 하고 내 삶이어야 합니다. 내 눈으로 보고 느낀 골목길을 내 사진으로 담습니다. ⓒ 최종규

▲ 내 사진 내 사진은 내 눈이어야 하고 내 목소리여야 하고 내 삶이어야 합니다. 내 눈으로 보고 느낀 골목길을 내 사진으로 담습니다. ⓒ 최종규

 

 기자 한 사람으로서 한 가지 일에 삼백예순닷새를 몸바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날마다 여러 가지 사건사고를 찾아다니면서 온갖 글을 써야 하니, 한 가지 글을 잘 쓰고자 오래도록 파고들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자이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삼백예순닷새 동안 붙잡으면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들여다보고 붙잡고 껴안는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 싶곤 합니다. 왜냐하면 기자이니까요. 기자는 삼백예순닷새를 수많은 사건사고를 비롯하여 이 나라 모든 사람을 붙잡고 껴안고 어깨동무하면서 글 한 줄로 이야기를 건네는 일을 맡았으니까요. 제 모든 삶을 바쳐 기자일을 할 사람이니까요.

 

 제도권학교 교사 한 사람이 수많은 아이를 샅샅이 살피거나 껴안기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전에는 한 반에 일흔이나 여든까지도 있었고, 제가 다닐 때에는 쉰에서 예순 안팎이었습니다. 오늘날은 서른이나 마흔으로 줄었고, 곳에 따라서는 스물 남짓 되는 교실이 있습니다. 이런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교사 한 사람이 수많은 아이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생각하기란 터무니없는 노릇이라 할 만합니다. 그런데 교사라 한다면 이와 같이 터무니없는 콩나물시루 교실에서도 아이들 하나하나 눈빛을 읽고 마음을 느끼면서 어깨동무하는 매무새여야 하지 않느냐 싶곤 합니다. 왜냐하면 교사이니까요. 당신 모든 삶을 쏟아 교사일을 해야 할 사람이니까요.

 

 500쪽에 이르는 《빅토르 하라》(삼천리,2008)라는 책을 잠자리맡에 놓고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칠레 민중가수인 '빅토르 하라'라는 분은 미국을 등에 업은 군부쿠테타가 아옌데 민주정권을 뒤엎으면서 함께 저승사람이 된 분으로, 독재와 폭력이 제 고향나라를 휩쓸던 흐름을 겨우 돌려세운 지 몇 해 되지 않아 이슬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책 《빅토르 하라》에는 노래꾼 하라가 살아 있을 때 남긴 글줄이 군데군데 실려 있습니다. 엊그제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다음과 같은 글월을 보았습니다.

 

 "노래란 우리가 감정을 함께 엮을 수도 있고, 그것으로 남을 덫에 걸어 교살할 수도 있는 올가미 같은 것이었다. 그것 말고 다른 대안은 없다. 힘들여서 개인의 영광을 쫓거나 순진하고 순수한 사람들한테서 이익을 얻는 가수들은, 노래란 자갈돌을 싯어내리는 물과 같으며 우리들을 깨끗하게 해 주는 바람과 같으며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 주는 불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노래가 우리 안에 살아 있을 때 우리가 더 나은 사람들로 변화되리라는 것도 모를 것이다."(3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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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 2 남들이 좋아할 만한 사진을 찍어도 나쁘지 않으나, 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면 나쁜 사진입니다. ⓒ 최종규

▲ 내 사진 2 남들이 좋아할 만한 사진을 찍어도 나쁘지 않으나, 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면 나쁜 사진입니다. ⓒ 최종규

 

