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 풀등해변 파도소리 새소리도 노을에 취해 잠든 섬

[박상건의 섬과 등대야기 66] 칠산 앞바다 한적한 섬, 송이도

등록 2009.06.11 13:21수정 2009.06.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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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도는  전남 영광군 낙월면에 딸린 섬이다. 주민 100명이 살고 있는 섬이다. 아주 고요하고 청정해변을 낀 휴양지로 제격인 섬이다. 해양수산부가 2005년 '아름다운 어촌'으로 선정했고, '우리나라 아름다운 섬 100선' 중 하나로 꼽힌 섬이다.

또 환경부가 전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을 선정했는데, 살아있는 생물체 중 이곳 괭이갈매기 소리가 1위로 선정될 정도로 갈매기 울음소리가 매력적인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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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마항 일몰 포인트인 포구에는 주말마다 사진작가들이 몰리는 곳이면서 강태공들의 낚시포인트이다. 송이도 가는 여객선 선착장이 있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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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마항 방파제 (사)섬문화연구소와 리얼tv는 다튜제작차 계마항부터 탐사에 나섰다. 방파제에 하얖게 갈매기 떼들이 앉아 있다. ⓒ 박상건


세계적인 희귀조 노랑부리백로는 천연기념물 361호이고,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집단 서식하고 있다. 또 전국 최대 규모의 왕소사나무가 군락하는 섬이다. 꿩, 흑로, 황조롱이 등 18종의 새가 서식하는 송이도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생태섬 중 하나이다.

송이도는 소나무가 많고 섬의 형태가 사람의 귀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농사 일이 없을 때는 참조기, 새우, 고등어 등을 잡는다. 특히 영광굴비 생산지로 유명한 칠산 앞바다를 바로 앞에 둬 값싸고 질 좋은 굴비를 많이 생산한다.

맨발로 걷는 몽돌해변은 해국이 피고 그물 손질하는 어부들의 작업장

송이도는 작은 섬이지만 여러 독특하고 풍부한 섬 문화를 지녔다. 선착장에 내리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바다가 송이도해수욕장. 길이가 1km에 이른다. 맨발로 걸어도 감촉이 좋을 정도로 아주 작고 부드러운 몽돌해변이다.

몽돌해변에서는 송이도와 칠산 앞바다로 오고가는 어선과 이를 따르는 갈매기들의 비행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사람들이 그물 손질하거나 새우를 말리는 작업장이기도 해서 섬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닷가에는 해국과 게메꽃이 피고 주변에 팽나무군락지와 기암괴석도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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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도 몽돌해변과 철부선 계마항을 떠난 철부선(도선)이 송이도 포구로 들어서고 있다. 송이도 특산물인 건새우와 그물들이 널려 있는 해변 모습.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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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도 몽돌해변 조약돌이 아주 잘게 널린 몽돌해변이다. 이런 해변은 백령도 콩돌해변과 이곳뿐이다. 맨발로 걸어도 그 감촉이 아주 좋다. 송이도 관문이자 대표해변. ⓒ 박상건


송이도의 매력중 하나는 조용한 섬으로 가족 단위 여행코스로도 좋다는 점이다. 갯벌과 조약돌 해변이 넓게 펼쳐져 갯벌체험 등 해양체험을 할 수 있다. 해식애가 발달해 물결 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 등 바위섬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해변에는 도자기 원료인 하얀 자갈이 많은데 이것이 규석이다. 백령도와 송이도에만 있는 돌이다.

구릉지를 끼고 있어 억새로 이루어진 산등성이에서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산등성이가 높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한적한 오솔길을 산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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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도 마을전경 송이도 뒷산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멀리 수평선 너머가 칠산도이다. 이 뒷동산에 오르면 드넓은 섬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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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이도 풀등 물이 빠지자 여행객들이 조개잡으러 나온 거대한 풀등. 그러나 어민들은 수심이 낮아 배를 타고 이 바다를 돌아가야 한다. 풀등 개발과 보전의 논란에 휩싸인 바다이다. ⓒ 박상건


하루 2시간씩 4Km 모래 바다가 열리면 맛조개, 피조개 등을 줍고

마을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신비의 바닷길이다.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데 1년에 200여 차례 되풀이 된다. 송이도와 각이도 사이 바다는 폭 250m 길이 4Km 정도. 썰물 때 갈라져 풀등(모래등)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바닷길이 열린다. 이 때 마을 주민과 여행객들은 맛조개, 피조개, 게 등을 잡을 수 있다. 

송이도 밭에서 선사시대 조개무지와 무문토기 조각 등이 발견될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오래 전부터 사람이 거주했던 유서 깊은 섬이다. 요즈음 보기 드문 풍습인 초분도 여전히 남아 있다. 초분은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땅에 바로 묻지 않고 나무 단을 쌓아서 올려놓은 뒤 이엉 등으로 덮어 바람을 이용해 장례를 치르는 풍습을 말한다.

