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소탐대실

남북관계를 자주적으로 풀어야한다

등록 2009.08.05 13:43수정 2009.08.0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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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적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촌노인에게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북미관계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처지를 생각하면 너무 딱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였던가?

나는 흔히 말하는 '미국과 혈맹 관계'라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한국의 발전과정에 미친 긍정적인 면이 있었음도 인정한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이익 없이 순수하게 우리에게 많은 호의를 베풀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태어나서 성장하는 동안 하루도 미국을 들먹이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기억한다. 한때 개인적으로 미국은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철들고 "미국에게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존재였는가?" 또 "주한 미군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미국이 결코 우리나라의 이익만을 위한 나라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째, 한국은 미군의 한물간 무기나 사주는 소비시장이었다. 둘째, 북쪽을 위협하는 쐐기요 더러는 회유하는 미끼이기도 했다. 셋째,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일본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서 활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미행정협정] [전시접수국 지원협정] [전략적 유연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한미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 내 주장이 틀리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동안 미국이 남북관계의 긴장 해소보다 끊임없이 갈등을 조장하고 현실을 고착화 시키려는 시도를 해왔던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미국은 한국에게 북핵문제를 강력 대응하겠다고 수없이 언급했음을 기억한다. 그러면서 불과 며칠 전에도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면서 우리 정부를 안심시켰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전 대통령의 전격 방북이 이루어지고 말았으니!

 

촌 노인이 보기에도 우리 정부가 미국과 북한에 보여준 대응방식은 너무 촌스러웠다. 미국의 지난 행태를 상기하고, 특히 민주당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무슬림들과의 화해, 이란과 화해 제스추어를 보면서 분명히 북미관계 해결의 조치가 있을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르랴. 예상보다 빨리 미국은 북한에 대해 우리나라가 놀랄 수밖에 없는 조치를 취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동안 현안 문제였던 미국 국적의 여기자를 동행하고 평양을 나왔다.

이런 미국의 클린턴의 행동은 북한과 조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의 물밑 접촉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정부 관계자는 일주일전에 알았다고 말하지만 그 말은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는 사실일까?

아마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물밑 접촉을 몰랐을 것이다. 최근까지 미국 정부 관리들의 북한 제재발언을 믿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와서 일주일전에 알았다는 말이나 하고 있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지난 국민의정부 참여정부가 노력하여 이룩한 남북관계의 성과는 한나라당이 집권 후 "퍼주기" "좌빨"이라는 단어로 매도되면서 70년대로 돌려지고 말았다.

북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려던 기반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는 말이다.

 

이제 우리 정부가 6.15 선언. 10.4 공동선언을 이행하겠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있었던 mb정권의 대북정책의 기조에 사과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mb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기에 선뜻 응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정부는 또다시 미국의 눈치나 보며 미국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중국과 미국은 북한과 교역을 확대하여 북한 시장을 과점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우리정부는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되고 말 것이다.

어쩌면 북한은 통일보다 중국의 한 성으로 편입을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정부가 제대로 못한다면 국회라도 제대로 방안을 세워야 하건만 지금 한나라당이 하는 짓을 보고 있으면 문자 그대로 mb 뒤에서 멀거니 쫓아가는 형국이니 어찌 기가 막히지 않을 것인가?

오늘에야 몇 의원들이 정부에게 특사 파견을 요청하고 있지만 뒷북치는 발언이 무슨 효과가 있을 것인가?

 

 세계를 보라는 말은 아니다. 그동안 촌노인은 수차 한나라당 의원들이 적어도 주변의 현실이라도 제대로 보기를 희망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겨우 미디어법에 목을 매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소탐대실의 꼴을 당하고 만 것이다.

 

한나라당에도 국민이 기대하는 인재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이제라도 뜻있는 의원들이 앞장서서 미디어법의 무효를 인정하고 야당과 합심하여 남북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

 

남북의 갈등을 풀기 위해 mb 정부로는 안 된다. 아마 북한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가 나서야 한다. 민간단체와 손잡고 그동안 진행해온 민간인들의 교류라도 확대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빨리 추진해야 한다.

 

4대강 살리기 같은 다수의 국민이 원하지 않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활성화, 10.4선언에서 합의한 해주와 신의주 지역 개발과 투자 등을 추진하도록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

4대강 살리기에 투자하는 돈의 십분의 일만 투자한다고 해도 남북의 경제 발전은 물론 4대강 살리기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국회여 분발하라.

한나라당의 뜻있는 국회의원들이여 민족의 현실을 직시하라.

듣자하니 상당수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외유중이라고 한다.

빨리 불러들이라. 그리고 미디어법의 무효를 선언하고 야당과 남북문제를 논의하라.

더 이상 mb에게 기대할 것 없다.

국민의 이름으로 남북문제를 풀어가자. 급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서하라는 필명으로 한겨레필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8.05 13:43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서하라는 필명으로 한겨레필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탐대실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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