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안타까운 눈물들

10.02.26 20:15최종업데이트10.02.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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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때마다 늘 그렇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변이 참 많았다. 안타까운 사연도 많았다. 무게로 따지면 200g밖에 되지 않는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선수들과 코치, 감독들은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하는지, 아니 사력을 다하는지 바라보고 있으면 존경스럽고 감격스럽다. 인생 드라마들이 곳곳에서 피어나 눈물짓게 한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수상함으로써 그동안 절치부심했던 아사다 마오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모두가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완벽한 연기였다고 인정하는 데도 그녀만은 심판결과를 납득할 수 없어 분하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는 다른 사례들처럼 오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도 아니었다. 금메달에 대한 소망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안쓰럽다.

 

한국의 여자 빙속 선수 팀은 3,000m에서 일등으로 들어오고도 실격당해 노메달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생각할수록 안타까운 눈물의 질주였다. 그녀들은 금메달이라고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들고 팬서비스까지 했다. 실력이 이미 1등인데 작은 꼬투리를 잡아 실격시켰던 사례다.

 

역대 올림픽에서도 아차 하는 순간에 금메달이 날아가 버린 사례는 많다고 한다. 지금도 내가 기억하는 것은 2004년의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확정적이었던 미국의 맷 에먼스라는 사격 선수다. 그는 이미 선두를 달리고 있어 자기 과녁 어디든 그냥 쏘기만 해도 우승이 확정될 순간이었다. 그런 그가 맨 꼴찌로 밀려나는 지상이변이 벌어졌으니 그는 옆 선수의 과녁으로, 그것도 만 점짜리를 쏘아버린 것이다. 얼마나 긴장했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남의 과녁으로 날려버렸을까. 그는 순간의 실수 때문에 최하위로 밀려나버린 불운의 선수였다.

 

그런 그를 보면서 메달이란 것이, 순위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사격 실력으로야 이미 세계최고인 그가 순간의 실수로 꼴찌가 되었다 한들 그게 진정 꼴찌일까. 1위의 실수로 2위였던 자가 1위가 된다 한들 그가 진정한 1위일까. 1위가 사라졌을 뿐 2위였던 그가 진정한 1위일 수는 없는 것 아닐까. 그건 스스로 더 잘 알 것이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였으나 15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오고도 아폴로 안톤 오노의 반칙을 당한 듯한 행동에 논란이 있는 실격을 당하며 금메달을 놓쳐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김동성 선수는 그것 때문에 오히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눈에 보이는 잣대들에 너무 울고 웃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그지없이 안타깝다.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며 함께 울고 웃던, 수없이 많은 인생의 감동적인 드라마들이 올림픽이 끝나가는 지금도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우승을 했든, 못했든 결과에 상관없이 그들이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소망한다.

2010.02.26 20:15 ⓒ 2010 OhmyNews
올림픽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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