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보육교사인데 매년 계약, 왜?

[생활정치의 재발견 ④-2편] 세살 버릇 책임지는 '보육교사들의 재발견'

등록 2009.12.03 11:10수정 2009.12.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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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재발견」현장토론④-2
생활정치연구소에서는 격주로 현장좌담토론회 형식으로 '생활정치의 재발견'이란 기획을 마련하여 그동안 세차례에 걸쳐 20대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가정에서 부업하는 주부들, 동네슈퍼 주인들의 생생한 현장 얘기를 들어봤다.  네번째  이야기로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는데 그 세살때의 버릇을 책임진다는 보육교사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어린이집에서 느끼는 보육의 현실과 고민 등 생생한 얘기를 들어봤다.


◈ 장소 : 서울시 강동구 구청장실
◈ 진행 : 이해식(강동구청장)
◈ 참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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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들의 현장토론에 함께 한 이해식구청장, 우영희선생님, 정현숙선생님, 정효선선생님, 최진희선생님, 김갑숙선생님, 조선주선생님 ⓒ 생활정치연구소


구립 어린이집>민간 어린이집>가정형 어린이집???

정효선 : 모든 보육교사들의 역할과 노력은 똑같은데 사회적으로는 보통 구립, 민간, 가정형 어린이집 순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급여와 복지의 차이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사회자 : 보육교사들의 이직은 어떤가? 보통 이직을 한다면 어떤 이유때문인가?

최진희 : 대부분 몸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시는 분들이 많다.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목, 허리, 무릎이 많이 아프다.

사회자 : 보육교사로 일하다 보니 생긴 직업병 아닌가? 혹시 산재로 인정되는가?

정효선 : 산재보험에 등록되어있긴 하지만 산재로 인정되는 경우는 주변에서 본 적 없다. 급여가 적어서 그만두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분들은 다시 이 분야로 안 오신다.

보육교사에 대한 편견이 가장 힘들어

사회자 : 보육교사로서 어려운 점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우영희 : 주변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인식이 힘들다. 그냥 애들이랑 놀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전혀 안 한다고 낮추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속상하다. 보육교사로 일을 해보지 않고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부모님들도 유치원과 다르다고 생각하신다.

최진희 : 함께 유아교육을 공부했던 유치원에서 일하는 친구조차도 이해 못해준다.

조선주 : 행정적인 업무들이 많아서 힘들다. 규모가 큰 어린이집은 행정적인 업무를 담당해주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규모가 작은 어린이집은 전부 보육교사가 다 해야 한다. 평가인증제도도 필요하고 서울형 어린이집도 좋지만 이런 제도가 생기면서 행정적인 업무는 더 많이 늘어났다. 보육과 행정업무를 함께해야하는 어려움이 많다.

보육교사를 위한 행사 참여 시간도 부족

사회자 : 많은 어려움들을 말씀해 주셨는데 이런 어려움들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보육교사연합회 같은 곳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가?

김갑숙 : 보육교사연합회는 이론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어려운 부분은 보육교사들의 의견을 모아 원장님께 상의 드린다. 보육현장에 오래 계셨고 경험이 풍부하시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원장님 선에서 해결이 안 되는 것들은 여러 단체, 기관에 직접 도움을 요청해서서 도움을 주시기도 한다.

정효선 : 보육교사연합회에서 보육교사를 위한 행사가 있어도 사실 평일은 참석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또 부모님들이 참여하는 행사들은 대부분 토요일로 정하기 때문에 '보육의 날' 행사에도 모든 교사가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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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덕분에 우리 아이가 이렇게 바르게 자랐어요'란 말을 들을때 가장 자긍심을 느낀다. ⓒ 생활정치연구소


"선생님 덕분에 우리 아이가 이렇게 바르게 자랐어요" "감사합니다."

사회자 : 보육교사로서의 자긍심을 언제 느껴지는지?

김갑숙 : 예전에 가르치던 아이가 대학생이 되어 우연히 길에서 알아보면서 인사를 한 적이 있다. 너무 감사했다. 아이의 부모님께서 선생님 덕분에 아이가 바르게 자랐다. 감사하다 이렇게 말씀해 주실 때 가장 자긍심을 느낀다.

정효선 :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사는 제자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참 아쉬운 점이다. 우연히 길을 가는데 고등학생이 된 제자가 인사를 할 때, 1년~2년에 한 번씩이라도 우연히 선생님이라고 알아봐주면 감동되고 보육교사임이 자랑스럽다.

사회자 : 보육전문가라고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

정효선 : 학부모님들께서 아이들에 관한 어떤 상담하러 오셨을 때도 만족스런 답을 드릴 수 있을 때 내가 이 분야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때때로 부모님들이 아이의 귀가 잘 안 들리거나 눈에 조금 이상이 있을 때 정작 부모님들은 모르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의 자그마한 이상도 바로 느낄 수 있다.

