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미륵불 찾기

석보암과 용화사 미륵불

등록 2009.07.09 12:40수정 2009.07.0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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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는 수 많은 미륵불이 있다. 법당에 모셔져 있거나 노천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지정 유적들도 많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이런 알려져 있지 않은 미륵불이 있다고 하여 찾아 나섰다.

 

석보암 불상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석보암이라는 곳에 미륵불상을 먼저 찾았다. 사전 정보도 부족하고 또 예전에 주변을 맴돌다가 못 찾고 돌아온 곳이라 이번에는 주변 마을을 탐방하여 마을 어르신들께 문의하여 겨우 어렵게 찾았다. 네비게이션도 찾지 못하는 이런 유적들을 만나면 늘 발품을 팔아야만 한다. 알고보니 예전에 생각해둔 개인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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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암 전경 석보암은 전화번호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개인집 수준의 암자이다. ⓒ 김환대

▲ 석보암 전경 석보암은 전화번호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개인집 수준의 암자이다. ⓒ 김환대

 개인집에 석보암이라는 현판을 걸고 미륵불을 모시고 있는 곳인데 관리를 하시는 할머니께서 이 불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그중 불상을 옮기려고 시도하는 도굴꾼이 한때 있었는데 그때 이 불상은 아무리 옮기려고 해도 움직이지 않고 자리를 지켜 원래 그대로 모셨다고 한다. 이밖에도 영험한 신통력이라든지 신비로운 이야기들도 들려 주셨다.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 이후의 불상으로 보이며 마멸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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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암 미륵불 석보암 미륵불 ⓒ 김환대

▲ 석보암 미륵불 석보암 미륵불 ⓒ 김환대

불상 옆에는 작은 돌이 있는데 소원을 비는 돌 할매와 같은 기능을 하는 돌이었다. 소원을 빌고 정성을 드리면 문지른 돌이 어느 순간 안 움직이고 딱 달라붙는다는 것이다. 신기하게 정말 그런 일이 이루어져 다시 한번 놀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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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암 돌 석보암 돌 ⓒ 김환대

▲ 석보암 돌 석보암 돌 ⓒ 김환대

 찾아가는 길은 신화리 교회를 기점으로 떨어진 개인집인데 안내자 없이는 정말 찾기 어려운 곳이다.    

 

상북면 천전리 용화사 미륵불

 

울주군에는 천전리가 두 곳 있다. 알려진 곳은 반구대 인근 천전리 각석이 있는 천전리인데 상북면에도 천전리가 있다. 천전리 용화사에도 법당에 미륵불이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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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북면 용화사 용화사 ⓒ 김환대

▲ 상북면 용화사 용화사 ⓒ 김환대

 이 절의 미륵불이 왜 중요한가 하는 것은 바로 미륵바위가 미륵불로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민간에서 모시던 미륵이 사찰의 미륵불로 자리잡은 것은 유래를 정말 찾아보기 어렵다. 어느 여름에 할머니가 동냥 하러 마을로 내려왔다가 별안간 폭우가 내렸다. 이 비로 강물이 불어 화장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있는 화장산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배가 고픈 할아버지는 고함을 치고 할머니를 불렀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강물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일주일 동안 서로 쳐다보다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 할머니가 죽은 곳이 바로 현재의 용화사 자리라고 하는데, 원래 그곳은 섬이었다고 한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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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사 미륵불 용화사 불상 ⓒ 김환대

▲ 용화사 미륵불 용화사 불상 ⓒ 김환대

신라시대에는 이곳을 거지화현이라고 불렀다. 거지화현의 현령이 서울로 회의를 갔다가 돌아오는데, 이 근처를 지날 때 말의 발굽이 떨어지지 않았다. 현령은 사람들을 시켜서 어떤 일인가 알아오라고 하였다. 마부가 근처의 토굴에 살고 있던 젊은이를 찾아 물었더니, 그 자리에 절을 세워주면 말의 발굽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현령이 절을 세우겠다고 하자 신기하게도 말굽이 떨어져 갈 수 있게 됐다. 그 후로 절을 세우는 공사를 하는 도중에 미륵불이 발견됐다. 바로 그 미륵불이 할머니의 현신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 천전리 사람들은 하는 일 없이 길가에 멀뚱하게 서 있는 미륵석불이 얄미워 "너희들도 장정 몫을 해라"며 장정 수에 넣었으나 막상 석불에게도 군포가 떨어지자 후회막급이 되었다. 어느 시기엔가, 언양 현감이 장정들의 이름을 적어 군포를 거둬들이는데,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 미륵을 장정 수에 포함하여 적어 넣었다. 그 후 관아에서는 장정의 수효대로 혹독하게 군포를 거두니 마을 사람들의 원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석불을 장정에 충당하여 우리가 화를 당하는구나'하고 탄식하였다. 이 말이 떨어지자 홀연 석불 어깨 위에 두 필의 면포가 얹혀졌다. 이것을 본 마을 사람들이 영험한 미륵이라 하여 용화사를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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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부재 석탑부재 ⓒ 김환대

▲ 석탑부재 석탑부재 ⓒ 김환대

용화사에는 또 북극전이 있는데 북극전은 북두칠성을 모시는 법당으로 그 안에는 산신도와 칠성도가 걸려 있다. 주변에는 석탑 부재와 각종 석조물도 일부 보인다. 

 

보수공사 중인 간월사지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에는 간월사지가 있는데  이곳 법당의불상은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으로 보물 제370호로 지정된 울산지역의 유일한 보물 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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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사지 전각 간월사지 전각 ⓒ 김환대

▲ 간월사지 전각 간월사지 전각 ⓒ 김환대

옛 절터는 동아대박물관에서 발굴되어 법당자리가 밝혀졌고 석탑 2기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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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사지 간월사지 ⓒ 김환대

▲ 간월사지 간월사지 ⓒ 김환대

두 탑은 거리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으며 탑 몸돌에는 금강역사상이 새겨져 있는데 경주 장항리사지에서 보이는 그 양식과 아주 흡사하며 상태도 양호하게 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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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사지 석탑 금강역사상 간월사지 석탑 금강역사상 ⓒ 김환대

▲ 간월사지 석탑 금강역사상 간월사지 석탑 금강역사상 ⓒ 김환대

현재 불상을 모신 전각은 보수공사중이다. 주변에는 각종 모텔과 온천시설이 있다. 아직도 주변에는 미륵불의 영험함을 알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이런 알려지지 않은 지역내 유적들을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답사의 재미일 것이다.

2009.07.09 12:40 ⓒ 2009 OhmyNews
#석보암 #용화사 #간월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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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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