초분을 사용하게 된 배경은 섬은 땅이 귀하기 때문에 무덤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가족 중 일부가 먼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 가족을 기다리는 동안 가묘를 해야 하는 경우, 땅을 터전으로 삼아가는 후손들을 위해 정월에 세상을 하직할 경우 땅을 손대지 않는다는 뜻으로 초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송이도의 경우는 후자이다. 섬에서 점차 사라지는 이러한 풍습이 송이도에는 여전히 전통문화로 남아 그 발자취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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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등과 각이도 산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광할한 백사장이 펼쳐진다. 앞 섬은 각이도. 갯벌이 섞인 이 바다는 수심이 낮아 배가 오고가는데 불편하면서 썰물에는 해산물 천국이 되는 기쁨과 안타까움을 반반씩 버무린 바다이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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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분 땅이 적었던 섬사람들, 정월에 귀한 땅에 주검 묻기를 꺼렸던 섬사람들, 멀리 고기잡이간 가장이 돌아오기 전에 주검을 묻지 않았던 섬사람들은 주검을 짚으로 엮어 풍장했다. 이제는 섬에서도 거의 사라진 초분을 송이도에서 4개 발견했다. 귀중한 민속학자료이다. ⓒ 박상건


강태공들의 즐겨 찾는 섬에서 맞는 이국적인 노을 풍경

강태공들이 가을 낚시시즌에 자주 찾는 섬이 송이도이다. 송이도 앞바다 안마군도에서는 35~40cm 감성돔이 잡힌다. 초보자들도 아무 바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우럭은 기본으로 잡을 수 있다. 집집마다 새우잡이를 함으로 미끼는 민박집 주인에게 부탁하면 된다.

민박집은 고깃배를 운영하고 있어 갓 잡아온 농어회, 민어회, 꽃게탕, 매운탕 등 각종 신선한 해산물을 제공한다. 시중에서 5~6만 원하는 횟감을 2만 원 선에 맛볼 수 있고, 백반 반찬으로도 아주 싱싱하고 맛있는 해산물들이 나온다. 물이 귀한 다른 섬과는 달리 송이도는 식수도 아주 풍부하기도 하다.

뭐니 뭐니 해도 송이도 풍경 중 빼 놓을 수 없는 장면은 낙조이다. 서해안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하게 모인 칠산도, 안마군도, 멀리 만재도 쪽으로 지는 노을모습은 매우 이국적이다. 특히 겨울철에 눈발이 날리는 송이도 앞바다로 떨어지는 노을은 이곳 섬에서만 만끽 할 수 있는 것으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환상적인 풍경화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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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바다와 그물질 하는 어부 송이도 몽돌해변은 어민들에게 거대한 작업장이다. 잡은 새우를 말리고 그물을 손질하는 곳이다 그러면서 민박집 여행객들에게는 앞바다를 오고가는 어선들을 감상하는 포인트이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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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해변 그물일 하던 어부도 돌아가고 하루 해가 지는 데 그물 털러 갔던 돌아오는 어선이 노을에 젖어 포구로 돌아오고 있다. ⓒ 박상건


낚시와 일몰 촬영 포인트, 고요함과 역동성이 교차하는 계마항

여름에는 야영장, 샤워장, 바닷가 쪽 벤치, 콘도형 민박, 몽골텐트, 바닷가 풀장 등이 개방된다. 겨울에는 바닷가 쪽 민박만 주로 이용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지 않아 가게는 기본적인 것만 진열한다. 따라서 간식거리를 넉넉하게 준비해 가는 게 좋다.

송이도로 가는 배가 출발하는 계마항은 방파제 등대 주변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방파제 주변에는 많은 낚시꾼들이 몰린다. 주 어종은 우럭, 농어, 감생이, 광어, 숭어, 망둥어, 노래미. 또한 일몰 포인트여서 노을 질 무렵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 애호가들의 플래시 터뜨리는 소리가 장관이다. 주변 억새밭과 방파제, 금빛바다, 어선과 갈매기, 포구의 정겨움까지 더해져 방송사의 다큐촬영 무대이기도 하다.

시간이 넉넉하거들랑 꼭 계마항 주변을 여유 있게 둘러볼 필요가 있다. 간만의 차가 심해 방파제 아랫도리까지 갯벌이 드러날 정도로 물이 빠진다. 반대로 밀물 때는 먼 바다로 나간 배들이 갈매기들을 데블고 방파제에 철썩철썩 풍랑을 내려치면서 생동감 있는 포구를 연출한다. 항 주변에서 횟집과 영광 특산물을 파는 가게들도 갖춰져 있다.

