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상습적으로 우려먹는 대표적인 '구라' 두 가지

김미화 'KBS 블랙리스트' 논란 관련...

등록 2010.08.13 13:21수정 2010.08.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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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일등신문'이라 자임하는 조선일보가 상습적으로 우려먹는 대표적인 '구라'가 두 개 있다. 서해교전(2차 연평해전)의 진실과 심현섭 사건이 그것이다.

서해에서의 남북 충돌이 거론될 때마다 조선일보는 "1차 연평해전(1999년)은 우리가 승리했지만, 2차 연평해전(2002년)에선 우리가 패배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였다.

또한, 이명박 정권 들어 '반MB 연예인 퇴출' 건이 불거질 때마다 조선일보는 그를 변명 내지는 '물타기' 하기 위해서 "노무현 정권에 밉보인 심현섭도 비슷하게 당한 적 있다"는 말을 자주 입에 담았다.

그러나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대한민국 해군은 김대중 정부 이래 서해상에서 빚어진 남북 간의 여러차례 군사적 충돌에서 단 한 차례도 진 적이 없다. "북한군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천안함 침몰 사건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개그맨 심현섭 건도 '반노무현' 성향 때문에 핍박당해서 그런 게 아니라 '웃찾사'(SBS) 이적 등과 연관된 자신의 그릇된 '처신' 때문에 KBS에서 출입금지 당한 것에 불과하다는 건 방송가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정이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사실과 거리가 먼 거짓주장들을 틈날 때마다 틀어 댔다. "거짓말도 여러번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는 괴벨스의 가르침을 오늘에 되살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언론의 권능을 확실히 과시하려는 것일까?

이하에서 조선일보 입에 발린 이 두 가지 거짓말에 대해 스피디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1. "서해교전(2차 연평해전)에서 우리 군이 패배했다"?

'패전'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은 서해교전 직후부터다. 조선일보는 당시 작성한 사설에서 "무방비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서해 패전" "서해전투 완패" "서해 참사"란 말들을 반복 사용했다. 몇 개만 감상해 보시라.

"3년 전 연평해전 때 북한 해군의 화력을 압도했던 우리 해군이 왜 이렇게 당해야 했던가?..."(<통수권자·국방장관부터 책임져야>, 2002.07.01)

"'서해 참패'... 무방비 상태에서 북한군의 선제공격을 받아 국가 최전선이 무너지고, 많은 장병들이 쓰러져 간 후..."(<당하고도 속수무책으로 가는 정권>, 07.02)

"이번 서해전투 완패...문제는 강한 투혼과 월등한 장비로 무장한 우리 해군이 왜 이번 서해전투에서 철저하게 당했는가 하는 점이다... 서해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된..."(<누가 우리 군의 손발을 묶었나>, 07.02)

"서해참사와 관련한 김대중 정부의 대응은... 서해참사의 원인이... 북한의 선제 기습공격으로 일방적으로 당한 한국정부가... 서해참사를..."(<선제공격을 '우발적인 것'이라고?>, 07.03)


도대체 우리 군이 2차 연평해전에서 얼마나 처참하게 당했길래 조선일보가 이렇듯 '참패' '완패' 운운하며 입거품을 문 걸까? 기록에 의하면, 우리 측 피해는 사망자 6명과 부상자 18명에 참수리급 함정 한 척이 침몰한 것이 전부다. 그러면 북한 측 피해는?
 
놀라지 마시라. 당시 합참 군사정보부장이었던 권영달 예비역 소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북한군의 피해는 완전히 날아가 버린 경비정 함교 말고도 사상자만 38명(사망 13명, 부상 25명)에 달한다. 수치로만 단순 비교해도 우리가 이겼거나 최소한 승전에 버금가는 전공 아닌가? 그런데 이게 어떻게 '참패' '완패'가 된다는 걸까?

조선일보의 거짓말은 이것만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서해전투에서 우리 군이 이처럼 '완패''참패'한 까닭인 즉, 1차 연평해전 때와는 달리 "차단기동→경고방송과 퇴각요구→경고사격→위협사격을 거친 뒤에야 조준사격 허용" 순으로 교전수칙을 단계화하는 바람에 현장의 긴박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는 식으로 주장을 폈다.

