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지하철에서 이것만은 제발

후배가 휴대전화를 통해 보내준 한장의 사진

등록 2010.06.16 18:09수정 2010.06.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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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의자 밑쪽에 버려진 사과 껍질 후배가 보내준 사진 일부분을 확대했습니다 ⓒ 김기상


'형님, 이 사진이 뭔지 아세요'라는 짧은 문자와 함께 사진 한 장이 전달됐습니다. 저는 아무리 유심히 봐도 알아 볼 수 없었습니다. 사실 휴대전화를 통해 오는 사진은 너무 작습니다.


어찌됐든 전 답문을 보냈습니다. '뭔데, 사진이 작아서 잘 안 보여…….ㅠㅜ'라고. 그리고 잠시 후 전화가 왔습니다. "형님 지난주 잠실야구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라며 조금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뭔데, 나 지금 바쁘거든……."이라고 말하자 "버스에서 최악의 개념상실 커플을 봤습니다. 완전 최악이었어요"라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말해봐.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라고 말하자 "집에 오는 버스를 탔는데 야구를 보고 나온 사람들 때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 있었거든요. 저는 빈자리가 없어서 서 있었어요. 바로 옆쪽으로는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커플이 앉아있더라고요. 분명히 그 사람들도 복장으로 봐서는 야구장에서 오는 길 같더라고요"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뭐가 문제야"라고 말하자, 후배는 "제 얘기를 들어보세요. 그 사람들은 사이좋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자분 가방에서 사과 하나를 꺼내더라고요. 그리고 의자에 앉아 식도로 사과를 열심히 깎아서 남자 친구에게 먹여 주더라고요"며 "그런데 갑자기 그 여자 분이 깎은 사과 껍질을 의자 밑쪽으로 그냥 버리는 겁니다. 분명 사과를 담아 온 작은 비닐 봉투도 있었는데 말이죠. 이게 말이 됩니까?"라며 흥분된 상태로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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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내 버려진 사과 껍질 대중 교통 이용 에티켓을 생각하게 합니다 ⓒ 김기상


그 뒤로도 후배는 너무도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후배 생각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집에 가져가면 버리기가 귀찮아 그냥 버린 거 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후배가 보내준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서 보니 정말 사과 껍질이 맞았습니다.


누구나 이용하는 지하철과 버스, 조금은 남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듯합니다. 버스에서의 기본적인 에티켓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과도한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사람>
자칫 이 같은 행동은 성추행범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성추행범들은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는 틈을 이용해 성추행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제 주변 대부분의 여성들도 지나친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남자들 때문에 짜증스러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국 남을 위한 배려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듯합니다.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
요즘 휴대전화가 생활필수품이 된 지는 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들도 어디서나 손쉽게 통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자주 통화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통화를 하다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심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가급적 휴대전화는 시끄럽지 않게 조용하게 통화를 하거나 자제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나친 애정표현을 하는 커플>
과연, 어디까지가 사회 통념상 지나친 애정표현일까요? 정답은 없겠지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의견이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의 입장에서 판단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이제 30대인 저 또한 어느 정도의 길거리 애정표현에 대해서는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가끔 지나친 애정행각을 볼 때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청소년들이나 젊은 연인들의 경우 자신의 입장에서 행동하기 보다는 부모님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은 누구나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입니다. 이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기분 좋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에티켓은 지켰으면 합니다. 그때 그 혜택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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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버스 내부 누구나가 이용하는 버스, 에티켓이 그래서 더욱 중요한듯 합니다. ⓒ 김기상


#버스 #대중교통 #에티켓 #예절 #승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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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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