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위기' 메타세콰이어 숲길, 보전 방안 찾았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거제 도로 설계변경안 만들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제시

등록 2010.06.18 15:27수정 2010.06.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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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경남 거제의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왔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전문기관에 설계용역을 의뢰해 '숲길 보전을 위한 대체설계안'을 만들어 국토해양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제시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새로 생기는 일운터널과 국도14호선을 연결하기 위해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소 주변 도로경계 가로수를 없앨 예정이었다. 메타세콰이어 숲길은 1973년 대우조선소가 건설되면서 조선소와 국도14호선의 경계에 가로수로 조성된 것이다. 수령 30년의 나무들이 250m가량 줄지어 늘어서 있는데, 2003년 '아름다운 거리숲'에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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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거제 메타쉐콰이어 숲길을 보전할 수 있는 신설 도로설계 변경안을 만들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제시했다. ⓒ 통영거제환경연합


메타세콰이어 숲길 보전운동에 나선 통영거제환경연합은 지난 5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공문을 보내 "숲길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공사를 진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환경연합은 거제시와 감리단, 시공사, 대우조선 등과 관계자회의를 개최해 메타세콰이어 숲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현행 공사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체는 전문기관에 설계용역을 의뢰하고 전문적인 검토를 통해 최근 대체설계안을 마련한 것.

환경연합에 따르면, 설계변경 요구에 대해 감리단과 시공사측은 '과다한 기간 소요로 인한 공기 지연'과 '도로 선형 변경과 추가 보상지 발생', '교차로의 곡률증가로 인한 위험 증가', '인근 소나무숲 추가 훼손' 등을 거론했다. 감리단과 시공사 측은 현실적으로 설계변경이 어렵고, 설계변경에는 1년 이상이 걸린다고 주장했던 것.

이에 대해 환경연합은 "이번에 제시된 설계변경안은 20여일 정도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제출되었고, 당초 우려했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제시되었다"면서 "도로의 선형은 바뀌지 않고 당초 설계대로 유지가 가능하여 추가보상에 따른 문제점도 없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터널 진출입로와 기존도로 구간의 곡률이 증가하여 차량의 운행속도가 저하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변의 40~50년생 소나무 숲을 더 훼손해야 한다는 우려도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의 설계와 비교시 곡률은 변동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변경설계안을 적용하면 훼손되는 수목은 5~6그루 이내이고, 훼손 구간은 20m 이내로 대폭 줄일 수 있다"며 "기존설계에서 과다하게 산정한 도로외 부지의 일부를 축소하면 현재의 메타세콰이어 숲길까지 도로 면적에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난 5월 공문을 통해 요구한 메타세콰이어 숲길 보호방안 마련 요청에 대하여 다행스럽게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최근 회신공문을 통해 적극적인 반영의사를 밝혔다"며 "우리가 제시하는 설계변경안보다 진일보한 숲길보호방안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통영거제환경연합이 제시한 설계변경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메타쉐콰이어 숲길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아름다운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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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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