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원은 조중동 불매운동 하면 안 되나?

[주장] '언소주'에 대한 색깔론, 비상식적 비방을 중단하라

등록 2009.06.15 16:39수정 2009.06.15 16:48
0
원고료로 응원
a

조선닷컴 기사 제목 15일 '언소주' 관련 조선닷컴 기사 제목 캡쳐 ⓒ 최광은

▲ 조선닷컴 기사 제목 15일 '언소주' 관련 조선닷컴 기사 제목 캡쳐 ⓒ 최광은

 

조선·동아·중앙일보 광고주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에 대한 보수단체와 보수언론의 공격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제는 색깔론까지 가세했다. 15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제목은 '언소주 활동은 좌파 정치운동'이었다. "언소주의 기업 공격은 순수한 소비자운동이 아니라 좌파정치운동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자유기업원의 주장을 여과없이 내보낸 것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자유기업원은 지난 14일 "언소주 주요 간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은 소비자운동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며 "언소주의 김성균 현 대표는 사회당 당원이며, 국가보안법 위반 경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닷컴>은 관련 기사 제목을 아예 '사회당 당원 '언소주' 대표, '경향좋아' ID로 활동'으로 뽑았고, 15일자 <문화일보>는 기사 제목을 '現대표 사회당원… 국보법 위반 경력'으로 뽑았다.

 

<동아일보>는 사설 '해외에 삼성 악선전해 경제 망치려는 협박꾼들'에서 "신문 광고주에 대한 협박을 일삼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이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있다"며, "소비자운동 운운은 그들의 극좌파 이념을 실천하기 위한 구실일 뿐"이라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았다.

 

a

문화일보 기사 제목 15일 '언소주' 관련 문화일보 기사 제목 캡쳐 ⓒ 최광은

▲ 문화일보 기사 제목 15일 '언소주' 관련 문화일보 기사 제목 캡쳐 ⓒ 최광은

 

이들은 모두 자유기업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그대로 보도하며 자신들의 편협한 시각으로 편집했다. 사실 확인도 제대로 않고 개인신상정보까지 들춰 색깔론 짜맞추기에 여념이 없는 보수언론의 행태는 차마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이다.

 

한편, 관련 보도자료를 낸 자유기업원에 직접 문의를 하니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자유기업원은 해당 개인정보를 어떤 식으로 캐내어 보도자료를 작성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확인 결과, '언소주' 김성균 대표는 사회당 당원으로 가입한 적이 없다. '언소주' 정순욱 총무팀장도 자유기업원이 내보낸 보도자료에 있는 한국민족청년회나 민족문제연구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사회당 대표로서 이런 식의 보도 행태에 더욱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사회당은 지난 1998년 창당 이래 12년째 꾸준히 공직선거에 참여해왔고,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선관위에 등록된 합법적 정당이다.

 

'언소주' 대표가 정말 사회당 당원이었다면, 소비자운동은 곧 좌파정치운동으로 둔갑되어야 하는가. 사회당 당원이 소비자운동을 하면 그것은 소비자운동이 아니고 좌파정치운동이 되는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들춰내는 것도 똑같은 문제가 있다.

 

선진국에서 불매운동은 정당한 소비자운동이며 분명히 합법적이다. 매매가 자유이듯, 매매를 거부하는 것도 자유이기 때문이다. 법원 역시 지난 2월 19일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언론매체의 소비자인 독자는 언론사의 편집정책을 변경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언론사에 대한 불매운동 등의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불매운동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대표 보수언론들은 '신종 테러범', '불매협박', '광고테러', '광고주 마녀사냥'이라며 '언소주'의 불매운동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정당한 소비자운동을 폄훼하고, 색깔론을 들먹이며 '언소주'를 탄압하기 위해 온갖 비상식적 수단을 동원하는 보수단체와 보수언론을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나. 상식적인 보수는 정녕 기대하기 어려운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최광은 기자는 사회당 대표입니다.

2009.06.15 16:39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최광은 기자는 사회당 대표입니다.
#조중동 불매운동 #사회당 #자유기업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에식스 대학(University of Essex) 정치학 박사. <모두에게 기본소득을>(박종철출판사, 2011) 저자.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 평생회원.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