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전통 '키친아트'가 노동자기업인 걸 아시나요

노동자가 주인인 '착한기업' 키친아트, 사회공헌도 대단!

등록 2009.11.24 21:23수정 2009.11.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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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주인인 기업' 키친아트의 사훈 ⓒ 이장연


46년 전통의 키친아트라는 기업을 아십니까? 혹시 '삼중 바닥냄비'라고는 들어보셨을 듯 합니다. 어렸을 적 저희 어머니나 주부들에게 꽤 유명했었거든요.

어쨌거나 인천 서구 가좌동 옛 인천교 인근에 자리한 키친아트는, 1960년 경동산업 주식회사로 시작해 2001년 (주)키친아트로 상호를 변경한 이래 지금까지 주방산업과 주방문화를 이끌어 온 기업입니다. 인천 시내로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버스 창문으로 옛 공장과 입간판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창 주방용품으로 유명했던 이 회사는 정작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악명 높았고, 주주와 대표이사의 업무상 횡령비리(비자금) 등으로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다 경동산업이 중견 건설사로 넘어가면서 경영이 엉망이 되었는데, 199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00년 법정관리 퇴출 명령을 받으면서 건설사는 경영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합니다.

이후 퇴직금과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비상대책위를 결성한 직원 288명은 자본금 5000만원을 어렵사리 마련해, 경동산업 시절 브랜드명이었던 '키친아트'를 가져와 노동자 지주회사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헌신과 노력은 빛을 발해 첫해부터 흑자를 냈고, 현재는 연간 70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만 해마다 20억원대를 유지하는 명품 우량기업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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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아트 앞에는 경동산업 시절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 투쟁했던 노동열사 추모비가 서있다. ⓒ 이장연


노동자기업이기에 노동자 어려움 함께 나눌줄 알아!!

또한 "공동소유 공동책임 공동분배"라는 꿈이 아닌 멋진 사훈을 떡하니 회사 건물에 내건 키친아트는, 주주 배당금의 10%를 3년째 지역사회에 환원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수익금 일부를 비정규직 자녀 등을 위한 장학복지와 시민단체 지원금으로 내놨었는데 올해도 1900만원을 지역에 환원했습니다.


공익사업기금 말고도 키친아트는, 지난 2008년 파업투쟁 1115일을 맞은 기륭전자분회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주방용품 세트를 한 트럭 싣고서 말입니다. '잘려나간 손가락 만한 포대'란 말을 들을 정도로 노동자들을 혹사시켰던 경동산업이 노동자 지주관리 기업으로 거듭났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에 기륭전자분회 노동자들은 "막막하고 힘들 때 찾아줘서 가슴이 메인다. 기륭에 다닐 때는 비정규직, 파견직이어서 명절이면 정규직들 선물 받을 때 선물도 못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선물 복이 터졌다. 고맙다"며 감사-연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올해 설날에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노동자라는 이름을 갖지 못하고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는 학습지노조와 이랜드-홈플러스, 강남성모병원, 코오롱, GM대우, 콜트콜텍, 동희오토, 코스콤 등 장기투쟁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자가 만든 직접 만든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훈훈하고 멋진 착한기업이 노동자들에게 더욱 추운 요즘, 인천에 남아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키친아트 앞에는 1989년 9월 4일 경동산업에서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민주노조를 건설하기 위해 산화한 노동열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가 노동자들을 지키고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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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키친아트는 인천교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아참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황당한 소신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안잘리나요?? 임금삭감 안하나요??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아참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황당한 소신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안잘리나요?? 임금삭감 안하나요??
#키친아트 #비정규직 #노동자지주회사 #경동산업 #민주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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