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담장에서 미디어법 통과를 읽어내다

설치미술에서 현 세태를 보다

등록 2009.11.01 12:07수정 2009.11.01 12:08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주군 북내면 서원리에 가면 접시로 담장을 쌓은 집이 있다. 난 이 담장을 볼 때마다 미디어법이 생각이 난다. 이 접시 담장 위에 있는 설치물들을 볼 때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a

접시담장 여주군 북내면 서원리에 있는 접시로 쌓은 담장 ⓒ 하주성

▲ 접시담장 여주군 북내면 서원리에 있는 접시로 쌓은 담장 ⓒ 하주성

수 천 장의 접시를 이용해 쌓은 담장. 물론 이집의 주인은 설치미술로 이 접시담장을 쌓았지만, 난 왜 자꾸 이 담장이 미디어법과 연결이 되는지 모르겠다. 이 구조물을 보면 이렇다.

 

기회만 엿보는 신문사와 재벌들

 

a

접시담장 수천장의 접시로 쌓아올린 담장조형물 ⓒ 하주성

▲ 접시담장 수천장의 접시로 쌓아올린 담장조형물 ⓒ 하주성

첩첩히 쌓은 권력 뒤에 신문사와 재벌들이 있다. 국회에서 미디어법이 상정되어 날치기 통과가 되고, 결국 헌재로 넘어간 미디어법은 신문사들이 방송을 겸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법이라는 것이다. 끈으로 연결된 이들이 왜 이토록 전 국민의 대다수 의사를 저버린 채 난리를 피우는 것일까? 그거야 삼척동자도 그 속내는 다 알고 있다. 저 접시담장을 보라. 앞에는 여당이라는 담과 그 뒤에 정부라는 담이 있다. 그리고 그 뒤에 숨어서 기회만 노리는 재벌과 신문사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지 않은가.

 

나도 구미가 당기네

 

a

접시담장 나도 있다. 상상이 지나쳐 버린 것일까? 저 큰돌이 왜 재벌로 보이지 ⓒ 하주성

▲ 접시담장 나도 있다. 상상이 지나쳐 버린 것일까? 저 큰돌이 왜 재벌로 보이지 ⓒ 하주성

 

재벌이 있다. 가끔은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래서 미디어법이 통과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백과사전의 설명은 「미디어법은 방송법, 신문법, IPTV법으로 이뤄진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다.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사 지분 참여 허용, 종합편성 PP신규 허가, 보도전문채널 허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기업과 신문은 지상파TV의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고,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지분은 30%까지 참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 잘만하면 그 이상 지분도 가능하다.

 

재벌을 비호하는 세력들

 

a

눈 크게 뜨고보자 미디어법이 통과가 되고 나면 여기저기서 두 눈 부릅뜨고 난리를 피우겠지 ⓒ 하주성

▲ 눈 크게 뜨고보자 미디어법이 통과가 되고 나면 여기저기서 두 눈 부릅뜨고 난리를 피우겠지 ⓒ 하주성

미디어법안이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가 될 즈음, 이런 무섭고 사나운 인물들이 앞장을 섰다. 무조건 통과를 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띤 사람들. 이들은 고구려의 철갑기병대보다도 더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선 것 같다. 그 힘, 힘없고 배고픈 국민들을 위해서나 좀 쓰지.

 

거 좀 빨리 통과시켜 봐

 

a

뭐하나 이 사람들아 첩첩이 쌓인 담장 뒤에서 인상을 쓰고 재촉하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 하주성

▲ 뭐하나 이 사람들아 첩첩이 쌓인 담장 뒤에서 인상을 쓰고 재촉하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 하주성

힘의 벽 뒤에서 인상을 쓰고 있는 인물들. 과연 누구일까? 내가 저 중에 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을까? 모두가 난 아니라고 하겠지. 알게 모르고 미디어 법안을 얼른 통과 못 시킨다고 압력을 넣고 있는 인물들. 거 참 이 접시담장은 왜 날 이렇게 바보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힘이 없어요

 

a

우린 힘이 없어요 거대한 힘에 밀려 풀이 죽은 사람들.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려 덮칠 것 같다. ⓒ 하주성

▲ 우린 힘이 없어요 거대한 힘에 밀려 풀이 죽은 사람들.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려 덮칠 것 같다. ⓒ 하주성

인원에 밀리는 힘없는 사람들. 법안 상정을 해놓고 통과 저지를 하려는데, 거대한 집단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쏟아져 덮칠 것 같은 저 기세를 보라. 참 닮아도 닮아도 이 접시 담장, 당시와 너무 닮았다. 주인이 미리 예견이라도 한 것인가? 

 

우리가 누군지 알아?

 

a

우리가 누군지 알아? 남의 자리에 가서 투표를 한 사람들. 물론 찬성표를 찍은 사람들이다. ⓒ 하주성

▲ 우리가 누군지 알아? 남의 자리에 가서 투표를 한 사람들. 물론 찬성표를 찍은 사람들이다. ⓒ 하주성

미디어법은 국회에서 법안 상정이 된 후 1차 투표에서 부결되었는데, 이를 재투표하여 가결시킴으로서 국회법 92조 '일사부재의'원칙을 위반하였다. 그러나 다시 상정되지도 않은 법안을 2차 투표로 끌고 가 순식간에 통과를 시켜버렸다. 그 와중에 남몰래 색깔을 바꾸어 남의 자리에 가서 대리투표를 한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색깔을 바꾸어가며 충성을 한 당신들. 대단하십니다. 

 

그래도 변한 것은 없다

 

a

여전히 벽은 두터웠다 헌재도 이미 벽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벽은 단단했다. ⓒ 하주성

▲ 여전히 벽은 두터웠다 헌재도 이미 벽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벽은 단단했다. ⓒ 하주성

바뀐것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헌재의 판단을 기다렸지만 실망감만 커졌다. 한마디로 '물은 먹였으되(헌재가), 물먹은 것은 아니다(국민들이)'라는 기상천외할 논리를 들고 나왔다.

 

여주 북내 서원리의 접시담장이 무엇이라고 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난 이 접시담장을 볼 때마다 미디어법이 생각난다. 아마 이 설치미술을 하면서 집 주인이 무슨 계시라도 받은 것일까? 비가 오고 날이 추워지는데, 미디어법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 용산참사의 희생자 가족들, 신종플루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 모두 누가 다 상처를 어루만져 줄까?   

2009.11.01 12:07 ⓒ 2009 OhmyNews
#미디어법 #접시 #담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김건희 비선' 의혹, 왜 자꾸 나오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