"서해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된 '차단기동(밀어내기)'이라는 '교전규칙'상의 개념도 지난 99년 연평해전 승리 후 현 정부와 군 수뇌들이 '합참 예규'를 통해 강제 삽입했다고 한다. 해군은 이에 대해 '목숨을 담보로 한 작전'이라고 반발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사지에 내던져졌던 셈이다..."(<누가 우리 軍의 손발을 묶었나>)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당시 2차 연평해전을 지휘했던 박정석 전 해군 2함대사령관은 2008년 6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군의 대응은 1차 연평해전 때와 똑같았다고 증언했다. 교전수칙이 새롭게 바뀌거나 추가된 게 전혀 없었다는 거다. 또 문제가 된 '차단기동' 또한 1차 연평해전에서도 동일하게 실시됐다고 했다. 

그러면 그때는 왜 근거리에서 '차단기동'을 했는데도 전사자가 안 나왔을까? 신동아 기자는 이에 대해 "전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해군 관계자의 말마따나 운이 따른 면도 있었다"고 정리했다. 교전수칙의 차이가 아니라 운의 차이가 1.2차 해전의 운명을 좌우했다는 얘기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전투 결과를 뒤바꾸고 원인 또한 엉터리로 꾸며낸 이런 거짓말을 이후에도 줄기차게 써먹었다. 몇 개만 읽어 보시라.  

"군은 1차 연평해전 이후 NLL을 침범한 북한군 함정에 대해 '몸으로 막는' 차단기동→경고방송과 퇴각요구→경고사격→위협사격을 거친 뒤에야 조준사격을 허용하는 교전규칙을 만들었다. 2002년 6월 29일 2차 연평해전에서 우리 고속정 참수리 357호가 북한 경비정에 격침되고 해군 6명이 전사한 것은 그렇게 안이한 교전규칙 탓이 컸다..."(사설, <1999년 1차 연평해전과 2002년 2차 해전의 차이>, 2009.06.16)

"우리 해군은 2002년 2차 연평해전에서 6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 원인은 1999년 1차 연평해전 때 북측 피해가 크게 발생하자 당시 정권이 우리 해군에 교전에 앞서 '상부의 허가'를 반드시 받게 만들어 현장 지휘관이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없도록 우리 군의 손을 묶어 버렸기 때문이다..."(사설, <정부, 대북 交戰 이후의 상황 관리에도 능력 보여야>, 2009.11.11)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해군에 북한 함정이 우리 영해를 침범해도 절대 선제공격을 해선 안 된다는 '4대 교전수칙'을 정해줬다. 2002년 해군 고속정 357호는 이 수칙을 지키다 북측의 포격을 맞아 윤영하 소령 등 장병 6명이 전사했다..."(사설, <지난 10년 누적된 軍 기강과 정신력 문제 점검해야>, 2010.04.17)


조선일보의 이런 '일관성'(?) 덕분에 지난 2002년 서해교전에서 우리 해군이 북한군에게 참패.완패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도 주변에 즐비하다. 조선일보는 이들을 돌아보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낄까, 아니면 득의한 웃음을 내지르고 있을까?   

2. "심현섭이 盧정권에 밉보여 KBS 출입을 정지당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BS 블랙리스트'와 관련하여 사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심현섭 건'도 조선일보의 대표적인 거짓말 가운데 하나다. 먼저 조선일보 사설에서 심현섭 케이스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감상해 보시라.