정현숙 : 학부모님들께서 "선생님 덕분에 편안하게 직장생활 할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해주실 때 내가 보육분야의 전문인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놀러가서도 인원수를 세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사회자 : 보육교사로서의 직업적인 습관 같은 것이 있나?

김갑숙 : 집에서도 남편이 나이도 더 많은데 아이처럼 대하지 말라고 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할 것 같다고 할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한테 맞구나 생각하게 된다.

최진희 : 친구들하고 놀러가도 나도 모르게 눈으로 인원수를 체크하고 있을 때 스스로 놀란다.

공부하는 보육교사는 다르다.

사회자 : 보육 관련 분야의 지식을 쌓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노력할 수 있는 신념은 어디서 나오는가?

김갑숙 : 학교를 졸업한 뒤 계속 아이들하고 지내다보니 가정보다 어린이집에서 더 많이 지냈다.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좀 더해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춘 어린이집을 하는 것이 꿈이다. 또 아이들의 특성들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돌발 상황들도 많기 때문에 공부가 더 필요하다.

최진희 : 교사가 공부를 많이 할수록 수업하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보수교육을 받고 오면 아이들에게 응용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할 때도 많은 공부가 되어있으면 더 많은 정보들을 드릴 수가 있다.

사회자 : 좋은 보육교사란?

정효선 :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아이의 성향에 맞추어서 카멜레온처럼 변신할 수 있는 그런 교사가 좋은 교사라고 생각한다.

정현숙 :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엄마, 빨리 어린이집 가고 싶어요."

사회자 :
보육교사가 가장 듣고 싶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은 ?

정현숙 : 듣고 싶은 말은 "빨리 어린이집 가고 싶어요" , "얘가 엄마보다 선생님 더 좋아 하는 것 같아요" 같은 말들이다. 듣기 싫은 말은 보육교사를 무시하는 말이나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규정상 계약서를 쓰는데 계약직이냐고 물어보는 말은 듣기 싫다.

사회자 : 왜 매년 계약서를 쓰는가?

김갑숙 : 어린이집이 감사받을 때 꼭 필요한 서류여서 작성해야한다.

정치인들이여 들어라!

정현숙 : 매년 보육예산은 늘려진다고 말하지만 정치하시는 분들은 학부모님들만을 의식해서 그쪽으로만 치중하는 것 같다. 보육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은 미미하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지금의 처우는 너무 안 좋아서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겠다는 자심의 신념이 없으면 일하기가 어렵다. 경력이 될수록 이득이 되는 부분이 없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생각하게 된다.

김갑숙 :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행정업무들은 야근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건강해야지 아이들을 건강하게 돌볼 수 있는데 야근이 많아지면 체력적으로 힘들다. 이런 점들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최진희 : 근로자는 8시간이상 근무할 수 없도록 되어있는데 보육교사는 영유아특별법 때문에 적용이 안 된다. 보육교사 특별법도 있었으면 좋겠다.

정효선 : 연차도 사실상 없다. 집안에 큰일이 생겨도 눈치가 보여서 조심스럽다. 또한 보육교사에게 처우개선비가 보조되긴 하지만 기본급 자체가 너무 하한선이기 때문에 많은 변화는 없다.

조선주 : 보육교사를 도와줄 수 있는 보조 인력이 지원되었으면 좋겠다. 희망근로나 자원봉사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보육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으시다보니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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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지칠 때도 많지만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 ⓒ 생활정치연구소


힘들고 지칠 때도 많지만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사회자 : 좋은 말씀들 많이 해주셨는데 마지막으로 못하신 말씀이나 간단한 소감 말씀 부탁드린다.

우영희 :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 많은 정보를 들을 수도 있었다. 어렵고 힘들지만 이 일이 좋기 때문에 항상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다.

정현숙 :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고 이번기회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어서 마음속도 시원해진 것 같다. 이런 자리가 어린이집 교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효선 : 이런 자리가 있다는 것은 보육교사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최진희 : 사실 이 자리에 오기 전에는 부담스러웠지만 많은 정보를 들을 수 있었고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가 되어서 감사하다.

김갑숙 : 오늘 나온 많은 얘기들이 앞으로 보육교사들의 처우나 보육환경이 개선되는데 반영되기를 바란다.

조선주 : 보육교사들의 의견을 말할 곳이 없었다. 보육교사 스스로의 인식도 개선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활정치의 재발견 제4편 「세살버릇 책임지는 보육교사」편에 함께해주신 이해식 구청장님과 우영희,정현숙,정효선,최진희,김갑숙,조선주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생활정치의 재발견 제5편의 주제는 「이주노동자들의 재발견」 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생활정치메타블로그(www.lifepolitic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생활정치메타블로그(www.lifepolitic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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