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전세금이 정치자금? 조일현 전 의원 무죄 확정

1억 5000만원 받은 혐의,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

등록 2010.06.25 14:44수정 2010.06.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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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받은 것이 전세자금으로 빌린 것이냐, 불법 정치자금이냐를 놓고 검찰과 맞섰던 조일현(55) 전 민주당 의원이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 혐의를 깨끗이 벗었다.

17대 국회에서 건설교통위원장을 지낸 조일현 전 의원은 2004년 8월 건설업자 J씨에게 "의정활동을 하느라 홍천과 서울을 다니다 보니 힘들다. 의정활동을 위해 서울에 아파트를 구해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며 1억 5000만 원을 받았다.

그런데 검찰은 강원랜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008년 9월 J씨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J씨가 조 전 의원에게 1억 5000만 원을 건넨 사실을 입수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의원은 "전세보증금이 부족해 돈을 빌리고 빠른 시간 안에 갚으려고 했지만, 건강 악화 등으로 여유자금이 없어 J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파트 전세기간이 끝나면 은행이자 상당과 함께 갚으려고 했던 것이지, 결코 무상으로 받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전 의원은 검찰이 기소한 후인 지난해 1월 J씨에게 은행대출로 마련한 1억 5000만 원을 주고, 4월에는 이자조로 2000만 원을 송금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돈을 빌린 것인지 아니면 무상으로 받은 것인지는 받은 돈을 반환하려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이런 내심의 의사는 피고인이 이를 자백하지 않는 한 돈을 받은 전후의 여러 정황에 의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J씨가 강원랜드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궁박한 상황에서 검찰의 혐의 내용에 맞춰 진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하면 J씨가 1억 5000만 원을 건넬 당시 피고인과 변제기와 이자에 관해 아무런 약정이 없었다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검사가 "피고인이 1억 5000만 원을 진정으로 차용한 것이라면 차용증을 J씨에게 보낼 수 있었고, 돈을 받을 당시에도 이자나 변제기에 대한 합의가 전혀 없었으며, 국회의원 재산신고 때에도 J씨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린 것처럼 허위신고를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정치자금으로 무상교부 받았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서울고법 제9형사부(재판장 임시규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의 판단을 번복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2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의원에게 "피고인이 받은 돈은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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