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된 사랑, '그 누구 신 디 고라불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념 오페라 <백록담>

등록 2009.06.01 13:36수정 2009.06.0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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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할망 설문대할망 ⓒ 김강임

▲ 설문대할망 설문대할망 ⓒ 김강임

 '백년을 살아도 종놈의 자식은 종놈이주!'

한양에서 대정현 고사리 마을로 유배 온 '문길상'의 아리아는 한때 제주로 유배 온 유배객들의 아픔을 표현하였다.

 

 '답답한 마음 그 누구 신 디 고라불고'

 금기된 사랑을 나누는 '구슬이'의 아리아는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구구절절한 메시지를 던졌다.

 

 탐라의 섬 제주만의 색깔을 띠고 있는 제주 창작오페라 <백록담>. 지난 5월 29일부터 31까지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오페라 백록담은 한·아세안 특별정상 회의에 참석한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주 전통 갈옷을 선보인 '구슬이'의 의상과 제주어의 만남은 외국인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페라 <백록담>의 스토리는 제주인의 정서와 풍경, 신화와의 접목, 해녀와 무속인의 어우러짐을 표현한 종합예술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대소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오페라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견할 수 있어 조금은 지루하고 식상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또한 음악을 바탕으로 연계되는 종합예술에서 가슴을 울리는 음악, 기억에 남는 음악에 대한 기대치가 약하는 느낌이다.

 

 '탐라에는 계절도 없네. 하늘과 오름과 너른 바당'

 그러나 오페라와 제주어의 만남, 관객과 제주인의 문화정서 소통, 제주의 풍경을 담은 아리아와 중창 합창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관심이 고조되었다.

 

 무엇보다도 금기된 사랑을 이루기 위한 주인공 '구슬이'의 아리아는 제주여인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또한 오페라 <백록담>은 실존 인물인 제주 여인 홍윤애와 조종철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한때 제주가 유배지였음을 알리는 역사의 한 토막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탐라의 섬 제주에서는 만물이 1만8천의 신들과 설문대할망과의 소통이며,  제주의 모든 길은 한라산 백록담으로 통한다는 신성한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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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 노래 해녀의 노래 ⓒ 김강임

▲ 해녀의 노래 해녀의 노래 ⓒ 김강임

 

오페라 백록담

백록담으로 피신하라. 그곳은 인간의 힘이 닿지 않는 곳이니 그 누구도 너희들 두 사람을 해치지 못하리라.

 

 한양에서 '문길상'이란 젊고 유능한 청년이 대정현 고사리 마을에 유배를 와 아침부터 침통한 분위기다. 제주에 유배 온 '문길상'은 적막, 고독의 연속이며 유배처는 가시울타리로 둘러 막혀 타인의 출입은 상상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문길상의 집안과 적대관계에 있는 안종철이 신임목사로 부임하게 된다. 안종철은 부임하자마자 혹독하게 문길상을 문초하여 굴욕감을 느껴 스스로 죽음의 덫에 걸리도록 하면서 구슬이 입을 통하여 문길상이 죄를 만들려고 하였으나 구슬이는 입을 다물고 끝내 문길상의 잘못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한 과정에서 안종철은 금기 된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을 국법을 어긴 죄인으로 몰아 심하게 갖은 학대를 가하게 된다. 이후 만신창이가 된 문길상과 구슬이의 꿈속에서 헌신한 설문대할망을 만나 그의 계시를 듣게 된다.

 

문길상과 구슬이는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감옥을 몰래 빠져 나와 한라산 깊은 원시림으로 피신하여 들어간다, 한라산 속에 들어선 두 사람은 피로와 추위에 지쳐 실신상태애서 문길상은 자기를 버리고 구슬이만이라도 살아나기를 여러 차례 권유하지만 '구슬이'는 강한 끈기로 이를 극복 하고 마침내 그들이 꿈꾸는 백록담에 도달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덧붙이는 글 | 출연단체 : 제주특별자치도 도림예술단( 제주교향악단, 제주합창단, 서귀포합창단, 도립무용단)

2009.06.01 13:36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출연단체 : 제주특별자치도 도림예술단( 제주교향악단, 제주합창단, 서귀포합창단, 도립무용단)
#백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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