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의 관람료가 아깝지 않으려면...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이런 것은 고쳐야

등록 2010.03.09 12:15수정 2010.03.0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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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마을 아산시에 소재한 외암리 민속마을은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 하주성

▲ 민속마을 아산시에 소재한 외암리 민속마을은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 하주성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에 소재한 외암리 민속마을은,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그리고 마을 안에는 충청지방의 양반집과 초가가 한데 어우러져, 우리의 기옥구조나 실생활 등을 볼 수 있는 전통의 마을이다. 조선조 경종 3년인 1723년에 이간 선생이 지은 <외암기>에는 마을 이름을 '외암'이라 기록한 사실이 있어, 외암의 명칭이 이때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집단으로 한 마을이 중요민속자료로 정해진 몇 곳 안 되는 곳 중 한 곳이다. 경주의 양동마을, 순천의 낙안마을과 강원 고성의 왕곡마을 등이 이렇게 집단으로 지정이 되어 있지만, 외암리 민속마을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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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마을 외암리 민속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집단으로 한 마을이 중요민속자료로 정해진 몇 곳 안 되는 곳 중 한 곳이다 ⓒ 하주성

▲ 민속마을 외암리 민속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집단으로 한 마을이 중요민속자료로 정해진 몇 곳 안 되는 곳 중 한 곳이다 ⓒ 하주성

 

입장료 징수에 맞는 관람이 이루어져야

 

외암리 민속마을은 사진작가 등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은 아산시민들은 주민등록증 등을 보여주면 무료로 관람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외지인은 경우 성인들은 2000원의 관람료를 지불하여야만 한다. 문제는 이렇게 관람료를 지불하고도 몇몇 집은 밖으로만 관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느 민속마을 등에 들어가면 그 안에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밖으로만 맴돌다가 나온다면, 굳이 관람료를 지불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외암리 민속마을의 경우 마을 안에 중요민속자료로 지정이 되어 있는 집이거나, 그 외에 몇 집은 아예 문을 걸어두거나, 개인의 소유임을 써 붙이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 양동마을의 경우 누구나 관람료 없이 마을을 돌아볼 수가 있다. 물론 몇 집은 사생활이 침해받는 것을 싫어 출입을 제한한다는 문구가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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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고택 중요민속자료인 건재고택. 문이 굳게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 하주성

▲ 건재고택 중요민속자료인 건재고택. 문이 굳게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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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고택 담 밖에서 본 건재고택, 아름다운 정원 등이 있어 외암리에서도 가장 뛰어난 고풍을 자랑하는 집이다. ⓒ 하주성

▲ 건재고택 담 밖에서 본 건재고택, 아름다운 정원 등이 있어 외암리에서도 가장 뛰어난 고풍을 자랑하는 집이다. ⓒ 하주성

 

만일 관람료를 받았다면 그만큼의 충분한 관람을 책임져야만 한다. 사람이 살기 때문에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하면, 하루에 몇 시간만이라도 개방을 하거나, 안내자의 안내를 받아서라도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그렇게 꼭꼭 닫혀있는 집들은 관람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관리소 측의 대답이다. 물론 주차료로도 그만한 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여주 세종대왕릉이나 효종대왕릉의 경우 주차는 무료이다. 그리고 두 곳의 능을 관람하는 대도 대인의 경우가 일괄 천원이다. 2000원을 받든지 얼마를 받든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외지에서 온 관람객들을 위한 서비스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충 꾸며놓은 시설물, 외국인들에게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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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마을 입구 다리건너에 있는 물레방아. 그러나 그 기능을 잃었다 ⓒ 하주성

▲ 물레방아 마을 입구 다리건너에 있는 물레방아. 그러나 그 기능을 잃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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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딜방아 공이가 찧는 부분은 다 망가지고 낙엽만 수북하다. ⓒ 하주성

▲ 디딜방아 공이가 찧는 부분은 다 망가지고 낙엽만 수북하다. ⓒ 하주성

 

외암리 마을에서 관람료를 지불하고 다리를 건너면 좌측에 물레방아가 있다. 물은 흐르는데 정작 방아는 찧어지지 않는다. 가까이 가서보니 물의 힘으로 수차가 돌아가면, 방아를 움직여야 하는데 연결되는 부분이 연결이 안 되어 있다. 마을을 돌다가 보면 디딜방아와 연자방아도 보인다. 그런데 이 방아들 역시 대충 모양만 꾸며 놓았다. 디딜방아 공이가 곡식을 찧는 부분은 무너져 있고 가득 낙엽 등이 쌓여져 있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디딜방아를 돌아보다가 눈살을 찌푸린다. 무엇이라고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대충 들어보니 어떻게 여기서 방아를 찧느냐는 것이다. 그저 보여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이 실제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모습만 갖춘 이런 것들을 볼 때,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보이지 않는 안내판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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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 글이 다 지워져 알아볼 수 없는 안내판 ⓒ 하주성

▲ 안내판 글이 다 지워져 알아볼 수 없는 안내판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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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민속마을 관람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 좀 더 신경을 써서 제대로 된 마을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하주성

▲ 외국인들 민속마을 관람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 좀 더 신경을 써서 제대로 된 마을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하주성

 

마을을 돌다가 보면 집 앞에 그 집이 어떤 집이었나를 안내하는 안내판들이 있다. 여러 성씨가 살았으나 조선조 명종 때 예안 이씨인 이사종이, 세 딸만을 둔 진한평의 첫째 사위가 되면서 이곳으로 이주했다. 그 후손들이 크게 번창하면서 동족마을이 된 곳이 바로 외암리 민속마을이다. 그러다 보니 마을 내에는 종손집, 참판댁, 송화댁 등 가호가 붙은 집들이 있다. 이렇게 집집마다 명칭이 붙으면서 그 내력을 설명한 안내판이 집 앞에 놓여있다.

 

그러나 그 중 몇 곳의 안내판은 글이 지워지고 훼손이 심해 알아볼 수가 없다. 마을의 여기저기서 보수를 하느라고 주변이 부산하다. 관람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제대로 갖추어 놓아야 우리 것을 제대로 알릴 수가 있다. 무엇인가 부족한 듯한 모습에서 우리 민속마을의 아름다움이 제 가치를 잃는다면, 차라리 보여주지 아니함만 못한 것이 아닐까?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져, 민속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더 기분 좋은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10.03.09 12:15 ⓒ 2010 OhmyNews
#외암리 #민속마을 #아산 #중요민속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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