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 남쪽 섬 여행 어떨까

[박상건의 섬과 등대이야기 69] 늦가울과 봄 분위기 연출하는 남녘섬, 사량도

등록 2010.01.21 18:48수정 2010.01.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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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옥녀봉에서 내려다 본 맞은 편 하도와 상도 사이의 해협 햇살 눈부신 날에는 호수처럼, 갯바람 이는 날에는 긴 강물처럼 흘러간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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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으로 가는 길 암벽등반의 스릴을 느끼게 하는 45도의 철제 사다리. 안전사고를 위해 곳곳에 철제계단과 로프를 묶어 놓았다. ⓒ 박상건


언제 가도 정겨운 섬. 가도 가도 또 가보고 싶은 섬 중 하나가 사량도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0년이 지나 만난 초딩친구가 섬에 가고 싶다고 해서 함께 대화하며 추억의 섬여행 코스로 동행한 곳이 사량도이다. 

남쪽 섬들은 겨울 추위가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늦가을 분위기와 이른 봄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서해보다 수온이 높아 물고기 유영이 좋고 풍부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거기에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셔 넉넉한 마음과 여유로운 눈길로 자연과 편안하게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중간에 떠 있는 섬이다. 동쪽으로 통영시 산양, 남쪽에 욕지도, 서쪽에 남해, 북쪽에 고성이 자리잡고 있다. 통영시 충무항, 그리고 삼천포에서 약 19㎞ 해상에 위치하는 데 배편으로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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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포구 마을 앞바다 아름다운 양식장을 돌아 대항 포구로 들어서는 유람선 풍경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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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 사랑도 앞바다 양식장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욕지도 사이 청정해역에 조성된 양식장 풍경은 지리산 정상에서 조망하는 게 일품이고 다도해 섬들과 잘 어우러져 있다. ⓒ 박상건


뱀처럼 뾰족 튀어나온 천혜의 암석 해안선이 아름다운 섬

사량도는 경상남도 통영시 남쪽 해상에 떠 있는 통영시 소속의 면소재지 섬으로 크게 상도, 하도, 수우도 등 3개 유인도와 학도, 잠도, 목도 등 8개 무인도로 구성돼 있다. 섬이 긴 뱀처럼 생겼다 해서 사량도라고 부르지만 뱀의 형상보다는 천혜의 암석 해안선이 아름다운 섬이다.

기암괴석의 해안선 돌출부가 하나 같이 뱀처럼 뾰쪽 튀어 나왔고 실제 뱀이 많다고 하는데 그만큼 천혜의 산숲을 보듬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해안선 특징 탓에 전략 요충지로 유서 깊은 섬이기도 하다. 고려 때 최영장군이 진을 쳤던 섬이고, 조선시대 때 이충무공이 사량도 하도 앞바다에서 군사들을 쉬게 하고 난중일기를 쓴 기록이 있는데 섬 이름이 열 네 번씩 등장하고 임진년 6월 2일에는 왜구를 무찔렀다고 전한다.

사량도의 면적은 26.83 ㎢, 면소재지 섬은 금평리인데 금평을 비롯 돈지, 읍덕, 양지 등 3개 법정리와 14개 마을로 구성돼 있다.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07 명이다. 섬주민들은 소규모 연안 어업과 대부분 특용작물 및 원예작물을 재배한다. 특히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상도는 낚싯배 운영과 민박을 하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윗섬이라 부르는 상도는 서쪽으로 지리산, 동쪽으로 옥녀봉, 고동산 등 해발고도 200∼300m의 구릉성 암벽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래 섬 하도 역시 북쪽으로 망봉, 칠현산 등 해발고도 200∼300m의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상도와 하도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그 바다 사이 거리는 1.5km로 좁은 바닷길은 급류가 흐르는 해협이다. 해살이 눈부실 때는 평온한 호수 같고 다시 갯바람에 출렁일 때는 긴 강물이 흘러가는 형상이다. 조류 특징 탓에 낚시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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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 전경 지리산에서 내려다 본 해안선과 포구 그리고 양식장의 아름다운 조화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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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금평 포구 앞 바다 양식장 부표 위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갈매기 모습 ⓒ 박상건


