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20일 동안 최소 3400여 명 집단학살"

대전·공주· 청주 형무소 정치범 집단학살은 '진실'

등록 2010.07.02 18:49수정 2010.07.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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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산내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지 유해발굴 현장. 진입 도로에서 50m가량 떨어진 산골짜기에 'ㅁ'자(가로 2m x 세로 4.5m) 형의 구덩이에서 유해가 뒤엉킨 상태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후 골령골에 대한 추가 유해발굴 사업은 토지주의 유해발굴 거부로 추가 발굴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 심규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이영조)가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전·공주·청주형무소 등에 수감된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등이 군경에 의해 법적 절차없이 집단 학살된 '대전충청지역형무소 재소자희생사건'은 '진실'이라고 2일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주한미군 정보일지 등 미군자료와 당시 헌병, 경찰, 형무관 등 현장 목격자와 신청인 등의 진술청취, 현장조사를 통해 조사결과 최소 3400여 명이 집단학살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가해자를 육군본부 정보국 CIC와 헌병대, 지역경찰 등으로 지목하고 "이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됐으며, 이 중 희생자 333명과 희생 추정자 1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진실화해위원회에 따르면 대전형무소에서는 1950년 6월 28일 경부터 7월 17일까지 대전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 등 최소 1800여 명이 충남지구 CIC와 제2사단 헌병대, 대전지역 경찰 등에 의해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집단학살됐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인원은 267명이다. 학살이 한국전쟁 발발직후인 6월 말부터 진행된 사실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된 것이다.

공주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 9일 경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400여 명이 공주 CIC분견대, 공주파견헌병대, 공주지역 경찰 등에 의해 공주 왕촌지역에서 집단희생됐고 이중 4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청주형무소에서는 1950년 6월 30일부터 7월 5일까지 청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약 1200명이 충북지구CIC, 제16연대 헌병대, 청주지역 경찰 등에 의해 충북 청원군 남일면 분터골과 화당교, 쌍수리 야산, 낭성면 도장골, 가덕면 공원묘지 등에서 집단희생됐다.

"명백한 불법행위...학살 책임 대통령과 국가에 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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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째 '대전산내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진실화해위 박은성 조사관이 김종현 산내유족회장에게 대전충청지역 형무소 재소자사건 진실규명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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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미군에 의해 촬영된 골령골 현장에서의 총살직전 장면. 이 사진의 배경 장소는 2007년 골령골에서 유해가 발굴된 곳과 인접(50여m)해 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진실화해위원회는 "전시였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가 수감된 재소자들과 좌익전력이 있거나 인민군에 동조할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적법한 절차 없이 사살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이에 대한 책임은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국가에 귀속된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에 대해 ▲유족에게 사과할 것 ▲위령사업 지원 ▲전쟁이나 비상사태시 민간인 보호조치 등에 관한 규정 정비 ▲평화인권교육을 강화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대전참여자치연대는 "대전산내 등 형무소 수감자에 대한 학살이 국가에 의해 자행된 명백한 범죄이고 억울한 희생임이 인정된 것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6월 말로 '과거사 정리 기본법'이 종료됨에 따라 이후 사업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배·보상특별법 제정 및 재단설립 등을 통해 추가 유해발굴 및 피해자 명예회복 등 후속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합동위령제준비위원회는 2일 오후 3시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 대강당에서 유가족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형무소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11차 합동위령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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