송이도는 전남 영광군 낙월면에 딸린 섬이다. 면적 4.44㎢, 해안선 길이는 15㎞이다. 낙월면 가장자리 섬이자 낙월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최고점은 왕산봉(161m)이고 남동쪽의 사질해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암석해안이며 곳곳에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한다. 부근 해역에서는 참조기, 새우, 고등어 등이 잡히고, 특산물은 미역과 꽃게이다.

송이도로 가는 길
1. 승용차
- 서울(호남고속도로)→광주(국도 22호선)→영광→법성면(지방도 842호선)→계마항→송이도
- 서울(호남고속도로)→정읍 I.C→고창→영광→법성면(지방도 842호선)→계마항→송이도 
- 서울(서해안고속도로)→영광 I.C→계마항→송이도
2. 대중교통
- 서울(강남터미널)→영광(1일 20회 운행)
- 동서울→영광(1일 4회 운행).
3. 배편
- 계마항→송이도(1일 1회 운항. 1시간 30분소요).
- 문의(송이도해운 061-247-2331)

섬 여행 TIP
1. 가게가 두 개 있지만 술, 음료수, 과자류 일부만 판다. 따라서 담배와 간식거리 등을 영광읍이나 계마항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
2. 바닷가에는 전망 좋은 민박집들이 있다. 대부분 어업을 병행하는 어민들로서 회를 주문할 수 있고 식사와 낚싯배 운항 등을 도움 받을 수 있다. 

섬 둘러보기

계마항
송이도로 가는 선착장이 있는 포구이다. 방파제 등대와 갈매기 떼들이 아름답고 방파제 주변으로는 많은 낚시꾼들이 장관을 이룬다. 왼쪽 등대는 농어 포인트. 주 어종은 우럭, 농어, 감생이, 광어, 보구치, 숭어, 망둥어, 노래미.

송이도 해수욕장
해수욕장 길이는 3km이고 면적은 30ha에 이른다. 맨발로 다녀도 발이 전혀 아프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감촉의 몽돌밭이다. 주변에 팽나무군락과 숲과 기암괴석이 많고 야영이 편리한 해변이다.

하얀 자갈밭
해안가에 깔려있는 하얀 자갈은 규석이다. 도자기 원료로 필수적인 소재이다. 국내에서는 송이도와 백령도에만 있다.

맑은물 약샘
선착장 동편 1km 지점에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약수가 솟고 겨울에는 따뜻한 약수가 나오는데 신경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기암괴석
동쪽 해안을 제외한 전 해안이 해식애로 둘러싸여 경관을 이루며 물결바위, 촛대바위, 해식동 거북바위 등 기임괴석이 많다.

대각이도(신비의 바닷길)
모세의 기적 같은 신비로운 바닷길이 연중 200회 정도 열린다. 송이도에서 각이도 사이 약 250m 폭에 4Km 정도가 썰물 때 모래바닥으로 드러난다. 이런 바닷길은 2시간 정도 열리는데 이 때 맛조개, 피조개, 게 등을 잡을 수 있다

왕소사나무군락
1991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되었다. 마을뒷산 큰 당에 수령 30~200년의 왕소사나무 110여주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초분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땅에 바로 묻지 않고 나무 단을 쌓아서 올려놓은 뒤 이엉 등으로 덮어 바람을 이용해 장례를 치르는 풍습이다. 마을에서  풀등으로 넘어가는 능선에 있다.

칠산도 갈매기 섬
송이리 산 1~7번지로 송이도 부속 섬으로 괭이갈매기의 서식지이다. 천연기념물 제361호 노랑부리 백로도 함께 서식하고 있다. 지금은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접근이 금지돼 있는데, 어선을 타고 주변을 둘러볼 수는 있다. 갈매기 떼는 그물을 털러오고 가는 송이도 어부들과 늘 동행한다.

바다낚시
강태공들이 가을 낚시시즌에 자주 찾는다. 송이도 바로 앞 안마군도 사이 바다에서 35~40cm 감성돔이 많이 올라온다. 어느 바닷가에서나 초보자들도 낚싯대를 드리우면 우럭은 기본으로 잡을 수 있다. 새우가 많이 잡히는 바다라서 민박집 주인에게 부탁하면 새우 미끼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섬과문화(www.summunwha.com)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섬과문화(www.summunwha.com)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섬 #영광 #계마 #송이도 #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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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언론학박사, 한국기자협회 자정운동특별추진위원장,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잡지학회장,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을 지냈다. (사)섬문화연구소장, 동국대 겸임교수. 저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포구의 아침>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예비언론인을 위한 미디어글쓰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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