가파른 암벽등산 묘미, 능선 타면서 조망하는 다도해 풍경에 감탄사 연발

200∼300m의 낮은 산이지만 등산 시간이 적게는 3시간에서 많게는 5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가파른 암벽 산행이 묘미이다. 섬산악인들이 사계절 사량도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능선을 타고 가면서 쉬엄쉬엄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특히 정상에 이르렀을 때 병풍처럼 바위 틈에 소나무가 서식하고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올망졸망한 다도해 섬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섬들은 추도, 두미도, 노대도, 욕지도, 노아도, 화도, 나비섬 등 이름도 풍경도 아름다운 푸른 섬들이다. 그 섬 사이로 울긋불긋 부표를 단 드넓은 양식장과 그 사이를 오고가는 어선들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천혜의 어장을 자랑하는 사량도는 수심이 깊은 해역에서는 낙지, 학꽁치, 멸치, 굴, 피조개, 우렁쉥이 등 싱싱한 해산물이 살고 각종 어족이 풍부하다. 그래서 아무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다양한 어종을 잡을 수 있다. 물 때가 맞지 않아 낚시가 어려울 때는 양식장 주위로 가면 해초류에 서식하는 바다에서 물 좋은 고기를 만날 수 있다.

사량도의 대표적 볼거리는 무엇일까?. 해발 398m로 경사가 45도에 이르는 사량도의 상징,  지리산이다. 상도 돈지리에 소재하는 산인데 전라도와 경상도에 걸친 지리산이 바라다보인다 하여 지리망산이라 불리다가 이를 줄여 지리산으로 불렀다. 정상부의 바위산이 기암괴석을 형성하고 다도해 조망이 좋은 점 때문에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25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려수도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기는 섬 산행 코스가 일품이다. 6.25km를 등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5시간. 금평 면소재지에서 시작 할 수도 있고, 선착장이 있는 돈지에서 출발하는 코스도 있다.

군데군데 아찔한 절벽과 스릴을 느끼는 절벽사다리, 외줄타기 등 종주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능선을 타고 가다보면 옥녀의 전설이 설인 옥녀봉바위, 칠현봉의 봉수자리와 기암괴석으로 장식한 각각의 봉우리가 왜 '남한의 제 2 금강산'이라고 불리어지고 있는지를 실감케 한다. 앞서 말한 대로 섬 조망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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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포구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과 귀항하는 어선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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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과 낚시배 갯바위 낚시가 시원찮자 해초류가 서식하는 양식장으로 이동해 선상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 ⓒ 박상건


아기자기한 '남한의 제2의 금강산' 코스... 평화롭고 이국적인 대항 포구마을

최근 사량면사무소에서 대대적으로 등산로를 정비했다. 소나무와 단풍 등 숲길과 기암괴석 사이를 안전하게 오르내리도록 철 계단과 밧줄을 매달아 놓았고 중간 중간 쉼터도 만들어 놓았다. 

등산코스는 1코스는 돈지리→지리산→불모산→가마봉→옥녀봉→금평항(5~6시간소요), 2코스는 돈지리→지리산(3시간소요), 3코스는 돈지리→지리산→성자암→옥동(3시간소요) 구간이다. 6km, 8km, 10km 구간으로 구분되는데 3시간 이하로 등반하고 싶다면 도중에 대항마을로 내려오는 길을 택하거나, 대항마을에서 중간 코스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대항마을은 아주 평화로우면서 이국적인 포구마을이다. 사량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상도에 위치하고 여객선을 타지 않고 단체 여행객들이 삼천포나 통영에서 유람선을 탈 경우 이 포구로 드나든다. 2001년 6월에 개장한 해수욕장은 50여명 단위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대형 파라솔 등 해수욕에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져 있고, 특히 여름철에는 산행 후 해수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앞바다 양식장 주변에서 선상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마라도의 이색 성당처럼 마을회관도 조형미가 이채로워 볼거리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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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 마을회관 해안일주도로에서 바라볼 때 아주 이국적인 건물이라 생각해 해안가로 내려가보았는데 마을회관이었다. 마치 마라도의 그 아름다운 성당 같았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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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 여름과 가을철에 활기를 띠던 선착장에 빈 어선과 물고기 가득 담아오던 어구가 만선의 출항을 꿈꾸고 있다. ⓒ 박상건