"노무현 정권 출범 직후 개그맨 심현섭씨는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를 도왔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방송에 아예 출연도 못했었다. 심씨를 밉보는 노무현 정권과 그런 정권의 눈치를 보는 TV가 합작했던 것이다. 개그맨 김제동씨의 도중하차가 그때처럼 정권과 TV가 손을 맞잡은 결과라면 그야말로 허무개그 같은 일이다..."(사설, <개그맨 김제동씨에게 다시 마이크를 쥐여 주라>, 2009.10.14)
 
"스타 개그맨 심현섭씨는 과거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도왔다는 '혐의'로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KBS에서 영구추방돼버렸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제 KBS가 노무현 정권이 걸어간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볼썽도 사나울 뿐 아니라 시청자의 반발을 스스로 불러오게 될 것이다..."(사설, <KBS-김미화 '블랙리스트' 논란, 법정서 眞僞 가려라>, 2010.07.08)


요컨대, KBS가 김제동 김미화 등을 내친 것은 노무현 정권 때 KBS가 심현섭을 내친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일이고, 따라서 이명박 정권만 못된 짓 한 게 아니라는 거다. KBS를 비판하는 척 하면서 이 정권을 감싸고 도는 조선일보의 수법이 참으로 교묘.절묘.현묘하지 않은가.

그러나 심현섭이 이회창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盧정권에 밉보여 KBS에서 추방당했다는 조선일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심현섭 말고도 이회창을 지지했던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그들이 불이익을 당했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는가? 또 조선일보 주장처럼, 심현섭이 정권으로부터 그런 핍박을 당한 게 사실이라면 '노무현 천적'을 자처한 조선일보가 가만 있었겠는가?

바르게 말하면, 심현섭과 KBS 관계가 틀어지게 된 것은 대선 전인 2002년 가을 심현섭이 황승환 박성호 등 '개콘 5인방'을 이끌고 SBS와 출연 계약을 맺으면서부터다. SBS가 고액의 출연료를 미끼로 스타급 연예인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KBS 관계자들은 "돈 많이 받기 위해 가겠다는 연예인을 '인간관계'를 내세워 만류하느라 밤잠을 못 잘 지경"이었다는 푸념을 거기서 들으실 수 있으실 게다(조선. <TV 3사 가을개편 앞두고 물밑 작업"오락 프로를 띄워라" 개그맨 모시기 전쟁>, 2002.10.09, C6)

대선을 이틀 앞두고 벌어진 심현섭의 '윤도현 무고' 사건도 빼놓으면 섭하다. 2002년 12월 17일, 심현섭이 '이회창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면서 "자신이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는데 윤도현씨가 이 후보를 지지하는 개그맨들이 나오면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해서 방송을 포기했다"고 '뻥'친 거다.

그러나 이는 얼마 되지 않아 사실무근으로 판명됐다. 이 때문에 심현섭은 "연설 당시 대본에 쓰여진 대로 읽은 것에 지나지 않았노라"고 공개사과까지 해야 했다(기록이 남아 있으니 찾아 보시라).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그러나 이로 인해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3년 1월 심현섭이 '아이디어 고갈과 재충전'을 이유로 강성범 등 개그맨 10여명과 함께 KBS 2TV '개그콘서트'를 떠남에 따라 양측의 결별은 공식화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KBS를 떠난 그들이 봄개편에 맞춰 SBS TV 새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찻는 사람들'을 통해 방송에 복귀한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조선, <심현섭·강성범 "웃음 보따리 푼다" SBS TV, 내달 20일부터 '웃찾사' 방영>, 2003.03.24, C5).

하여 묻거니와, 이게 정치적 탄압인가? 김제동.김미화 케이스와 닮은 점이 하나라도 있는가? 심현섭은 KBS와 SBS에 양다리 걸치다가 더 좋은 대우를 보장받고 SBS로 옮겼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짓을 저질렀지만, 그러나 김제동씨나 김미화씨 등은 '까닭 없이' '영문도 모르게' 하루 아침에 내쳐진 것에 불과하다. 심현섭과는 달리 이유가 분명치 않기에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진 것 아닌가.

아무튼 조선일보의 이런 '어거지' 덕분에 노무현 정권에서도 작금의 이명박 정권이 했던 것처럼 동일한 연예인 퇴출작업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이들을 돌아보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낄까, 아니면 언론의 권능에 취해 득의한 웃음을 내지르고 있을까?

덧붙이는 글 |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0.08.13 13:2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조선일보 거짓말 #김제동.김미화 #천안함 침몰 #서해교전의 진실 #KBS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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