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적십자접촉, 이산상봉 장소 문제로 '난항'

등록 2010.09.24 17:36수정 2010.09.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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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정 기자 = 이산가족 상봉 준비를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상봉 장소를 정하는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4일 오전 10시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전체회의를 가진데 이어 오전 11시20분부터 30분간, 오후 2시부터 15분 동안 별도 접촉을 갖고 상봉장소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이용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우리측은 지난 17일 1차 실무접촉에 이어 이번에도 이산가족면회소나 금강산 관광지구 내 특정 건물에서 상봉행사를 열 것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오전에 있었던 별도 접촉과 오후에 15분 정도 했던 접촉에서도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장소 문제에 이견이 크다"고 말했다.

 

북측은 1차 실무접촉에서도 구체적인 장소를 명시하지 않고 '금강산 관광 지구 내'에서 상봉행사를 열자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이에 우리측이 정확한 장소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자 '금강산 일꾼'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실무접촉에서 추가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장소문제는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의도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과 북측의 강용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참사, 리경진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과장이 참여하는 별도접촉에서 논의 중이다.

 

자세한 회담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만약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금강산 관광 문제와 연계할 경우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은 앞서 지난 4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는 우리측에 불만을 표시하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비롯한 남측 자산을 동결·몰수조치 한바 있다.

 

정부는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현재는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대북조치가 인도적 교류를 제외한 남북교류사업 전반을 제한하고 있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면 5·24대북조치부터 풀려야 하는 복잡한 방정식이 존재한다.

 

김의도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출발에 앞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관광 문제가 이번 접촉에서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측이 관광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상봉장소 문제 위주로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남북은 오전 전체회의에서 다음 달 21~27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기로 잠정 합의하고 이산가족 상봉단 규모를 기존 100가족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혀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소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 될 경우 이 마저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hjlee@newsis.com

2010.09.24 17:36 ⓒ 2010 OhmyNews
#남북이산가족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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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뉴시스(newsis)와 기사제휴를 맺고 기사를 갖다 쓰기 위해 기자회원으로 등록시킴. 회원등록은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2003년 3월26일자로 임의로 등록시킨 것임. 이제 100자가 되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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