낚시와 일주도로 따라 걷기여행... 가족 연인끼리 조용히 보내기에 좋은 섬

마을마다 민박과 펜션이 경치 좋은 곳에 아주 잘 갖춰져 있다. 전문 식당만 20여개에 이를 정도로 먹고 자는 데 불편함이 없는 섬이다. 강태공들이 많이 몰리는 사량도에는 주로 볼락, 노래미, 삼치, 농어, 도미, 광어, 감성돔 등이 잡힌다. 1월에서 4월 사이는 볼락, 노래미, 도미, 광어가 많이 잡히고, 5월에서 7월 사이에는 감성돔, 노래미, 8월과 10월 사이는 농어, 삼치, 11월과 12월까지는 볼락과 감성돔이 잘 잡힌다.

낚시를 하지 않을 경우 조개잡이를 즐길 수 있다. 누구나 바다에서 조개를 채취할 수 있다. 조개를 채취할 때는 호미와 장화 등 간단한 기구를 준비하면 되고 낙지, 굴, 바지락, 피조개, 우렁쉥이 등을 잡을 수 있다. 간혹 운이 좋으면 파도에 밀려오는 멸치 떼를 만나 장화나 바가지로 쓸어 담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해안도로를 따라 섬과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는 섬이기도 하다.

특산물로는 흑염소, 멸치, 바지락, 바다메기이다. 특산물은 민박집, 식당, 선착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사량도로 가는 길
1) 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국도(삼천포항)→삼천포신항(수협 건어위판장, 냉동공장 옆)    → 사량면 돈지리 내지선착장(승용차 선적 가능. 1일 4회 운행)
2) 남해고속도로 사천 IC→3번국도(삼천포항 방면)→삼천포구항(수협 활어회센타)    → 사량도 돈지리, 내지, 대항, 금평 등(상도, 하도 경유. 승객만 승선. 1일 2회 운행)3) 배편문의: 통영항(055-642-6016)삼천포항(055-832-5033) 구삼천포항(055-832-5033)
4) 섬 내 교통: 상도 1일 6회, 하도 1일 4회 운행. 상도 버스기사(017-858-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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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따뜻한 남녘섬인 까닭에 지금도 포구에서는 싱싱한 전어가 쏟아지고 횟집에서는 전어구이를 맛볼 수 있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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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사량도에 가면 포구의 아무 식당에서 섬사람들이 갓잡아 온 해산물을 식사 혹은 술 안주로 맛 볼 수 있다. ⓒ 박상건


섬여행 TIP
1. 해안도로를 따라 섬과 바다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승용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2. 마을버스와 오토바이, 택시가 별도 운항하기도 하는데 자유롭게 섬 전체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노선과 경비 소요가 많다.
3. 섬과 바다 조망 포인트는 해안도로 왼편인 대항 내지 마을 도로를 따라 펼쳐진다.
4. 산악인과 낚시객들이 종종 배 시간을 맞추지 못해 정기노선의 연착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번하다. 섬 여행 시에는 반드시 운항 시간표를 숙지하고 10분 전까지 선착장에 도착하는 것이 여객선을 이용하는 여행객의 예의이다.

덧붙이는 글 | 섬과 문화(www.summunwha.com)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박상건 기자는 시인이고 섬문화연구소 소장이며, 최근 언제 떠나도 좋은 섬 45개를 선정해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을 출간했다.


덧붙이는 글 섬과 문화(www.summunwha.com)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박상건 기자는 시인이고 섬문화연구소 소장이며, 최근 언제 떠나도 좋은 섬 45개를 선정해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을 출간했다.
#섬여행 #겨울바다 #사량도 #다도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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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언론학박사, 한국기자협회 자정운동특별추진위원장,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잡지학회장,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을 지냈다. (사)섬문화연구소장, 동국대 겸임교수. 저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포구의 아침>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예비언론인을 위한 미디어글쓰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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