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면 끝? '성희롱 교장' 발령에 상처입은 학교

[주장] 해당 초교 교감은 공석으로... 시골학교의 학교 살리기 노력에 찬물

등록 2010.09.05 20:54수정 2010.09.0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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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성희롱 교장'이 결국 사표를 썼다고 한다. 어쩌면 경기도교육청의 사표수리가 곧 이어 언론에 발표될지 모르겠다. 이를 두고, 많은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성희롱 교장이 근무했던 의정부, 발령이 나서 떠들썩했던 연천의 학부모 및 교사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잘 되었다고, 박수를 치고 넘어갈 것인가? 단연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성희롱 교장이 교단을 스스로 떠나면서 교육계에 발 붙이지 못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하여 우리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성희롱 교장이 교육계에서 범한 과오들이 교장에서 교감으로 강등이 되고, 그후 자진사퇴의 형식으로 교단을 떠날 만한 과오들이었나? 많은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자진사퇴의 형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의 철저한 감사, 그리고 그에 걸맞은 후속조치에 의해 교육계에서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희롱 교장의 교감 발령... 문제는 징계위원회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교육계의 비리, 교육계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와 후속조치들. 단골로 나오고 있는 교육계의 모습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공분을 살 만한 사안은 끊임없이 터져나오지만 그들이 교단에서 퇴출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이번 사건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결론이 났고, 이대로라면 다음에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사건이 일어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진보 교육감이라 하는 경기 교육감이 관할하는 경기도 교육청의 이번 행태에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김상곤 교육감이 교육계 비리에 대한 일벌백계를 천명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는 경기도교육청의 징계위원회 구조를 살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경기도교육청의 징계위원회는 다수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사안에 대하여 국민에게 어떠한 기준과 근거로 징계를 진행했는지 해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사안에 대하여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성희롱 교장의 사표를 이대로 수리하여 이 사건을 묻으려 한다면 김상곤 교육감의 교육계 비리에 대한 의지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은 지금 경기도교육청의 결정을 바라보고 있다. 징계위원회의 구성이 문제가 있다면 외부의 공정한 인사가 참여하는 징계위원회를 재구성하여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많은 국민들은 김상곤 교육감을 지지하며 보냈던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큰 상처 입은 연천의 초등학교... 교감 자리는 공석으로

이번에 성희롱 교장이 발령난 초등학교는 교사의 수가 10명도 되지 않는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이다. 이 초등학교가 위치한 연천군은 인구 5만도 되지 않는 경기북부의 낙후 지역으로 교육문제로 인해 많은 군민들이 떠나곤 했던 곳이다. 이런 지역에서 학교살리기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으로 조금씩 학교교육의 희망이 싹 터오르고 있던 터에 경기도교육청이 지역의 피땀어린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담당하는 역할이 타지역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심지어 법에 보장된 출산휴가를 떠나거나, 병가를 내는 경우에도 대체교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곤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 명 한 명의 교사 역할이 너무나 큰 이 초등학교에서 이번 혼란으로 인해 멀쩡하게 근무하던 교감은 지역의 다른 학교로 옮겨가고, 교감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골초등학교의 운영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행정적 공백을 초래해 학교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실제로, 이 학교의 학부모들은 교감의 공백으로 인한 수학여행 인솔교사의 문제로 인해 수학여행 연기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 지역의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의 학교교육을 위한 열정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면 하루 빨리 성희롱 교장에 대한 발령을 철회하고, 기존의 교감이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이번 사건으로 상처를 받은 연천 지역의 학부모와 아이들, 교사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첫 번째 걸음이 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경기도 교육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성희롱교장 #연천 #왕산초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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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외곽의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입니다.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등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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