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한 바구니 "정말 오지네"

강진 하저마을에서의 갯벌체험 반나절

등록 2009.06.15 09:47수정 2009.06.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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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하저마을 갯벌. 물이 빠지면 갯벌체험장으로, 물이 들면 풍광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곳이다. ⓒ 이돈삼


'남도답사 일번지' 강진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고운 햇살에 봄꽃들이 피어나는 봄에도 그렇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도 마찬가지다. 강진은 늘 제 철에 맞는 모습으로 편안하게 맞아준다.

그 중에서도 23번국도, 강진읍에서 칠량·대구면을 거쳐 마량에 이르는 길은 언제라도 좋다. 강진만 동쪽 해안의 풍광도 풍광이려니와 바닷가 마을과 구릉, 해변을 지나가는 묘미를 모두 안겨준다. 길은 총 길이 25㎞ 정도. 승용차로 30여 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은 확 트인 강진만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바닷가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해안을 따라 옹기종기 모인 마을과 드넓은 갯벌에서 갯것을 캐내는 아낙들의 모습에서 진한 삶의 체취도 묻어난다.

하여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갯내음을 맡아보는 것도 운치 있다. 그 내음을 쫒아 갯벌에 들어가 보는 것도 괜찮다. 기척에 놀라 구멍을 찾아 들어가는 게의 몸놀림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다 우연히 작은 바지락이라도 한 알 건지면 정말 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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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지면 해볼 수 있는 갯벌체험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신이 나는 체험이다. 금세 바지락 한 움큼이 손에 잡힌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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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하저마을 갯벌체험. 굳이 준비를 하지 않았더라도 갯벌 앞에 있는 체험마을 사무실을 찾아가면 장화와 장갑, 호미를 다 빌려준다. 체험이 어렵지 않는 이유다. ⓒ 이돈삼


그 곳이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저두리 하저마을이다.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이 마을의 명소는 갯벌에 놓인 긴 나무다리. 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로 들어가는 길이 되고, 물이 들었을 땐 물 위를 걸어보는 산책로가 된다.

갯벌로 내려가 작정하고 바지락을 캐볼 수도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갔더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마을에 장화와 호미, 바구니 등 갯벌체험을 위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도 한 사람당 5000원이면 거뜬하다.

미리 연락하고 여럿이 찾으면 독살체험장에서 손으로 물고기를 잡아볼 수도 있다. 돌을 쌓아 만든 독살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 밀물 때 조류를 따라 들어온 물고기를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둬놓고 하는 어로방식이다. 낚시로 망둑어도 낚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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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서 건져올린 오진 것들. 바지락이 흔하다. 게는 갯벌체험의 재미를 더해준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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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독살체험장. 단체로 예약하면 전통적인 고기잡이 방식인 독살도 체험해 볼 수 있다. ⓒ 이돈삼


넉넉하게 채취하고 또 잡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갯벌에서 바지락과 게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시간가는 줄 모른다. 생생한 현장체험이고 자연학습이 따로 없다. 그 모습에 어른들도 신이 나고 뿌듯하다.

바닷가 식당에서 바지락칼국수 한 그릇 먹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회 한 접시로 입맛을 다시는 것도 특별하다. 다른 곳과 달리 1인분만 달라고 해도 내준다. 앞바다에서 갓 잡은 것으로 요리한 그 맛이 일품이다.

단순한 드라이브가 아니라 갯벌체험을 목적으로 마을을 찾는다면 물때를 맞춰가야 한다. 모처럼의 체험 나들이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물때를 맞추지 못했더라도 한동안 바닷바람을 쐬다보면 금세 물빠지는 때가 돌아온다.

갯벌을 빨갛게 물들이는 강진만 일몰의 황홀경도 잊지 못할 풍광이다. 영랑생가와 고려청자도요지, 마량항 등도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다. 매주 토요일 오후 마량항에서 펼쳐지는 토요음악회는 덤이다. 이래저래 오진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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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이와 슬비가 하저마을 앞 갯벌에서 바지락을 채취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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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체험 후 맛본 바지락칼국수. 국물맛이 일품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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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저마을 풍경. 갯벌체험 후 잠깐 바닷길을 돌아보는 것도 강진만 여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문의 - 하저 어촌체험마을 ☎ 061-432-7967


덧붙이는 글 ☞ 문의 - 하저 어촌체험마을 ☎ 061-432-7967
#갯벌체험 #하저마을 #강진만 #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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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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