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화가’ 안양으로 돌아오다

산란하는 빛을 쫓아 강렬한 색채로, 이제는 사람 모습도 화폭에 담고 싶어

등록 2010.10.08 11:40수정 2010.10.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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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완호 화백 이완호 화백이 안양 3동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 박숭규


자연에서 포착하는 빛의 느낌을 강렬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내 '빛의 화가'란 평가를 받고 있는 서양화가 이완호 화백이 안양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90년 작품 활동을 시작할 당시 안양과 처음 인연을 맺었던 이 화백은 그간 프랑스, 남양주, 인천 등지를 돌며 또 다른 작품 활동을 펼쳐오다 2개월여 전에 다시 안양으로 돌아왔다.

빛과 풍광이란 화두를 쫓아 끊임없는 유랑과 정련의 도정에 서 있던 이 화백. 20대, 안양에서 치열한 도전으로 시작, 40대 중견작가 돼 다시 제2의 고향으로 회귀한 셈이다. 이 화백을 만나 안양으로 돌아온 의미와 작품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안양, 이제 정착의 거처로

"우선 안양에 미술을 통해 사귄 친구들도 많고, 젊을 때 치열하게 작업한 곳이라 정도 많이 들었다"며 "안양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기에 정착을 위해 다시 돌아왔다"고 밝힌 이 화백은 정착의 거처로 안양3동에 화실을 냈다.

"안양은 서울의 외곽 도시 중 안정돼 있고, 교통 등 편리성도 높다"며 "특히 만안구는 신도시의 들뜬 분위기와 다르게 고향 같은 푸근함, 옛날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어 작업하기가 아주 좋은 입지"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게다가 전시공간 등 미술관련 인프라가 타도시 보다 좋아 활발한 작품 활동이 가능해 질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

"안양보다 큰 도시도 제대로 된 갤러리가 없는 실정"이라며 "안양이 가진 미술 관련 인프라가 활용된다면 지역 미술가들을 위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빛' 일관된 화두며 소재

이 화백에게는 '빛'은 끊임없이 붙들어야 할 화두인 동시에 늘 작품의 소재를 제공해주는 대상이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지 않는 사람들은 자연을 보고도 발견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많다"며 "자연이 가진 심오한 빛의 변화, 변색, 이런 부분을 찾아 표현해 사람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려"는 것이 그가 화폭에 매달리는 이유다.

그는 빛에 매우 예민하다.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가 작품 속에 녹아 있다. 그래서 이 화백은 오전, 오후 등 작품 활동을 하는 시각을 매우 정밀하게 계산한다. 실내에서는 가능하면 작업을 잘하지 않는다. 빛의 변화를 잘 감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밤에는 작업을 미루는 이유도 빛 때문이다.

빛에 대한 이러한 예민함은 자연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통해 이뤄졌다. 그는 "자연을 좋아해 늘 자연을 그리려 야외로 나가면서 경험이 축적되고 관찰하는 능력이 개발돼 빛의 변화와 이 변화에 따른 색채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이런 이 화백의 작업은 인상파 화가들에 맞닿아 있기도 하다. 빛의 산란을 체감하고 그것을 강렬한 색조로 표현하는 고호와 세잔 등 인상파 대가들의 느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 화백의 이런 경향성은 2000년부터 2년간 프랑스 곳곳을 돌며 각 지방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고 또 이 그림을 지역 갤러리에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보다 분명해졌다.
요즘도 초가을의 청명함과 해바라기가 주는 강렬한 색채감을 표현한 해바라기 연작에 심혈을 쏟고 있다. 자연과 빛의 변화는 앞으로도 이 화백이 추구해 가야 할 창작의 원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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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호화백 작품 인상파 영향을 많이 받은 이완호 화백은 밫의 산란을 포착 강렬한 색체로 표현한다. ⓒ 박숭규


거친 황야의 유목민, 지역으로 귀환

이 화백은 미술계에 발을 디딘 후 거친 황야의 고독한 유목민으로 활로를 열어왔다. 공모전을 중심으로 형성된 제도권 화단과는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창작품을 제도화된 틀이나 형식으로 얽어매지 않았으면 하는 자유분방함과 연고가 아닌 작품 자체로 평가 받고 싶다는 결기가 그간의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천이었다.
스스로 개척한 길은 프랑스, 스페인 등 해외 활동과 마침 태동한 인터넷 예술품 경매 사이트를 통한 작품 유통이었다. 작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일념은 제2회 인터넷미술공모전에 입상하는 성과도 얻었다. 이제는 중견화가로 명실상부한 전업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했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치열했던 20대 발원의 현장 안양으로 귀환 할 수 있었다.

이 화백이 안양에 와서 새롭게 느끼고 흥미를 갖게 된 주제는 사람이다. "안양에 오면서 도시의 일상 속에 사는 사람을 표현하고 싶어 중앙시장에 스케치하러 자주 가게 된다"며 "시장과 사람들 모습이 그림의 소재로 무궁무진하게 발견돼 창작의 자극을 느낀다"고 새로운 의욕을 불태웠다.

또 지역과 소통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간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안양에서의 활동이 미흡했다"며 "여건이 되면 적극적으로 활동해 지역 문화 발전에 조그만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안양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이 화백의 손을 통해 어떤 색채로 모습을 드러낼지 지역 문화계에 어떤 자극을 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안양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안양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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