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는 있다? 없다?

파랑새 찾아 떠나는 인생

등록 2009.07.02 14:09수정 2009.07.02 14:0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무슨 일이든 빨리 빨리, 남보다 앞서가며 남보다 잘해야 하는 고달픈 인생! 공부도 잘해야 하고 시험도 잘쳐야 하고 얼굴도 예뻐야 하고 키도 커야 하고 돈도 잘 벌어야 되고 영어도 잘해야 됩니다. 잘해야 되는 일, 남보다 앞서가야 되는 일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파랑새를 쫓아 나선 소년이 노인이 될 때까지' 끝없이 경쟁의 수레바퀴를 굴려야 합니다. 벨기에 사람 마테를링크가 쓴 <파랑새>라는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파랑새를 쫓아 나선 소년은 파랑새를 보고 그 새를 잡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금방 잡힐듯 하지만 새는 자꾸만 멀어집니다. 소년은 결국 노인이 되어서야 깨닫습니다.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 파랑새는 집에 있었습니다.

 

a

파랑새-환경이 훼손되지 않는 숲 속 또는 물 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윤병렬

파랑새-환경이 훼손되지 않는 숲 속 또는 물 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윤병렬

 여기서 말하는 파랑새는 '행복'을 가리킵니다. 행복도 파랑새도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파랑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은 "파랑새는 있다"입니다. <파랑새는 있다>는 1997년 KBS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입니다. 밤무대 차력사,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 무명가수, 윤락녀 등 화려한 삶을 살진 못하지만  아웅다웅하면서도, 서로를 감싸안을 줄 아는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유쾌하게 그렸던 작품입니다.

 

 '파랑새'는 우리에게 행복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 보게 하는 새. '내 삶 속의 파랑새'를 의미합니다.

 

a

파랑새가 사는 곳 파랑새는 먹이가 많은 물가에 주로 삽니다. ⓒ 윤병렬

▲ 파랑새가 사는 곳 파랑새는 먹이가 많은 물가에 주로 삽니다. ⓒ 윤병렬
 여름철새 파랑새는 겨울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살다가 4~5월 무렵 우리나라를 찾아옵니다.  큰 고목이 드문드문 서있는 산 근처나 공원, 농경지 부근에 서식합니다. 날 때는 날개의 흰색무늬가 선명합니다. 간혹 까치 둥지를 차지하기 위해 동네 까치들이랑 격렬한 전투를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동네 깡패' 까치에게 '맞짱' 뜨는 새입니다. 까치는 조폭처럼 무리지어 다니며 맹금류를 공격합니다. 독수리나 말똥가리 등의 맹금류도 동네 까치들 앞에선 줄행랑을 칩니다. 하지만 파랑새는 다릅니다. 날렵한 비행술을 가진 파랑새와 까치가 맞짱을 뜨면 파랑새가 이깁니다. 비어 있는 까치 둥지에 파랑새가 둥지를 틀기도 합니다.
 
a

파랑새가 사는 곳 곤충이 많이 사는 곳에서 파랑새도 삽니다. ⓒ 윤병렬

▲ 파랑새가 사는 곳 곤충이 많이 사는 곳에서 파랑새도 삽니다. ⓒ 윤병렬
 노래 가사에도 종종 파랑새가 등장합니다. 만화 영화로 방송되었던 '파랑새' 노래 가사입니다. 1987년 MBC에서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 누가 만든 말인지 모르지만 바빌라 돌라릴라 바비돌라 이렇게 말해봐요 행복이 와요 바빌라 돌라릴라 바비돌라 파랑새를 찾아가자 하늘저멀리 행복을 찾아가자 세상 끝까지 바빌라 돌라릴라 바비돌라. ♪
 
 가수 이문세의 '파랑새' 노래 가사입니다.
 
♬ 귓가에 지저귀던 파랑새 마음을 파닥이던 파랑새 푸쉬싯 날개짓이 예뻐서 늘 곁에 두고싶던 파랑새 마음속에 파란눈물 떨구고 꿈결처럼 먼하늘로 날았네 삐릿삐릿삐릿 파랑새는 갔어도 삐릿삐릿삐릿 지저귐이 들리네. ♬
 
a

방울새 방울새 ⓒ 윤병렬

▲ 방울새 방울새 ⓒ 윤병렬

 방울소리를 내는 새. 각종 열매를 주로 까먹는 방울새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새야 새야 파랑새야'의 파랑새는 방울새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사진에 나오는 여름철새 파랑새는 녹두밭에 앉아 청포장수를 울리는 그 파랑새는 아니라고 합니다. 녹두밭에 앉은 방울새 때문에 파랑새가 누명을 쓴듯 합니다.
 
 '파랑새 증후군'이란 말도 있습니다. 가까운데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비현실적인 계획이나 꿈을 세워놓고 멀리 있는 행복을 찾아 헤매는 것을 파랑새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걸려있는 병 중에서 가장 심각한 병이 바로 '파랑새 증후군'인듯 합니다.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병이 가장 심각한 병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새 한마리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 모실 줄 아는 마음, 섬길 줄 아는 마음 속에 행복이 있습니다. 행복은 지금 바로 여기, 가장 가까운데서 찾아야 합니다.

 

"파랑새는 있다." "내 마음 속에..."  "방하착(放下着)"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경남 사천의 대표 인터넷 신문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파랑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