 저는 어디를 가든 사진기를 들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되는 자리에 가더라도 사진기는 늘 챙깁니다. 집안에서도 사진기를 들고 집밖에서도 사진기를 듭니다. 저는 글을 쓰기 때문에 볼펜과 수첩을 언제나 가까이에 놓습니다. 책상맡에도 놓고 여기저기 눈에 뜨이는 자리마다 손 닿을 만한 데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저는 책을 즐겨읽을 뿐 아니라 책만들기를 하니, 가방뿐 아니라 잠자리에도 책을 몇 권쯤 놓아 둡니다. 뒷간에 가도 책을 들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도 책을 들며, 자전거를 타며 가방에 챙겨넣습니다. 읽지 못하게 되어도 한두 권쯤은 꼭 챙깁니다. 손을 놀려 글을 쓸 겨를이 없어도 볼펜과 수첩은 언제나 챙깁니다. 왜냐하면 사진은 제 삶이기 때문입니다. 글 또한 제 삶이기 때문입니다. 책 또한 제 삶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제 삶으로 붙잡은 지는 이제 고작 열두 해쯤이지만, 이제까지만 열두 해였지, 앞으로 붙잡으며 한몸으로 재닐 햇수는 열두 해를 훨씬 넘기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두 눈 뜨고 두 손 놀리며 살아가는 동안에는 사진기를 제 손에서 놓지 않을 테니까요. 글을 놓지 않듯 사진기를 놓을 수 없고, 책을 놓지 않듯 사진기를 놓을 수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기 기저귀 빠는 일을 놓지 못합니다. 앞으로 아기가 커서 똥오줌을 가리고 스스로 걷고 말을 하게 될 때에는 기저귀 아닌 옷을 빨 테지요. 신발도 빨 테며 가방도 빨 테고, 아이와 함께 이불도 빨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언제나 두 손으로 빱니다. 빨래하는 기계를 쓰지 않습니다. 빨래를 두 손으로 비비면서 때를 빼내는 기쁨과 보람은, 손에서 옷으로, 또 옷에서 마음으로 건네지기 때문입니다. 빨래 또한 제 삶이거든요. 빨래질 때문에 손가락이나 손바닥은 거칠어지며 굳은살이 박이는데, 글을 쓰면서도 손마디는 불거지고 거칠어지며 굳은살이 박입니다. 책을 쥘 때에도 그렇고 사진기를 들 때에도 그렇습니다. 도서관을 열어 책을 나르고 매만지느라, 또 헌책방 나들이를 하면서 숱한 책을 장만하고 닦고 손질하느라, 또 헌책방마실과 골목마실 때마다 바지런히 사진을 담아내느라, 제 두 손은 쉴 겨를이 없습니다. 곡괭이나 삽을 들지 않았음에도 손마디가 거칠고 투박합니다. 여기에 자전거를 타니까 더욱 단단해지고, 걸레와 칼자루와 밥주걱을 드니 더욱 튼튼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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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 3 배워서 찍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배우는 사진보다 살아내며 찍는 사진이 된다면, 누가 무어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사진이 된다고 느낍니다. ⓒ 최종규

▲ 내 사진 3 배워서 찍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배우는 사진보다 살아내며 찍는 사진이 된다면, 누가 무어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사진이 된다고 느낍니다. ⓒ 최종규

 

 제 입으로 제 손이 단단해진다거나 튼튼해진다고 말하자니 멋쩍지만, 저는 제가 글만 쓰거나 책만 읽거나 사진만 찍는 사람이 아니라 얼마나 고맙고 기쁜지 모릅니다. 홀로 살림을 꾸려야 하며, 혼인하여 살림을 꾸릴 때에도 갖은 집일을 거의 도맡게 되며, 자잘한 모든 데까지 살피면서 돌보고 뛰고 하다 보니까, 바쁘기는 몹시 바쁘고 할 일은 대단히 많은 가운데, 새로 배우고 보고 듣는 이야기 또한 아주 많아서 날마다 즐겁고 신이 납니다. 요즘 텔레비전 무슨 광고에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 하던가? 그런 광고가 있던데요, 이 광고를 만든 분으로서는 요즈음 우리 세상을 재미나게 잡아채어 멋진 작품을 이루어냈는지 몰라도, "집 나가면 개고생이지만, 그 개고생이 나한테 얼마나 기쁨과 보람을 선물해 주는지"를 느끼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구나 싶더군요. 엄마 아빠가 보살피는 사랑을 받으면서, 집삯 낼 걱정을 않는 가운데, 따뜻한 방에서 느긋하게 지내면 얼마나 홀가분하겠어요. 얼마나 '걱정없'겠어요.

