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가 종교편향을 부추겨?

일부 기독교인조차 못미더워하는 논평
언론 단체의 기본 역할에 충실해야

등록 2010.07.17 13:23수정 2010.07.1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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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언론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 이정민

한국교회언론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 이정민

"한국교회언론회의 목표는 정부와 기관, 사회단체들이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도록 촉구 및 감시하는 예언자로써의 역할, 하나님의 말씀이 온 백성들에게 가르쳐지고 행해지는 기독교 국가건설을 위한 새나라 건설자로의 역할 등등(중략)"

 

2000년 12월 16일, MBC PD수첩 방영이 한국교회 복음전파에 방해가 됨을 인식하여 한국교회 언론대책위원회구성을 시작으로 활동에 임하고 있는 한국교회언론회의 목표 중 일부 내용이다.

 

한국기독교의 부흥과 영광을 위한 뚜렷한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위에 언급한 두 가지 항목의 내용은 언론회가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기독교 왜곡 기사의 중재 역할과 바른 교회 설립의 이념에 비추어볼 때 타 종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문제가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남아공 월드컵과 관련한 국가대표 세리머니 논란과 연계해 언론단체 답지 못한 반박 자료를 발표해 기독교 신자들에게까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긴다는 핀잔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의 잇따른 종교편향 중재 시각에 종교 전문가들 간의 엇갈린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의 역할인 균형 잡힌 시각 필요... 사회 통합 위해 중립적 관점에서 논평 내야

 

한국교회언론회(이하 교회언론회)의 홈페이지(www.chpr.ogr) 메인 화면을 들여다보면 '알 것은 알리고, 막을 것은 막고, 세울 것은 세워야합니다. 곧은 심지로 한국교회의 바른 길을 가겠습니다'라는 팝업(pop-up) 문구가 반복되어 나타난다.

 

교회언론회가 가고자 하는 좌표를 명확히 언급해주는 이 문장 안에는 '한국교회의 바른 길을 가겠다'는 구체적인 방향 설정이 잡혀져 있어 이 단체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유일 종교라는 배타적 관점에서 벗어나 타종교와 어우러져 종교의 긍정적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바른 길이라는 표현을 상징화했다.

 

교회언론회는 지난 2001년 7월부터 2009년까지 기독교 관련 왜곡보도의 문제점과 정정 요청, 사회적 이슈에서 교회와 관련된 내용에 대한 논평과 성명서 발표, 사악한 문화 학산 저지를 위한 책자 배포 등 종교적 평등성을 침해하는 사례에 대해 거침없는 논평활동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 활동 내용 중에는 더러 종교평화와 평등의 관점이라기보다는 자칫 기독교 근본주의에 입각한 유일종교 사상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문제점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교회언론회의 최종 지향점과도 상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홈페이지에 기재된 교회언론회의 활동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악한 문화 확산 저지를 위한 책자배포-붉은악마 응원단 ▲공공장소에 십자가 설치 바람직 찬성 보도 ▲기독교 공직자들의 직장 내의 건전한 종교 활동 위축 대책 마련 언급(공무원 종교편향 언론보도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12지신상 설치 등 전통 문화재 공공시설 배치 관련, 공공장소에 세운 부적절한 상징물은 속히 철거되어야 논평 ▲용인문화원의 진혼굿 전통행사에 대해, 문화행사가 전국 진혼굿대회로 둔갑 반박 논평 등이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236개의 논평 자료를 발표한 교회언론회의 주제는 주로 전통문화의 미신 풍속에 대한 문제점 지적사례였고, 각 방송사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편향적 보도 내용에 대한 고발, 그리고 공직자들의 기독교 선교에 대한 일방적 침해 등에 대한 내용들로 주를 이루었다.

 

이런 내용에 대해 인천종교계의 한 관계자는 "기독교 정의와 영광을 지향하는 교회언론회로서의 마땅한 책무를 다하고 있음에도 굳이 민족적인 문화유산과 전통 문화재 설치까지 미신과 유해풍속, 종교편향으로 몰고 가는 것은 역사적 가치를 자칫 폄훼할 수가 있는 문제다"라고 한 뒤 "교회언론회 대표인 김승동 목사가 언급했던 것처럼 종교를 통해 인생을 긍정하게 희망을 제공하며 삶의 참된 가치를 배우며 사회적 통합을 이루게 하는데 언론단체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고 전해 주었다.

 

한편 그동안 교회언론회가 써 왔던 논평 기사에 대해 블로거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논쟁이 인터넷 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대부분이 기독교 신자들인 이들은 교회언론회의 논평이 오히려 기독교라는 종교의 순수한 가치를 왜곡시키고 악 순환적 퇴행을 초래하며 일부 기독단체의 권력화, 보수화되어가고 있는 현상이 마치 전체 현상인 것처럼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교회언론회의 논평 자료 중 2006년 선교방해의 원인 분석에 대해 불편한 심경으로 글을 올렸던 블로거 bipolar1은 "같은 기독교인으로써 상당히 부끄럽습니다. 교회언론회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지만,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하는군요. 기독교인들도 사람이다 보니 모든 것이 올바르지 않습니다"라며 "기독교인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에서 성령의 능력과 권능과 체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교회가 잘되려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한량없는 은혜와 사랑과 평안과 축복을 삶에서 느끼고 경험하여 이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한 기독교단체인 기독시민연대도 지난 2009년의 교회언론회 논평인 '교단명칭 상표등록'에 대해 형평성이 상실되었고, 교회언론회의 설립목적 및 사업방향을 벗어난 것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기독시민연대는 "사실 관계를 해당 교단 책임자를 통해 직접 확인하여 한국교회언론회가 교단 분쟁에 있어 화해나 중재가 아닌 특정 교단의 이해관계에 편승하여 분쟁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며 "잘못된 논평에 대해서는 사과성명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가 더 이상 가중되지 않도록 조치해 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종교평화위원회 소식지에도 송고하였습니다.

2010.07.17 13:23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종교평화위원회 소식지에도 송고하였습니다.
#한국교회언론회 #종교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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