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승진 의혹 교장·교감 대부분 교총 회원

'교장 재산등록제와 공모제 반대' 명분 있나

등록 2010.04.27 11:17수정 2010.04.27 15:25
0
3,000

지난 14일 서울서부지검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을 구속기소했다. 동시에 매관매직과 관련하여 서울교육청 소속 교장, 장학사 등 4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뇌물공여 전·현직 교육장 5명과 시교육청 과장 1명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승진, 전보 등과 관련하여 금품을 건넨 교장·교감 등 18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액수가 비교적 적은 14명은 징계하도록 명단을 통보했다.

 

이번 사건은 창호공사 비리 등을 포함하면 구속 기소만 무려 18명에, 불구속 기소는  36명에 이르는 등 사상 최대의 교육비리로 기록되면서 일단락 됐다. 특히 매관매직 등 부정 승진 의혹 대상자들의 대부분이 교총 회원인 것이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매관매직으로 구속된 강남 A고 K교장, C고 J교장도 교총회원

 

지난 연말부터 서울교육청 소속 교장과 장학사 등의 부정 승진 의혹을 조사해오던 감사원은 지난 1월 말 서울교육청과 검찰에 통보하면서 수사를 의뢰하였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8~2009학년도 서울시교육청 교장, 장학관, 교감 등의 승진 인사에 있어 이미 구속된 인사담당 전 장학사가 평가 항목에도 없던 '혁신성'을 포함시키거나 근무평정을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점수와 순위를 조작하여 교장 15명, 교감 9명, 장학관 2명 등 최소 26명을 부정 승진시켰다는 것이다.

 

서울서부지검은 감사원에 의하여 통보된 이들 명단을 중심으로 하여 계좌를 추적하고, 직접 소환조사를 하는 등 수사를 벌여서 결국 공정택 전 교육감까지 이어지는 피라미드식 비리의 실체를 어느 정도 밝혀냈다. 그런데 이렇게 매관매직으로 불리며 부정승진 대상자로 분류된 교장, 교감, 장학관의 대부분이 한국교총 출신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a

감사원이 부정승진 대상자라고 통보한 교장, 교감, 장학사의 대부분이 한국교총 회원이다. 그런데도 교장단과 교총은 교장 재산등록제와 공모제를 반대하고 있어 명분이 없다는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 김행수(편집: 원자료 감사원)

기자가 입수한 감사원 통보 부정승진 대상자 명단과 교원단체 소속 현황을 대조 분석한 결과 확인된 23명의 부정승진 대상자 중 최소 19명이 한국 교총 소속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이미 구속된 유명 강남 A고등학교의 K교장과 C고등학교 J교장이 교총 소속인 것을 비롯하여, 강남 S고 J교장, 강북 J고 C교장 등도 교총 소속이다. 심지어 같은 학교 교장과 교감이 한꺼번에 부정 승진대상자였는데 모두 교총 회원인 학교도 있고, 부부(夫婦)가 모두 부정승진 비리에 연루된 경우도 있었는데 모두 교총 회원이었다.

 

부정승진 의혹 대부분 교총, 교장 재산등록과 공모제 반대 언제까지?

 

솔직히 교육계가 이렇게 비리의 주범으로 비난받게 된 주된 이유는 교장, 교감, 장학관 등 일부 고위층이 제공한 측면이 강하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교총 소속인 것으로 밝혀져 교장단 뿐 아니라 교총 역시 사회적 책임을 면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 교장단과 교총이 매관매직으로 대표되는 인사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 논의되고 있는 대안을 거부하고 있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교장 승진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계에서는 교장 공모제 확대, 교장 재산 등록 의무화, 근평 제도 개선, 장학관 제도 개선 또는 폐지 등을 제안하고 있으나, 교총과 교장단이 교장 공모제 확대를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 또 교장 재산 등록 의무화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장 공모제 확대는 현 정부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며,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같은 진보적 교육계에서는 교장 자격증 없이도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 전면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교장 재산 등록제 역시 현행 '공직자윤리법'에선 다른 4급 이상의 일반직 공무원들은 이미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4급 상당에 해당하는 교장과 장학관·교육연구관은 재산등록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최근 교장 비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도 이런 방안을 교과부에 통보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그 당사자들인 교장과 교장단, 교총은 이런 교장 재산등록제와 내부형교장공모제 등을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 비리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심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교육비리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워낙 나쁘기 때문에 교총과 교장단이 언제까지 이를 반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0.04.27 11:17 ⓒ 2010 OhmyNews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문재인 정부의 역대급 국방비, 한숨이 나온다
  2. 2 여자의 몸은 어디까지 음란한 걸까
  3. 3 지뢰 묻혔는데 직진 명령? 중국인 병사는 이렇게 한다
  4. 4 "지금 딱 한 사람 설득하라면... 윤석열이다"
  5. 5 윤석열 총장, 정녕 이것보다 조국 먼지떨이가 더 중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