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겁내는 국가 독립자격 없다"

[주장] 인민을 협박하는 극우세력, 말로는 '애국'이라고 말하지만...

등록 2010.04.04 17:29수정 2010.04.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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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는 3일 사람으로서는 내리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 가족협의회는 "더 이상의 인명 구조 및 수색작업에 대한 중단을 군에 요청했다"며 "4일부터는 모든 인명구조를 중단하고, 선체인양 작업으로 돌입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힌 것이다.

 

자신의 혈육이, 남편과 애인이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살아있을 것인데도 구조대원들과 다른 사람들 생명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색 중단을 요구했다. 이 숭고한 결정 앞에 모든 이들은 울었다. 자기 가족들보다 다른 이들을 생명을 귀하여 여기는 이 결정 앞에 저절로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실종자 가족들의 숭고한 결정을 존중하고, 그들을 위로하는 것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을 북한 공격으로 단정하면서 "전쟁 겁내는 국가 독립자격 없다, 북 응징을"이라고 외치면서 한반도를 전쟁이라는 파국으로 몰아넣기에 혈안이 된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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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뉴데일리> 화면 갈무리 ⓒ 뉴데일리

4일 <뉴데일리> 화면 갈무리 ⓒ 뉴데일리

 

극우매체 <뉴데일리>는 3일 애국단체총연합회(상임의장 이상훈)가 "이번 사건이 북한이 저지른 도발로 확인될 경우, 정부는 독립주권국가로서 최악의 경우 전쟁을 각오하고, 단호하게 응징하는 도덕적 용기와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전쟁이 무서워서 당하고도 움츠리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독립주권국가로서 존경받지 못하며 자유와 번영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애국단체는 또 "전쟁이 무서워서 당하고도 움츠리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독립주권국가로서 존경받지 못하며 자유와 번영을 누릴 자격이 없다"면서 "국민은 자유와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어떤 대가도 감수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을 무서워하는 나라는 독립자격 없다"는 말은 북한에 대한 증오를 넘어 대한민국 인민에 대한 협박이다. 어떻게 '애국'이라는 이름을 단 시민단체게 전쟁을 부추기는가.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파국이다. 북한과 전쟁해서 이겼다고 한들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김정일 정권은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남북한 인민들의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온갖첨단 무기로 초토화된 삼천리 금수강산은 어떻게할 것인가. 전쟁에 미치지 않았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없다.

 

"국민은 자유와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어떤 대가도 감수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했지만 내 가족, 이웃이 다 죽었는데 무슨 자유와 명예가 필요한가. 자유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떤 대가도 치러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 치고, 진짜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터보다는 먼저 도망가는 이들이 더 많았다.

 

조갑제씨도 4일 <조갑제닷컴>에 올린 <김정일이 '나를 죽여다오'라고 자청한 사건인데...> 제목 글에서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도 김정일이 '나를 죽여다오'라고 자청한 사건이 될지 모른다"며 "다만, 이명박 정부가 과거 박정희, 전두환 정부처럼 단호하게 행동하여야 그렇게 될 것이다. 이 위기를 역전의 기회로 만들지 못한다면 이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이 김정일 위원장을 죽이는 길은 무엇인가? 전쟁이다. 결국 조갑제씨도 이명박 대통령을 전쟁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렇게 극우세력은 '전쟁'에 미쳤다. 전쟁이 한반도를 파멸로 이끄는 지름길인데 전쟁을 하자고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그렇다 이들은 말로는 '애국'이라고 말하지만 나라를 죽음으로 이끄는 자들이다.

2010.04.04 17:29 ⓒ 2010 OhmyNews
#천안함 #극우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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