 

 그러나 걱정없는 삶이란 생각없는 삶이 되어 버립니다. 생각없는 삶이란 재미없는 삶이 되고 맙니다. 재미없는 삶이란 새로움이 없는 삶입니다. 새로움이 없는 삶이란 스스로 무엇인가 만들지 못하는 삶입니다. 언제나 남한테 끄달리는 삶입니다. 어느 때나 세상물결에 휩쓸리기만 하는 삶입니다. 제 줏대가 없는 삶입니다. 남 눈치만 보는 삶입니다.

 

 걱정이 가득 쌓이는 혼자살림이라 하여도, 밥하는 솜씨가 없어 밥물 맞출 줄 모르고 찌개 간을 못 맞춘다 하여도, 손수 해먹는 밥하고 사먹는 밥은 다릅니다. 엄마 손맛이 가장 낫다고 하여도 우리가 손수 차리는 밥맛 또한 대단히 좋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은 우리 깜냥껏 우리 아이들한테 '우리 손맛'을 새롭게 아이들한테 물려주게 됩니다. 엄마 손맛을 떠올리고 내 손맛을 담아 '새로운 아빠 손맛'이든 '새로운 엄마 손맛'을 빚어내어 아이는 더 넓고 깊은 손맛을 배우거나 물려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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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 4 내가 아기와 옆지기하고 함께 살아가는 만큼 내 아이 사진을 찍을 뿐입니다. ⓒ 최종규

▲ 내 사진 4 내가 아기와 옆지기하고 함께 살아가는 만큼 내 아이 사진을 찍을 뿐입니다. ⓒ 최종규

 

 제가 부모님 집을 뛰쳐나와 여태까지 꾸려 온 삶자락을 돌아보면, 1995년부터 2009년까지 한두 해에 한 차례씩 살림집을 옮겼습니다. 열 번 넘게 집을 옮기며 살았는데, 다른 짐은 없으나 책짐을 나르느라 언제나 죽어났습니다. 새로 옮길 때마다 부르는 짐차는 커지고, 나르는 책짐은 늘어납니다. 2007년에 고향으로 돌아올 때에는 3.5톤 짐차 석 대에 꽉꽉 눌러채워 날랐으니, 다시 또 옮겨야 한다면 이참에는 5톤 짐차 석 대를 불러야 합니다. 오로지 책과 책꽂이만으로. 이삿짐 꾸리기를 생각만 하여도 까마득한데, 이렇게 이삿짐을 묶고 풀고 하는 동안, 또 새 살림집을 알아보려고 낯선 동네 부동산집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동안, 그리고 새로 얻은 살림집에서 지내는 동안, 수많은 집임자를 겪게 되고 세입자로 느끼는 여러 가지를 마음과 몸에 새기게 됩니다. 밥상을 차리고 저잣거리마실을 하면서 오늘은 무슨 밥을 하나 생각을 하고, 이만한 살림돈으로 이달은 어떻게 꾸리나 생각을 합니다. 따로 '도시에서 생태환경을 생각하며 살기'를 꿈꾸지 않아도 저절로 '생태환경을 생각하는 삶'으로 몸이 맞추어집니다. 일하는 사람이면서 '가정주부' 몫을 하는 가운데 쓰레기 문제를 온몸으로 부대끼고, 굳이 자연사랑 환경보호를 외치지 않아도, 집집마다 슬기롭게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지키는 일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걸레를 어떻게 빨고 빨래는 어떻게 나누어 널어야 더 많이 금세 마르도록 할는지를 익힙니다. 냄비밥을 배우고, 제대로 된 참기름이 왜 비쌀밖에 없는지를 배우며, 농사일과 농협과 중간마진 따위를 배웁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알아 가는 농사일이 있고, 농사를 짓지 않아도 가정주부로서 알아 가는 농사일이 있습니다.

