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뒤집기' 따라가는 방송3사

-민언련, 11월 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등록 2009.11.17 20:37수정 2009.11.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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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방송3사, 정부 예산안 문제점 제대로 안 따져

2. 국민소득 '4년 전 수준 후퇴'…KBS․MBC 보도 안 해

3. 방송3사, 정부의 '세종시 뒤집기' 기정사실처럼 다뤄

 

1. 방송3사, 정부 예산안 문제점 제대로 안 따져

 

지난 12일부터 국회는 2010년도 예산안 심사를 시작했는데, 예산안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지적되고 있다. 16일에는 국토해양위의 예산안 심의가 무산됐는데,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4대강 예산이 세부내역도 없이 목차 중심으로 허술하게 짜여졌기 때문이었다. 이날 건강세상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예산안이 부자감세 등으로인해 저소득층 대상 의료지원비 예산이 104억여원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녹색'을 끼워 넣은 정체불명의 '녹색예산', 대통령실과 특입장관실의 특수활동비 급증, 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퍼주기 예산' 등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부 예산안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고 있다. 국토위 예산 심의가 파행을 맞은 16일 KBS는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SBS는 세종시, 4대강 갈등 상황을 거론하며 예산안 심사 파행을 '정쟁'으로 접근했다. 그나마 MBC는 이날 예산안 심사가 파행으로 흐른 원인을 전했지만, 정부와 야당 측 주장을 나열했다.

 

MBC <15분만에 파행>(이해인 기자)

SBS <쟁점 공방‥표류>(권영인 기자)

 

SBS는 <쟁점 공방‥표류>(권영인 기자)에서 정세균 대표가 세종시로 떠나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도 세종시와 4대강 사업 저지 연대투쟁을 공언했다고 야당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여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내년도 예산안 심의는 제자리걸음을 되풀이 하고 있다"며 "오늘 4대강 예산을 심의할 예정이던 국토해양위는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20분만에 산회했고 문방위는 미디어법 재개정 논란으로 예산심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예산심사 파행을 '정쟁'으로 접근했다. 그리고는 "한나라당은 '야당의 정치공세로 상임위 예산심의가 지체되면 예결위에서 일괄처리하겠다'고 압박할 뿐 야권을 설득할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안 회기 내 처리가 어려울 것'을 우려했다.

 

그나마 MBC는 <15분만에 파행>(이해인 기자)에서 "1300페이지가 넘는 국토해양부 예산안에서 정작 4대강 예산은 불과 4페이지"로 "3조 7천3백50억 원이 책정돼 있는데, 토지매입비와 시설비 2개로 뭉뚱그려 있다"고 국토위 예산안 심의 파행의 원인을 전했다.

하지만 "하천과 도로 같은 SOC 사업은 공사 과정에서 계획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예산안을 이렇게 제출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 주장과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하다 보니 세부 내역이 없는 것"이라며 "사업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준설과 제방건설, 자전거도로 등 구체적인 항목별 예산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야당 주장을 나열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주에 세부내역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설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여야 갈등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 국민소득 '4년 전 수준 후퇴'…KBS․MBC 보도 안 해

 

16일 한국은행은 올해 명목 국민총소득(GNI)이 원화 기준 1059조4941억원(달러화 기준 8342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를 올해 인구 4875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7100달러로 계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1만9231달러)과 비교해 11%나 줄어든 수치이며, 4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특히, 2008년과 2009년 두 해 동안 감소폭이 대략 4500달러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6일 KBS와 MBC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4년 전 수준 후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이라는 점을 보도하지 않았다. SBS만 관련 보도를 했다.

