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마음을 띄우는 연장(鳶匠) 신건수옹

등록 2010.02.03 12:06수정 2010.02.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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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수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삼면창작연을 들고 있는 신건수옹 ⓒ 하주성

▲ 신건수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삼면창작연을 들고 있는 신건수옹 ⓒ 하주성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선덕여왕' 중에 비담이 난을 일으켰을 때, 김유신이 연을 날려 비담의 추종세력을 약화시키는 장면이 방영된 적이 있다. 우리 연은 단순히 연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군사들의 신호나 정월 대보름에 '액연(厄鳶)'이라 하여, 일 년의 액막이 등으로도 사용을 했다.

 

연장(鳶匠)은 연을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그렇다고 전통연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우리 것을 알려주고, 즐거움을 주기위해서 시작한 연 만들기. 지금은 그것으로 인해 노후를 즐겁게 사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집안 가득 연으로 도배를 했다는 신건수(남, 69세, 여주군 대신면 천남1리 189)옹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연을 만드는 사람'으로 주변에 소문이 나 있다. 왜 그렇게 연에 집착을 하게 된 것일까?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배운 연 만들기

 

신건수옹이 연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983년도 교사로 재직 시였다고 한다. 벌써 30년 가까이 연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우리 민속 연을 만드는 것을 지도하기 위해, 연 만드는 것을 배웠어요. 그런데 연을 만들다가 보니 이것이 노후 취미생활을 하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이야기를 하면서도 연신 연 종이를 풀로 붙인다. 그동안 전시회도 몇 회를 했고, 국내 연날리기 대회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여러 번 초청을 받아서 나갔다. 그렇게 연을 만들면서 집안은 온통 연으로 뒤덮이고, 늘 어떤 연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연은 하늘을 나는 것이잖아요. 연이 하늘에 오르면 아름답죠. 그 아름다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 대회를 가보세요. 수많은 연들이 하늘을 나는 것이 장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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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수 하루에 10여 시간씩 연을 만들고 있다는 신건수옹.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연을 만든다고 한다. ⓒ 하주성

▲ 신건수 하루에 10여 시간씩 연을 만들고 있다는 신건수옹.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연을 만든다고 한다. ⓒ 하주성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에 대한 인식 바뀌어야

 

신건수옹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전통 연을 고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을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 하면, 높이 날리기나 연실 끊기 정도로만 알아요. 하지만 연은 단순히 놀이문화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제대회에 나가보면 연을 예술로 승화를 시켜, 정말 아름다운 연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제는 연을 과학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기도 하고요."

 

연에 대한 찬사는 쉴 새 없이 터져 나온다. 30년 세월동안 연을 만들면서,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하루도 연을 접하지 않고는 삶의 의미를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지도하고 노후에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 시작한 연 만들기가, 이제는 삶의 모든 것이 되어 버렸다.

 

"전통문화로의 연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더 많은 연에 대해 연구를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연의 연구는 삼국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보아야죠. 다양한 연을 만들어 연날리기 대회를 하고는 있지만, 연을 과학적으로 연구해야 할 때입니다. 공기와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등 새로운 연구로 한국인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건수옹의 연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연을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고,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할까를 연구한다. 아침이면 명성황후 생가 곁에 자리한 민가마을로 나가, 찾아오는 아이들과 함께 연날리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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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명품쌀 포대로 만든 연 ⓒ 하주성

▲ 연 여주의 명품쌀 포대로 만든 연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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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종이 접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손은 쉴 새 없이 연종이를 접고 있다. 이렇게 연에 대해 푹 빠져 지낸다고 한다. ⓒ 하주성

▲ 연종이 접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손은 쉴 새 없이 연종이를 접고 있다. 이렇게 연에 대해 푹 빠져 지낸다고 한다. ⓒ 하주성

 

친환경적인 창작연 연구에 몰두

 

요즈음 신건수옹은 새로운 창작연 연구를 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다. 하루에 10여 시간씩을 연과 씨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연종이를 접는 옆에 삼각형으로 꾸민 연이 보인다. 얼핏 보면 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상하다.

 

"이것이 입체연입니다. 제가 연구를 한 것인데 3면연이라고 하여, 세계 최초로 이런 연을 만들었습니다. 연을 만들면서도 자연과 환경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둥글게 3면으로 된 연에는 호랑나비가 그려져 있고 '자연사랑 나라사랑' '자연보호 연 시리즈1'이란 글자가 보인다. 신건수옹은 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연을 만들고 나면 어떻게 아름답게 그 연을 하늘로 띄울 것인가? 그리고 어떤 연이 더 하늘을 아름답게 만들 것인가를 연구한다는 것이다.

 

"우리 연을 대표하는 것은 방패연입니다. 방패연은 우리 민족의 독창적인 연으로, 연 가운데 있는 반구멍이 이 연의 생명입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면이죠. 세계 연대회에 나가면 모든 사람들이 방패연을 보고 의아해 합니다. 연은 바람을 이용해 하늘로 오르는 것인데, 방패연의 가운데 있는 반구멍을 보고 바람이 빠져 어떻게 뜨느냐는 것이죠. 일본사람들은 불가사의라고 이야기를 하고, 중국 사람들은 연이 절대로 뜨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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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연 삼면의 창작연. 세계 최초로 신건수옹이 창작해 만들어 낸 연이라고 한다. ⓒ 하주성

▲ 삼각연 삼면의 창작연. 세계 최초로 신건수옹이 창작해 만들어 낸 연이라고 한다. ⓒ 하주성

 

그러나 방패연은 그 반구멍이 있어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연체를 휘어지게 해 안정적으로 하늘을 날게 돼 마음대로 조정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우수한 우리민족의 연 문화에 걸맞은, 또 다른 연을 창작해 내는 것이 신건수옹의 사명이라고 한다. 우리 것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그것을 이어나가는 것이 이 시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하는 신건수옹. 그 마음과 같이, 아름다운 창작연이 하늘을 수놓기를 기대해 본다.

#신건수 #연장 #창작연 #여주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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