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노인장기요양기관, 거액 불법수령 적발

요양기관 우후죽순…불·편법 판쳐

등록 2010.02.22 14:34수정 2010.02.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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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서비스를 제공해온 부평의 한 노인장기요양기관이 불법으로 약 9100만 원이라는 거액의 요양서비스 비용을 부당하게 수령했다가 적발된 것으로 최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평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인천부평지사가 2009년 11월 운영 현황이 의심되는 관내 A요양기관을 합동 조사한 결과를 <부평신문>이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한 결과, A기관은 2008년 7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총 9172만1280원의 요양 서비스 비용을 부당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기관은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제공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거나 자격이 없는 실습생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양보호사 이름으로 비용을 청구했다. 또한 서비스 이용자의 동거가족이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격이 있는 요양보호사 이름으로 비용을 청구하거나, 무자격자나 무등록자가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자격이 있는 요양보호사 이름으로 비용을 청구했다.

방문목욕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제공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방문목욕서비스는 2인 이상 요양보호사가 서비스해야 하지만 1인이 서비스하고도 2인이 한 것처럼 비용을 청구했다.

이런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A기관은 16개월 동안 방문요양급여 총액 10억339만9290원 중 8.01%인 8045만100원, 방문목욕급여 총액 7087만2640원 중 15.9%인 1127만1180원을 부당 청구한 것이다.

공단은 A기관의 부당 청구액을 모두 환수 조치했으며, 구는 방문요양기관 지정을 취소(4개월 내 재지정 금지)하고, 66일 동안 방문목욕 영업을 정지시켰다. 또한 구는 A기관이 인천시로부터 지원을 받던 '재가노인복지시설 운영비와 장려수당'도 2010년 1월부터 지급 중지했다. 구는 2월 말이나 3월 초쯤 해당 기관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관끼리 경쟁 치열, 불·편법 판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회복지계 안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우선 이 사건이 그동안 곪았던 것이 터져 나온 것으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09년 12월 30일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한 부평지역 재가노인복지시설과 재가노인장기요양기관은 132곳에 달한다. 노인요양시설도 17곳이다. 거의 난립 수준이다. 그렇다보니 기관끼리 경쟁이 벌어져 불·편법이 판치고 서비스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 요양보호사의 처우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보험 재정을 건강보험과 정부예산으로 충당하면서도 서비스 제공은 시장에 맡겨 민간 시설들이 '돈벌이'에 치중하도록 만든 구조적인 문제 때문으로 지적된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도 2009년 10월, 시설 신고 기준을 강화하고 현지조사를 거부하는 기관을 바로 폐쇄조치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강화했다. 이 지침은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규정으로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다. 부평지역 한 노인장기요양기관 관계자는 "기관들이 경쟁을 하다 보니 불법인줄 알면서도 이용자들에게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상품권을 사준다거나 교통카드를 충전해준다고 하면서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며 "이렇게 하다 보니 허위 청구로 돈을 남기는 기관도 있고, 사무실은 차려놓기만 하고 운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직계 가족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놓고 부모가 등급을 받으면 여러 기관을 돌아다니면서 얼마를 줄 수 있느냐고 흥정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며 "직계 가족이라도 제대로 서비스를 하면 모르겠지만 이름만 걸어놓고 비용만 타가는 경우도 있다. 적발된 A기관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명희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국장은 "보험서비스를 시장에 내맡겼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요양기관이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가 돼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불법을 저지른 기관은 아예 폐쇄 조치해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구가 지난 2009년 10월 공단 부평지사에 A기관뿐 아니라 B기관도 함께 합동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지만, 두 기관이 합의해 A기관만을 조사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와 공단 부평지사는 "공단 담당자가 일정에 쫓겨 모두 조사할 여건이 안 돼 개인기관보다는 법인기관인 A기관을 조사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일부러 조사를 안 하거나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명희 사무국장은 "두 요양기관에 대해 민원이 제기됐으면 당연히 모두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시간이 없어 예산이 부당하게 새어나가는 것을 알고도 조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요양기관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감시해야할 공공기관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A기관이 타 기관들에 비해 비교적 쉽게 시 지원 재가노인복지시설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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