 

SBS <4년 전으로 '뒷걸음'>(한주한 기자)

 

SBS는 <4년 전으로 '뒷걸음'>(한주한 기자)에서 "금융위기로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2만 달러대를 돌파한 재작년에 비해서는 무려 4천 5백달러가 줄어든 것",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라며 그 이유가 성장률 후퇴와 환율인상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년에는 4% 내외의 성장과 환율 하락 등으로 다시 2만 달러 벽을 넘어서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 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기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보도는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도 체질개선 등 혁신의 노력 때문'이라는 금융전문가 인터뷰를 싣고, "국민소득 2만 달러 대를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같은 생산요소를 투입하고도 훨씬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3. 방송3사, 정부의 '세종시 뒤집기' 기정사실 처럼 다뤄

 

16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정 총리는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종시를 '경제허브․과학메카'로 만들어야 한다며 다시 한번 정부의 방향을 제시했다. 총리실 세종시 기획단은 기업 유치를 위한 원형지 개발 허용, 세제혜택 등을 민관합동위에 제안했다. 결국, 민관합동위원회는 세종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곳이 아니라 정부의 '들러리 기구'라는 것만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한편, 이날 세종시 자문위원장 출신 민간위원인 강용식 한밭대 명예총장은 정부의 기업혜택에 대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에게 토지를 저가로 공급하고 세제혜택을 준다고 하더라도 통제 기능이 없기 때문에 땅 장사만 하고 돌아갈 수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16일 방송3사는 민관합동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에서 내놓은 각종 세제혜택 등 기업유치 정책을 전하고, 어떤 기업의 이름이 오르내리는지 등 상황을 전하는데 급급했다.

 

KBS <세종시 밑그림 윤곽>(최동혁 기자)

      <어느 기업 가나?>(박태서 기자)

 

KBS는 <세종시 밑그림 윤곽>(최동혁 기자)에서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를 기업 중심의 경제.과학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며 "정부는 세종시 자족용지를 20%이상으로 확대하고, 토지저가공급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국내외 기업은 최고 수준의 세제 지원을 건의했다"고 무비판적으로 전했다. 그리고는 "민관합동위원회는 갈등 확산을 막기위해 여론수렴과 생산적이고 압축적인 토론을 거쳐 최종 대안을 빠른 시일안에 내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어느 기업 가나?>(박태서 기자)는 정부가 "미국 중국 등에서 투자설명회까지 했지만 투자유치가 쉽지 않다면서 삼성전기의 공장이전이 교착상태에 빠진 사실도 공개했다"면서도 그 이유로 "땅값과 규제완화 등 문제 때문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김충호 세종시 정부기획단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세종시 입주에 롯데그룹이 가장 적극적이고, 삼성과 LG 등은 "세종시 대안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17일 전경련 회장단 만찬에서 기업들의 반응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MBC <"10여 곳 타진 중">(이성주 기자)

       <"조건이 먼저">(현원섭 기자)

 

MBC는 <"10여 곳 타진 중">(이성주 기자)에서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를 '경제허브', '과학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신속한 대안 마련을 당부했다"는 등의 민관합동위원회를 간단하게 전했다. 이어 보도는 "유럽의 태양광 업체 1곳을 포함해 모두 10여 곳의 국내외 업체·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한 핵심관계자'의 설명을 전하고, "특히 삼성전기는 공업용수시설 등 인프라 설치비용이 지원되면 1,400억 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걸로 알려졌다"며 세종시 기업유치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보도 말미에 "강용식 전 행정중심 복합도시 자문위원장 등 두세 명은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해,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만만찮은 논란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했다"고 덧붙이는데 그쳤다.

 

<"조건이 먼저">(현원섭 기자)에서는 세종시에 어떤 기업이 들어올지 집중적으로 다뤘다. 롯데가 주요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삼성 등 다른 대기업은 "일단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혔지만 조건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반응"이고, "중소기업들 역시 옮겨갈 대기업이 확정된 이후에야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리고는 "결국 파격적인 세제 지원과 함께 땅값을 대폭 낮춰준다면 세종시로의 이전도 가능할 것이란 분위기가 번져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SBS <최고 수준 세제지원>(박세용 기자)

 

SBS는 <최고 수준 세제지원>(박세용 기자)에서 민관합동위원회 회의 소식을 간단하게 전한 뒤, "정부는 세종시 입주 기업에 취득세와 등록세 면제와 함께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5년간 면제하는 등 최고수준의 세제혜택을 제공하자고 건의했다"며 원형지 개발 등 정부의 '제안내용'을 전했다. 이어 "정부가 세금감면과 땅값 인하를 추진하면서 롯데그룹 계열사와 외국 연구소 등 3~4곳이 세종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정부관계자 발언을 전하는 등 정부의 '특혜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끝>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2009.11.17 20:37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국민소득 #예산안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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