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제대로 된 추석선물을 받고 싶다

등록 2009.09.30 11:15수정 2009.09.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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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신문은 29일 'MB, 추석 앞두고 연일 선물 보따리' 기사에서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연일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올 추석 선물 트렌드는 '친서민'과 '농심달래기' 통신요금을 인하하고 서민대출을 확대하는 등 친서민정책을 쏟아내는 한편 풍년임에도 쌀 값 하락 때문에 시름이 깊은 농민을 지원하는 데 두 팔을 걷어 붙였다고 보도했다.

쌀값 안정을 위해 매입량을 늘리는 것은 쌀값 폭락에 직격탄을 맞은 농민들에게 작은 선물은 맞다. 휴대전화 요금을 내린 것도 맞다. 하지만 진짜 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안다면 정부가 추석 선물을 서민들에게 주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정부가 내놓은 쌀값 대책을 보자. 올해 수확기 쌀 매입량을 계획보다 23만톤 늘려 지난해보다 270만톤을 매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각계 인사와 소외계층 7000명에게 보내는 추석선물도 햅쌀과 쌀국수로 전달하는 것이 대책이다.

23만톤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입가가 건조벼 40㎏ 기준으로 농협의 잠정 매입가가 지난해 5만4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한 가마니에 1만원이 떨어졌다. 시가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10-2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쌀값 폭락 원인을 밥을 먹지 않는데서 찾는다. 그래서 정부가 내 놓는 대책이 쌀국수, 쌀막걸리에 설렁탕에 국수가 아니라 밥을 넣어 먹자는 것이다. 쌀국수와 쌀막걸리로 쌀 소비량을 늘리면 쌀 소비량을 조금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원인이 있다. 그러니 방법도 달라진다.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된 대북 쌀지원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해마다 40만t 규모의 대북 쌀지원을 중단했었다. 단순계산으로 대북 쌀 지원 중단으로 쌀 재고량이 80만톤이 늘어난 것이다.

많은 농민들이 쌀값 안정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은 북녘 동포들에게 중단된 쌀 지원을 통하여 쌀값 폭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지금 북녘 동포는 쌀이 없어 문제고, 남한 농민들이 쌀이 남아 돌아 문제다. 이렇게도 좋은 방법이 있는데도 쌀막걸리, 쌀국수, 설렁탕에 국수가 아니라 밥 넣어 먹자고 하는가. 대북 쌀 지원은 북녘 동포와 우리 농민들에게 이보다 좋은 추석 선물은 없다.


서민을 다시 찾아보자. 2009년 서민 중의 서민은 지난 1월 21일 경찰특공대 강제 진압을 가족을 잃고 아직도 고통당하는 용산철거민 유가족들이다. 아직 이명박 정부는 용산 남일당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있다. 벌써 흙으로 돌아갔어야 할 시신은 아직도 장례를 치러지 못했다. 참사 7일만에 맞은 설날(1월 26일)을 눈물로 보냈던 유가족들은 이제 추석마저도 눈물로 지내게 되었다.

정운찬 총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총리에 취임하면 용산철거민참사 우선 유가족들을 만나겠다고 했지만 취임 직후 "과천 같은 도시 만들 것이냐, 송도 같은 도시를 만들 것이냐에 대해 세심하고 넓은 고려를 해야 한다"고 한 말처럼 세종시에 쏠려있다. 추석이 3일 남았다. 그 전에 용산철거민 참사 유가족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고통을 듣고, 검찰이 공개하지 않는 수사기록을 공개하는 방법을 약속하는 것이 진짜 추석선물이다.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이 129콜센터(보건복지 종합상담센터)를 방문 현장에서 모녀와 직접 통화을 통해 만난 '봉고차 모녀'처럼 온 나라에는 '신빈곤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약 400만명이나 있다. 이들은 봉고차 모녀처럼 차가 있다에서부터 여러가지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복지혜택 사각지대에 내몰린 서민들로 하루 하루 버겁게 살아가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10년 예산요구안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예산은 157억(추경불포함)이 줄고, 대상자는 7000명 줄어드는 것으 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복지예산이 역대 최대라고 발표하고 일부 언론들을 이를 홍보하기에 바쁘다. 사상 최대 복지예산이라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 이들 신빈곤층을 돌보 복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학생들에게 '교수님'으로 불리지만 '보따리 장사'라는 별명은 가진 대학 시간제 강사들은 대표적인 비정규직으로 1시간당 1만 9천원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언제 잘리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벌써 잊혀지기 시작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도 있다.

생색내기식 친서민 정책이 아니라 진짜 서민들이 겪는 고통을 어루만져주면서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지 않고 서민행보하는 것을 지금 당장은 지지를 받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 있다.

대북 쌀 지원, 용산철거민 유가족 방문, 신빈곤층 복지대책 수립 따위가 진짜 추석 선물이다.
#서민 #친서민 #추석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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