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행복한 밥상 그 비밀은?

등록 2009.12.24 16:24수정 2009.12.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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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하루 세끼 밥상에 오른다면 처음 그 맛을 느끼기는 어렵다. 얼마전, 아침 밥상에 신김치와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를 식구들이 맛있게 먹었다. 저녁에는 남은 김치에 오리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를 올렸더니 아들의 숟가락질이 더디다. 아침과 같은 밥상에 대한 불만인 것이다. 나는 아침은 돼지였고, 저녁은 오리가 들어가서 다르다고 했지만 사실 그 맛의 차이는 별로 다르지 않았다. 남은 음식을 버리지 않기 위한 아빠의 꼼수가 너무 허술했던 탓이다.


겨울철이면 우리 집의 별미는 돼지등뼈와 우거지를 푹 삶아낸 감자탕이다. 한번 만들면 두세 끼는 먹을 정도의 양이 된다. 이번에는 한 가지 음식으로 서너 가지의 색다른 맛을 내기 위한 꼼수를 다시 부렸다. 재래시장의 정육점에 가면 국내산 돼지등뼈 한 마리 분량이 큰 것은 7천원, 작은 것은 5천원 한다(국내산은 토막 내지 않고 냉장상태로 보관하며, 수입산은 토막 내서 냉동되어 있다). 등뼈, 소 천엽, 선지와 콩나물을 한 가득 장바구니에 담아도 1만원에서 100원짜리 동전 몇 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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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넉넉히 붓고 두시간 정도 끓이면 뽀얀 국물이 우러난다. ⓒ 오창균


(돼지등뼈 냄새없고 맛있게 우려내기)
1. 찬물에 돼지등뼈를 넣어서 핏물을 제거한다. 두세 시간에 걸쳐 서너 번 물을 갈아준다.
2. 끓는 물에 핏물을 제거한 등뼈를 넣고 남은 핏물을 마저 제거한다. (2분 정도 끓인다.)
3. 찬물에 등뼈를 다시 넣고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어낸다.
4. 큰 솥에 등뼈와 생강, 마늘, 대파, 양파, 말린홍고추와 물을 넉넉히 넣고 삶아준다.
   센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두시간 정도 푹 삶으면서 거품 등은 걷어낸다.
5. 뽀얗게 우러난 국물은 필요한 만큼만 남겨두고 따로 받아둔다.
6. 우거지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양념장을 넣고 간을 맞추면서 한소끔 끓여준다.
7. 대파,꺳잎,들꺠가루등도 준비가 되면 넣어준다.

(양념장 만들기)
고추가루(1), 고추장(2), 된장(1), 국간장(2), 다진마늘과생강,후추,들꺠가루를 섞어주면 된다. 여기까지가 돼지등뼈(감자) 탕이다. 남겨둔 육수는 다른 국물요리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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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지를 넣고 끓인 뼈해장국은 겨울철 별미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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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지와 콩나물이 들어간 선지해장국 ⓒ 오창균


(선지해장국) 재래시장 정육점이라면 대부분이 선지를 판다. 판매 단위는 바가지다. 한 바가지에 1천원, 소천엽은 반근(300g)에 2천원이다. 먼저, 선지는 별도로 삶아야 한다. 된장을 풀고 선지는 덩어리를 넣고 푹 끓여내는데 굵은 소금을 조금 넣어서 선지에 간이 배도록 한다. 어느 정도 끓인 후에는 수저로 선지를 찔러봐서 다 익었는지 확인해본다. 핏물이 보이면 덜 익은 것이므로 완전히 익을 만큼 삶아준다. 덜 익은 선지는 국물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천엽이었다. 특유의 냄새제거를 위해서 굵은 소금으로 문지르고 밀가루로 박박 씻어도 보고, 된장과 생강을 넣어 삶아도 봤지만 냄새는 여전했다. 식당에서 먹었던 무취한 내장 음식들은 대체 뭘로 손질했을까. 고발프로그램에서 나왔던 세제가 아니면 되는 않는 것일까? 결국, 천엽을 넣는 것은 포기하고 버렸다.


돼지등뼈를 우려낸 육수와 우거지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에 콩나물과 삶아둔 선지를 국자로 먹기 좋은 크기로 떠서 넣는다. 고추가루, 다진마늘과 대파를 충분히 넣어주고 청량고추로 칼칼한 맛을 내고 국간장과 천일염, 후추로 간을 맞추면 선지해장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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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김치,콩나물을 넣고 팔팔 끓인 콩나물해장국 ⓒ 오창균


(콩나물 해장국) 돼지등뼈 육수에 밥을 넣고 신김치를 썰어서 삶아둔 콩나물을 넣고 끓여준다. 고명으로는 계란노른자, 대파, 들꺠가루, 고추가루를 적당히 넣고서 새우젓으로 간을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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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에 송송썰어낸 파만 넣어도 담백한 곰국이 된다. ⓒ 오창균


또한, 송송 썰어낸 대파와 후추를 먹기전에 넣어서  김치와 곁들이는 국밥도 담백하다. 성탄절을 앞두고 가족들은 뭔가 특별음식을 기대하고 있다. 어떤 음식으로 꼼수를 부리더라도 우리 가족들이 맛있게 먹고, 건강하기를. 아멘!
#감자탕 #콩나물 #선지 #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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