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뚜껑", "닭이나 키워"... 한나라당 '막말' 퍼레이드

야권단일화 강한 '경계'... 민주당 "여당 홈피 청소년 접근 차단해야"

등록 2010.05.14 09:13수정 2010.05.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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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6.2 지방선거 야권 후보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정옥임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3일 유시민 후보가 경기도지사 단일후보로 결정되자 "국민들로부터 정치적으로 퇴출되었던 인사들이 보란 듯이 관 뚜껑을 열고 어슬렁거리고 있다"며 "부패로 이미 심판받은 실패한 노무현 정권의 인사들이 속속 컴백 쇼를 벌이고 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부도난 친노 회사의 임원들이 간판만 살짝 고쳐달고 단일화 쇼를 벌인다고 블루칩이 되겠냐"며 서울·경기·인천·충남·강원·부산으로 연결된 이른바 '친노 벨트'에 대한 강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정 대변인은 "(단일화 쇼의) 주연배우들은 이미 심판을 받은 한명숙, 송영길, 안희정, 이광재, 김정길 후보이고 소속사는 민주당"이라며 "그것도 모자라서 소속사를 옮긴 유시민 후보까지 임차해서 흥행몰이를 꾀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천안함 침몰 사건도 비난의 소재가 됐다. 정 대변인은 "이들은 지난 정권에서 끊임없이 분열을 자행했던 세력, 우리 군에게 포탄을 쏜 북한에 퍼주지 못해서 안달했던 세력, 그리고 지난날의 국정실패로 이미 국민들에게 구조조정 당한 세력"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또 "친노의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살짝 올려놓은 정세균 대표가 정말 보기조차 안쓰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기준으로 하면 이런 인사들은 공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 인사들"이라며 "진정한 지역일꾼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를 정치적 야바위짓으로 흐려놓지 말라"고 덧붙였다.

"공직DNA 없는 후보", "시골에서 닭이나"... 한나라당, 본선 앞두고 야당 집중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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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6.2 지방선거의 승리를 다짐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정몽준 대표,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 ⓒ 유성호


친노 진영 인사들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붓는 이는 그만이 아니다. 마치 순서를 정한 듯이 연일 당내 인사들이 후보들을 향해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또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폭격을 가하고 있다. 

정몽준 대표가 먼저 막말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지난 11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2006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공권력이 시민단체 회원과 주민들을 강제 진압했던 '대추리 사건'을 거론하며 "당시 한 총리가 폭력시위대와 군·경찰이 한 걸음씩 물러나라고 했는데 이는 불법 시위대와 정당한 국가권력을 구분하지 못한 부적절한 발언이자,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기본개념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대표는 또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는데 당시 한 총리의 남편은 시위대 소속 단체의 공동대표였다"라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이때 "최소한 남편을 설득해 시위하지 말라고 하든지, 남편의 생각이 옳다면 총리를 그만둬야 하는데 아무 것도 안 했다"며 "(한명숙 후보는) 무책임하고 공직에 대한 DNA가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 박해춘 충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방문해서는 "안희정 후보는 한나라당 기준으로 치면 공천신청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선 성범죄나 정치자금법 위반 같은 (당이 정한) 4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공천을 신청할 자격도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하루 뒤엔 정미경 한나라당 대변인이 나섰다. 그는 지난 12일 손학규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향해 "철새 손학규는 시골에서 닭이나 키워라"고 공격했다. 손 위원장이 당 선대위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 발언'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을 잘못 뽑은 데 대해 국민이 반성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비난이었다.

그는 "국민들은 이 대통령을 560만 표 차로 압승시키고 지지율 50%로 대통령을 성원하고 있다,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여기면 국민에게 이런 말을 하는가"라며 "세상을 고뇌하는 선각자처럼 보이고 싶다면 국민들이 나오라고 소리치며 용서할 때까지 소리 없이 시골에서 닭을 키우라"고 손 위원장을 비난했다.

또 "(손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 대변인, 장관, 도지사까지 다 하고 막판에 대통령이 되고 싶어 민주당으로 옮긴 불쌍한 사람으로 국민들은 알고 기억하고 있다"며 "누구는 '화려한 철새' 손학규라고 한다"고 비꼬았다.

발끈한 민주당,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청소년 접근 차단 프로그램 깔아야"

민주당은 이 같은 한나라당의 막말 퍼레이드에 발끈하고 있다.

한명숙 후보 측은 12일 논평을 통해 "정몽준 대표와 한나라당은 '공직의 DNA'가 아니라 '공안의 DNA', '정치공작의 DNA'만 충만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보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 측은 특히 "정몽준 대표의 '개념'대로라면 여섯 명의 무고한 민간인과 경찰이 희생한 용산 재개발 참사가 '국가의 존재 이유'인가"라고 되물으며 "반대의견도 성의를 다해 경청하고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안희정 후보 측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정몽준류의 도덕 수준으로 본다면, 2002년 당 차원에서 차떼기로 대선자금을 끌어 모은 차떼기 한나라당은 당 자체가 공천신청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2002년 차떼기 사건을 되돌아보라며 "아무리 정치가 3류라지만 당대표라는 사람의 후안무치가 이 정도 수준인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조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미경 대변인의 '닭'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다.

조 대변인은 "손학규 공동위원장이 지난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힘이 두려워 정미경 대변인이 이성을 잃은 모양"이라며 "이미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한 선택을 후회하고 있는데 한나라당만 모르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여당 대변인의 논평이 이렇게 질 떨어지는 수준까지 추락한다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깔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방선거 #유시민 #한나라당 #정옥임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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