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맥과이어의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을 전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 MLB
메이저리그의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가 마침내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털어놓았다.
맥과이어는 한국시간으로 12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선수 시절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며 "절대 스테로이드에 손대지 말았어야 했지만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했던 맥과이어는 1998년 70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1961년 60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로저 매리스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37년 만에 깨뜨린 메이저리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5년 메이저리그에 금지약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의회 청문회에 나선 맥과이어는 끝내 스테로이드 복용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 야구팬들로부터 의심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맥과이어는 선수 시절 화려한 홈런 기록을 남기고도 은퇴 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연거푸 탈락했다.
맥과이어는 "언제가 될지는 몰랐지만 반드시 이런 날이 올 것이라 항상 생각해왔다"면서 "5년 전 청문회에서는 그럴 수 없었지만 지금은 모든 의문에 대해서 정확한 대답을 할 의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당시 청문회에는 맥과이어는 물론이고 로저 클레멘스, 새미 소사 등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들이 나왔지만 모두 스테로이드 복용을 부인했다.
이처럼 맥과이어가 갑작스레 고해성사를 한 까닭은 올해부터 세인트루이스의 타격 코치로 나서기 때문이다. 만약 스테로이드 복용 여부를 끝까지 침묵한 채 타격 코치로 활약하게 되면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세인트루이스 구단에도 큰 피해가 올 것을 염려해서다.
맥과이어는 "돌아보면, 내가 스테로이드 시대(steroid era)에 활약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선수들도 당시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역시 지난해 스테로이드 복용을 고백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2001년 7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맥과이어의 기록을 3년 만에 깨뜨린 배리 본즈마저 여전히 스테로이드 복용을 의심받고 있는 등 메이저리그의 홈런 역사는 약물로 얼룩져 많은 야구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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