 

 이리하여 이 모두가 제 글에 배어듭니다. 이 모두가 제가 읽는 책에 스며듭니다. 이 모두가 제가 찍는 사진에 녹아듭니다. 만화책 《신ㆍ엄마손이 속삭일 때》(2001) 8권을 보면, 가정주부(전업주부)인 아내가 몸이 아파 아빠 된 이가 회사일을 하루 쉬고 당신 아내가 해 오던 일을 하루 하는데, 집안일이 얼마나 많으며 힘들고 시간을 금세 잡아먹는가를 처음으로 느낍니다. 회사 여직원이 '주부의 세계는 좁은걸' 하고 읊던 말을 떠올리며 '참말 주부 세계는 좁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고, 밥상을 차리려고 저잣거리마실을 하며 동네 이웃을 만나는 동안 '가정주부가 좁은 울타리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좁다'고 깨닫습니다. 아이들은 집에서 엄마하고 지내는 동안 '세상을 모르게 되'거나 '세상을 조금만 보게 되'지 않고,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더 너른 사람을 부대끼게 되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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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 5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며 누가 기뻐할까를 생각한다면, 내 멋을 나 스스로 찾아야 함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 최종규

▲ 내 사진 5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며 누가 기뻐할까를 생각한다면, 내 멋을 나 스스로 찾아야 함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 최종규

 

 골목마실을 하며 사진을 찍을 때마다 혼자 즐거워 싱긋벙긋 웃곤 합니다. 밤골목 마실을 할 때에는 불 켜진 창문으로 도마질 소리와 찌개 끓는 소리를 들으면서 '오늘 이 집에서는 무얼 차려 먹는구나' 하고 느끼는 가운데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또는 조용히 지나치면서 그 골목집 느낌을 다른 골목집에서 담뿍 쏟아내며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집식구끼리 싸울 때에는 싸우는 느낌을 담습니다. 낮술을 한 할배들 주정을 볼 때에는 그 주정을 고스란히 담습니다. 사람 없이 휑한 낮나절에는 휑뎅그렁하기도 하고 썰렁하기도 한 터전을 가만히 담습니다. 어디에나 짙게 묻어 있는 손때와 손자국을 슬며시 담습니다. 아이를 돌보면서 어머니가 나를 어떻게 돌보았을까를 헤아리고, 이 헤아림 그대로 제가 어릴 때 살던 골목동네는 어떤 느낌이었을까를 곱씹는 가운데 오늘 바로 이곳 골목집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저한테는 딱히 사진찍는 재주나 솜씨가 없어, 둘레에서 사진강좌 같은 공부모임을 열어 보라고 이야기를 해도 '그런 강좌 해 봐야 저는 십 분도 아닌 오 분만 말해도 다 끝나는걸요.' 하고 대꾸하며 손사래를 칩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는 재주나 솜씨를 배운 적이 없지만, 배우고픈 생각도 없었고, 배워야 할 까닭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살아가는 대로 사진기를 들면 되고, 제가 바라보는 대로 사진눈으로 들여다보면 되며, 제가 꿈꾸는 대로 사진기 단추를 누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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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 6 내가 좋아하는 대로 찍고, 내가 즐기는 대로 사진잔치를 엽니다. 나한테 모자란 대목은 기꺼이 받아들이며 배우지만, 내가 즐기는 길과 매무새는 더 즐겁게 갈고닦습니다. ⓒ 최종규

▲ 내 사진 6 내가 좋아하는 대로 찍고, 내가 즐기는 대로 사진잔치를 엽니다. 나한테 모자란 대목은 기꺼이 받아들이며 배우지만, 내가 즐기는 길과 매무새는 더 즐겁게 갈고닦습니다. ⓒ 최종규

 

 기저귀를 빨던 손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양파를 썰던 손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마루를 걸레로 훔치던 손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책을 넘기던 손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사랑하는 옆지기를 쓰다듬던 손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이삿짐을 꾸리며 나르던 손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2009.05.04 14:32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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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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